장성군민 방담 [1] 장성읍 야은리 주민 방담
장성군민 방담 [1] 장성읍 야은리 주민 방담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2.08.29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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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토지용도 변경 계획 재수립해야"

방담(放談)이란 생각나는 대로 거리낌 없이 하는 얘기를 말한다.

장성투데이 신문사는 장성군민과 격식 없는 방담을 기획했다. 매주 한 차례씩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주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함이다. 장소는 마을회관도 좋고, 가까운 식당도 좋다. 참석 대상도 군민이라면 누구나 가능하고, 어떤 내용이든 상관없게 했다. 때로는 마을민과 말못할 관계나 행정기관의 잘잘못 지적, 지역의 발전적 대안 제시 등 특정인에 대한 비난이나 공격성 내용이 아니라면 영역을 가리지 않도록 했다.

장성투데이는 지면을 통해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써 우리 고장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논하고,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방법을 찾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왼쪽 2번째부터 장희운 야은리노인회장, 윤광식 소담식당 대표, 리현권 홍길동흑염소 대표
왼쪽 2번째부터 장희운 야은리노인회장, 윤광식 소담식당 대표, 리현권 홍길동흑염소 대표

제1차 방담 일시: 8월 20일 오후 2시

장소: 장성읍 야은리 홍길동흑염소 식당

참석자: 장희운(74) 야은노인회장, 윤광식(65) 소담 식당 대표, 리현권(54) 홍길동흑염소 대표

“장성이 담양. 화순에 비해 발전이 늦다고 하는데...”

“군이 하루빨리 토지용도 변경 계획을 재수립 해야 합니다”

▲장희운: 지금까지 장성군 개발은 거의 다 황룡 쪽에 치우쳤어요. 반대로 이쪽(장성읍 북부지역)은 변화 없이 거의 그대로라고 봐야죠. 하나도 변한 게 없어요. 그렇다고 옛날에 누가 잘했니 잘못했니를 따지는 건 아니요. 앞으로 잘해나가자는 거지요~

▲ 리현권: 안 변한 것은 아니고, 많이 변했죠. 장성댐 주변이나 장북 3거리 부근도 엄청 변했는데 사람들이 체감을 못해서 그런 것 아닌가?

▲윤광식: 우리 장성이 담양이나 화순에 비해 먹거리나 즐길거리가 훨씬 뒤떨어졌다는 소리를 듣는데 뒤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오히려 지방자치제도가 들어서서부터다. 내가 알기로는 15년~20년 사이에 장성군 개발 정책이 멈춰있는 사이에 우리 주변 담양, 화순, 영광 등은 무지하게 개발을 해댔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그 동안 장성군이 개발에 너무 소홀했다는 증거다.

▲리현권: 장성의 문제점은 개발할 땅이 없다는 것이다. 음식점이나 가게를 하기 위해 돈을 주고 땅이나 건물을 살려고 해도 살 수가 없다. 땅이 나오지 않는다. 설령 있다해도 막상 구입하려면 팔지를 않고. 그게 문제다. 제가 이곳 야은리에 홍길동흑염소 집을 개업할 때 수 개월 동안 물색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허름한 농가 건물을 사들일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거다. 괜히 이러저런 이유로 땅값만 올라버렸고, ‘더 오르겠지’하는 기대심리로 장성에 아예 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장희운 회장이 올 여름에 다녀왔다는 충북 단양의 대표적 관광명물인 단양강 잔도길. 단양군이 2.2km에 달하는 강변 잔도길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있다. 장 회장은 천혜의 자원을 가진 장성군이 앞장서서 개발 사업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희운 회장이 올 여름에 다녀왔다는 충북 단양의 대표적 관광명물인 단양강 잔도길. 단양군이 2.2km에 달하는 강변 잔도길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있다. 장 회장은 천혜의 자원을 가진 장성군이 앞장서서 개발 사업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양군은 절벽 위 산 꼭대기에 만천하스카이워크라는 툭 터진 전망대를 만들었다.

