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관내 각 읍면 문해교실 수료식 한창
장성군, 관내 각 읍면 문해교실 수료식 한창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2.12.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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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배운 한글 공부에 시간 가는 줄 몰랐네~”

7순에 써보는 글씨...처음엔 창피했지만 지금은 자랑
장성군다문화 한글교실 수료식이 19일 장성군가정센터에서 열렸다
장성군다문화 한글교실 수료식이 19일 장성군가정센터에서 열렸다

“한글교실에 참여하면서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친구도 만나고 얘기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무엇보다 한글을 빨리 배워 남편이나 시어머니하고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싶어요.” - 장성읍 거주 인도네시아 다문화 가정 나디아 28세.

“그동안 까막눈으로 살았제. 먹고살기 바빴어. 2019년부터 댕겼었는디 처음엔 창피해서 자식들한테 말도 안했어. 나중에사 자식들이 알게 됐는디 엄마 잘했다고 칭찬을 허데.” - 동화면 구림리 이양순 76세.

동화면 구림리 통안마을 한글교실 수료식이 19일 통안마을회관에서 열렸다.
동화면 구림리 통안마을 한글교실 수료식이 19일 통안마을회관에서 열렸다.

 

지역 내 한글 약자들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장성공공도서관이 실시해오던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이 올 4월부터 장성군이 주최가 돼 운영돼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수료식을 진행하고 있다.

문해교육은 11개 읍면 19개 마을주민 150여 명이 참여해 1회 2시간씩 주 2회씩 실시됐다. 다문화가족센터는 기존의 한글교실과 함께 병행해 이뤄졌다.

글을 읽고 쓰는 법, 셈하기 등 기초학습은 물론 금융·교통·건강 등 일상생활 영위에 필요한 교육과 보이스피싱 예방 등 각종 범죄예방 교육 등 실생활에서 유효한 각종 교육이 병행돼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장성군에서 11년째 한글교육을 진행해 온 양혜정 강사는 “최근 장성에도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지만 먼 나라에서 이주해 온 다문화 가정 배우자들은 무엇보다 언어 때문에 겪는 장애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빠른 언어 습득과 한글을 깨우치는 일이야말로 결혼이주 여성들에겐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이라고 강조한다.

양혜정 강사는 이어 “한글교육은 교육시간 자체도 소중한 시간이지만 교육에 참여하는 다문화가정 여성이 남편과 가족을 떠나 모국이나 처지가 비슷한 다문화 여성과 동질감을 느끼며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며 “강사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출신 나디아 씨는 결혼 후 2년여 만에 고향에 가게 됐는데 고향에서 한국에 계신 시어머니께 한글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시어머니께서 좋아하셨다며 한글교실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9일 동화면 구림리 통안마을회관에서는 어르신 5명이 수료식을 진행했다. 2019년부터 통안마을회관 한글교실에 다니셨던 어르신들은 코로나19등의 여파로 3년여 동안 학습을 중단해 아쉬웠으나 올해부터 다시 시작된 한글교실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나와 공부하셨다.

일주일에 2번씩 나와 공책에 또박또박 글씨를 쓰고 문장을 연습하고, 집에 가서는 일을 마치고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했다.

이양순 어르신은 직접지은 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머니 아무걱정 마세요/ 손주 오남매 다 출가 시키고 딸도 건강합니다/ 어머니 딸은 공부하랴 미술도 그리고/ 아주 아주 행복하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통안마을 한글학당 윤석훈 강사는 “어르신들이 바쁘신 와중에도 잘 따라주시고 숙제를 내주면 빠짐없이 해오시는 등 얼마나 열심인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에 가까워졌어요. 문해력도 뛰어나고요. 제가 오히려 어르신들께 감사합니다”라며 열심히 따라준 어르신들께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통안마을 수료식에 참석한 평생교육센터 박미희 소장은 “어머님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하셔서 대학도 가셔야죠. 장성군에서 학비도 지원해준대요. 아무 걱정없이 공부하세요”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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