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고통 외면하는 기업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주민 고통 외면하는 기업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2.11.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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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면 용정리 기동마을, 밤낮 없는 소음·주차 피해 호소

물류운송회사 주)한익스프레스 15년 전 입주 후 소음지속
물류센터 안에서 정문을 통해 바라보는 마을 모습. 차량이 출입하는 정문이 마을 중앙부를 행하고 있어 소음이 많다.
물류센터 안에서 정문을 통해 바라보는 마을 모습. 차량이 출입하는 정문이 마을 중앙부를 향하고 있어 소음이 많다.

“하루종일 소음에 시달리는 우리 동네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15년 전, 마을 한 가운데 거대한 물류회사가 입주한 뒤부터 지금까지 밤낮없는 소음과 진동, 그리고 노상주차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장성군 동화면 용정리 기동마을은 13가구가 오순도순 이웃하며 살고 있는 전형적인 촌락이다. 그런데 15년 전 이 마을 안쪽에 8천여 평을 임차한 주)한익스프레스 광주센터가 입주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전국 영업망을 가진 물류회사다. 이곳에는 직원이 약 20여 명, 하루 약 100~200여 대의 화물 차량이 드나든다.

문제는 24시간 가동되는 물류센터에 밤낮없이 차량이 드나들면서 마을 정적을 깨트리고 편안한 일상을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마을 도로변에 직원 승용차를 주차해놓는 경우가 많아 마을 어르신들 이동과 경운기 운행 등에 위험이 잇따르고 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3년 전 장성군에 첫 민원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9월 초 또다시 장성군에 소음피해와 주차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물류센터 차량 출입구를 마을 중앙부가 아닌 초입, 또는 반대편에다 만들어 출입토록하고 작업 소음을 줄이기 위해 방음벽을 설치해달라는 대책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장성군 관계자들은 현장에 나타나 회사 측과 해결점을 찾아 조율했으나 회사 측은 “가능한 한 소음을 줄이겠다”면서도 “특별히 해줄 방안이 없다”는 답변만 거듭했다. 회사 측은 “마을과 떨어진 곳에 출입구를 새로 만들기에는 높이가 급경사가 되어 불가능하고 방음벽 설치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애로점을 털어놨다.

17일 현장을 찾아간 기자와 인터뷰 한 김용선 광주센터장은 “마을 이장과 소통하며 해결점을 찾고 있다. 그러나 별도의 시설이나 대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주민들은 15년 동안 당해온 소음 피해를 그대로 안고 살아야 할 운명이 됐다.

장성군에 민원을 제기했다는 A씨는 “15년 전에 이 회사가 입주할 때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어서 마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이유야 어떻든 주민들은 편안한 삶을 누릴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며 소송 준비 등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A씨는 “회사 측이 본질적인 해결책을 세우지 않고, 명절 때 마을에 얼마짜리 선물을 돌리거나 후원금 얼마를 보태는 것으로 마을주민을 현혹 시키고 있다”며 장성군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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