아찔한 스릴을 주고 있어 젊은 세대와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당연히 돈이 모여들 수 밖에 없다. 우리 장성 공무원들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 장희운

▲장희운 : 제가 생각할 때 장성이 살아나려면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지역개발을 생각해야 한다. 직접 경험한 놀라운 사례를 말해 보겠다. 제가 이번 여름에 자식들 초청으로 충북 단양을 구경 갔는데 엄청난 관광지가 생겼더라. 단양강을 따라서 왕복 2.2km의 엄청난 잔도길을 내고 그 끝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면 절벽 위 산 꼭대기에 만천하스카이워크라는 툭 터진 전망대를 만들었다. 휴게소와 먹거리 판매소, 그리고 짚 와이어 체험장도 조성해 관광객을 유도하고 있다. 바닥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아찔한 스릴을 주고 있어 젊은 세대와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당연히 돈이 모여들 수밖에 없다. 우리 공무원들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가서 배워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게 뻔하다.

▲윤광식: 장성군은 인허가 잘 안내주기로 유명한 곳이다. 허가를 받으러 가면 무엇 때문에 안 된다, 어째서 안 된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건물들이 팍팍 들어서야 하는데 자꾸 이 핑계, 저 핑계로 못하게 막으면 어쩌라는 것인가. 인·허가를 시원시원하게 해야 한다.

또 하나 문제점은 주민들 사이에 신고정신이 무지하게 투철해서 서로 간에 조금만 맘에 안 들거나 상대측이 돈을 벌 것 같으면 군이나 경찰서에 신고해 버린다. 지금 사례를 봐라. 장성군에 버젓한 한옥 기와집이나 멋진 건축물 들어선 것 봤는가? 뭔가 해 보려고 하면 남들이 제동을 걸기 때문이다. 심지어 짓고 있는 건물을 가로막고 레미콘과 트럭 통행료 내놔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LH아파트 같은 공적 개발사업에도 말뚝박기식 버티기 사건은 유명했다.

옛날부터 고려시멘트가 주민들이 데모만 하면 돈으로 달래던 습관이 남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이웃이나 남들과 공생한다는 자세가 없다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

▲리현권: 장성군이 군 전체 개발계획을 종합적으로 다시 세워야 할 것 같다. 이 마을 야은리 하나만 볼 때, 앞뜰이 경지정리가 돼 있는 절대농지(생산녹지)라서 농사 이외에는 손도 못 대게 돼 있다. 요즘 시대에 누가 농업만 바라보고 살겠는가. 심지어 정부도 쌀농사를 만류하는데 농지는 그대로 두고 있으면 어쩌란 말인가. 마을인구가 고령화되는 것은 당연하고 마을에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 하루빨리 농림지역을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관리지역으로 변경하여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성에 관광버스가 10대 정도는 맘대로 들어올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을 갖춘 음식점이 들어설 수 있어야 외지 먹거리 손님이 제대로 찾아올 수 있다.

▲윤광식: 우리 장성은 광주라는 대도시가 가깝고 서해안과 전북, 서울 쪽으로 빠져나가는 도로망이 좋은 곳이다. 또 울창한 편백숲에다 장성댐 같은 천혜의 관광지원을 갖고 있는 곳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보고 개발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단 말이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더 만들고, 관광객이 편히 쉴 수 있는 펜션이나 모텔, 호텔 등 숙박업소를 들어설 수 있게 하고 편백숲 속 골짜기에서 건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개발해 나가야 한다. 그러다보면 먹고 머물며 돈을 쓰는 지역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 장희운: 행여라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모든 것을 싹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지금 장성군은 누가 뭐래도 노란색, 옐로우시티라고 알고 있다. 장성하면 먼저 노란색이 떠오른다 이 말이다. 그런데 지금 새 군수가 맘에 안 든다고 당장 대안도 없이 그런 정책을 없애거나 바꾼다면 엄청난 낭비라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I SEOUL U’라는 도시 브랜드를 사용하다가 박원순 시장에서 오세훈 시장으로 바뀌자 또 다른 것으로 바꿀 모양이다. 도시는 그대로 인식되는데 시장이 바뀌었다고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여 또 이름표를 바꾸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들 기억은 ‘I SEOUL U’라든지 ‘I LOVE SEOUL’이라는 이름이 훨씬 익숙하고 좋은데 새로운 시장이 그런 것 아닌가? 억지로 보이는 것이다.

장점이 있다면 그것을 지속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거나 발전시켜 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치의 성공 여부는 지금이 아니라 먼 훗날 판가름되기 때문이다.

▲ 리현권: 앞으로 관광객 유치는 특정 층을 타깃으로 하여 개발해 가야 한다. 어린이 층, 또는 청소년 층, 장년층, 어르신층 등을 구분해 개발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은 어린이들이 귀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관광객 유치에도 전략적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는 증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이나 선진지 사례를 많이 보고 듣고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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