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4시 장성문예회관서 장성고&문향고 영화제작 발표회
29일 4시 장성문예회관서 장성고&문향고 영화제작 발표회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2.12.26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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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임권택 꿈꾸는 장성의 헐키들 드디어 일냈다!
나의 인형[MY idol] 스틸 한 장면
나의 인형[MY idol] 스틸 한 장면

“어릴 적부터 영화가 좋았습니다. 마치 안정효의 소설 ‘헐리우드 키드(이하 헐키)의 생애’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영화를 보면서 영화를 찍고 싶었습니다. 또 영화를 통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영화 버저비터 시나리오 문향고 윤효경 학생, 나의인형 지도교사 이창운 교사.

장성고와 문향고 학생들이 출연하고 직접 찍어 만든 독립영화가 장성군민을 찾아온다. 29일 목요일 오후 4시 장성문예회관대공연장에서 상영되는 ‘버저비터’와 ‘나의 인형(MY idol)’은 각본, 감독, 연출, 촬영, 배우, 미술, PD 등 모든 과정을 학생들 스스로 참여해 만든 순수 창작물이다. 지도교사인 이창운 선생은 단지 거들었을 뿐이다.

1985년 장성고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후 이듬해인 1886년부터 줄곧 연극반과 뮤지컬반을 지도했던 장성고 이창운 교사는 수년 동안 꿈꿔왔던 영화사랑의 꿈을 학생들과 함께 꿔보기로 결심한다.

이창운 교사는 마침 2015년에 인권영화제에 출품했던 처녀작인‘나의 꽃’이라는 영화도 제작했던 터라 영화제작의 꿈은 더욱 간절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꽃이라는 매개체로 자신을 돌아보고 존재감을 새삼 인식해간다는 내용으로 5.18 광주항쟁 희생자에 대한 이야기도 녹아있다.

이 교사는 그러다 지난해, 교과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문향고와 함께하면 영화제작을 수업과 함께 진행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광주를 오가며 영화관계자들을 만나 수없는 발품을 팔았고 바쁘다는 김소영 독립영화 감독을 어렵게 초빙해 영화를 제작했다.

그렇게 해서 장성고와 문향고의 ‘헐키’들은 전남도교육청의 예산지원을 받아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 예산지원이라고 해봐야 카메라와 조명장비 등을 다 합쳐 300~400만 원의 장비로 그야말로 짠내나게 만든 첫 번째 영화가 버저비터다.

버저비터는 지난해 제작돼 장성고등학교에서는 상영회가 있었지만 스크린 등 장비가 지원을 못해 정작 문향고 학생들은 이 영화를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이번 기회에 대중들 앞에 선보이는 기회를 맞이한 것.

‘버저비터’와 ‘나의 인형’ 제작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영화에 출연하거나 영화를 제작하고 싶은 꿈을 가진 ‘헐키’들이다. 실제로 이들 학생들 모두 영화과 등 관련학과의 진학을 원하고 있거나 지원했다.

영혼 뒤바뀐 학생 좌충우돌 코미디극 윤효경 연출 [버저비터]

<버저비터>

버저비터 연출을 맡은 문향고 윤효경
버저비터 연출을 맡은 문향고 윤효경

2021년 작 코미디 20분/ 연출 문향고 3학년 윤효경/ 출연배우 문향고와 장성고 학생들

줄거리- 어느날, 두 학생의 몸이 바뀌었다. 전교 1등 이지호& 전교 꼴등 김도진.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김도진 몸은 전교 1등, 성적은 전교 꼴등!

주인공 이지호, 몸은 전교 꼴등, 성적은 전교 1등! 좌충우돌 몸 탈환 작전

과연 이 두 사람은 서로 바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까?

1997년 개봉한 한국영화 ‘체인지’를 떠오르게 하는 ‘버저비터’는 남녀가 서로 바뀌어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상황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체인지’와는 다르게 같은 학교 급우 사이에서 몸이 바뀌면 일어날 수 있는 헤프닝을 줄거리로 했다.

작품을 연출한 문향고 윤효경 양은 삼서중학교 재학시절부터 영화동아리에 가입해 영화 극본을 만드는 등 영화에 대한 열정을 키워왔다. ‘버저비터’는 지난해 윤 양이 각본에 참여하고 연출을 맡아 찍은 작품이다. 올해 광주와 수도권 영화과에 원서를 접수할 정도로 영화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찍고 싶었고 실제로 영화를 찍을 수 있어 좋았다는 윤 양은 “아무리 하고 싶은 영화 작업이었지만 생전 처음 접하는 작업이라 엉성하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으니 재밌게 봐달라”고 말한다.

버저비터 제작장면
버저비터 제작장면

 

영화라는 예술은 조명과 연출 연기 등 그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각자의 영역이 소중하고 또 그 하나하나가 조화를 이뤄 탄생하는 것인 만큼 매력적인 작업이라고 말하는 윤 양은 20세기 길이 남을 영화로 손꼽히는 고전 ‘대부’의 감독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처럼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윤 양은 또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으냐?”는 질문에 “평범하거나 혹은 소외된 이웃들의 아픔을 감싸주고 위로해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장성고 김창운 교사
장성고 김창운 교사

가족과 사회의 바람대로만 살아가는 꼭두각시 삶 [나의 인형]

이창운 교사 독립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 겨냥한 야심찬 포부

<나의 인형(MY idol)>

2022년 작 드라마 30분/ 연출 장성고 김건휘, 시나리오 장성고 이창운 교사 /출연배우

장성고와 문향고 학생, 장성고 졸업생 및 장성고 교사.

줄거리 - 서울서 전학 온 엄친 딸 은성!, 그녀를 부러워하는 유미!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친하게 지냈지만 유미의 학폭사건이 터지고, 그 주범으로 은성이 지목된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왜? 이렇게 어긋났을까?

내가 꿈꾸는 삶은 진정 내가 온전히 바라는 것일까? 어쩌면 내 꿈은 타인과 사회로부터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이돌처럼... 아이돌(idol)은 그리스 원어로 꼭두각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의 인형 제작장면
나의 인형 제작장면
나의 인형 제작장면
나의 인형 제작장면

 

극본을 쓴 이창운 교사는 “장성고에 진학하는 신입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답하는 학생들의 70% 이상이 의사라고 답한다. 물론 장성고 진학생 중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들이 모두 다 의대에 진학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들 학생들이 실제로 자신이 원하는 꿈이 진짜로 의사인지? 아니면 가족이나 사회가 이 꿈을 강요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이 교사는 “군민들에게 영화를 선보이기에 앞서 마음이 많이 떨린다”면서도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많이 서툴고 어색할 것이라면서도 학생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독립 단편영화로서 기성 작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 영상미와 연기력을 펼쳤으니 기대하고 관람해 줄 것”을 부탁했다.

덧붙여 “영화 한편에는 그 영화를 만든 이들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영화의 완성도는 제각각일지라도 모든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말한다.

이런 자신감이 받쳐준 것일까? 이번 상영회에는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 국내경쟁 퍼스트컷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프랑스 여자’, ‘설행- 눈길을 걷다’를 감독한 김희정 감독을 귀하게 초빙해 시사회도 함께한다.

이 교사는 여세를 몰아 내년 전주국제영화제 출품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학생영화제 출품도 준비하고 있다. 제2의 임권택을 꿈꾸는 이 교사와 학생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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