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명품 소나무길 “미래 불투명하다” 신중한 검토 필요
장성군 명품 소나무길 “미래 불투명하다” 신중한 검토 필요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2.12.26 14: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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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소나무가 사라진다’ 최근 정책브리핑에서 경고

황룡강~필암서원 1.4km에 60억 투입한 소나무길 ‘우려’
산림청이 2022년 10월 11일자로 내놓은 정책브리핑 자료 표지. 기후변화로 ‘소나무가 사라진다’며 국민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결코 먼 미래 상황이 아님을 경고하고 있다.
산림청이 2022년 10월 11일자로 내놓은 정책브리핑 자료 표지.
기후변화로 ‘소나무가 사라진다’며 국민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결코 먼 미래 상황이 아님을 경고하고 있다.

2022년 한국산림과학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간직한 소나무다.

소나무는 척박하고 건조한 땅이나 암석에서도 잘 살아가기 때문에 선비들의 고아한 지조의 상징이기도 하다. 군락을 이룬 소나무 숲은 문화적 가치, 휴양적 가치, 경관적 가치 등이 어우러져 국민들의 삶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런 판단 아래 장성군은 “꽃축제가 열리는 황룡강에서부터 세계문화유산인 필암서원까지 1.4km 구간을 명품 소나무길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의 2차선 도로는 그대로 두고 반대편 둑방길을 따라 폭 10~15m의 소나무길을 만들어 관광 명품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예산은 토지매입과 기반조성에 30억, 소나무 식재에 30억 원을 예상하고 2023년 추경편성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황룡강~필암서원~백비 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장성군은 이같은 구상을 토대로 이미 2억 원을 들여 ‘소나무 숲길 조성사업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고,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오면 하반기부터 본 사업을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나무를 둘러싼 생태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소나무 숲길’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나무는 방제가 극히 어려운 재선충의 확산과 급격한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수종이기 때문이다.

최근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소나무가 사라진다”는 정책뉴스를 내놓았다.

이 자료에 의하면 1960년대 우리나라 숲의 60%에 달하던 소나무는 2007년 23%로 줄었다. 재선충의 확산으로 인한 피해가 컸지만 갈수록 가속화되는 기후변화는 소나무에게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소나무는 여름이나 다른 계절의 건조에는 매우 잘 견디지만 겨울에 가뭄과 고온이 겹쳤을 때는 매우 위험하다.

산림청은 평균기온이 1°C 상승하는 2050년이면 남한 소나무 생육지의 절반 이상(55%)이 생육 부적합 지역으로 변하며, 북한도 38%가 부적합 지역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소나무는 30년 뒤에는 제주도를 비롯한 영호남에서는 높은 산간 지역에서만 볼 수 있으며 60년 뒤에는 남한 산림 면적의 단 7%에서만 소나무가 자라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생존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소나무를 살릴 수 있는 과학적 체계적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기후변화가 더 악화됐으면 됐지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며 소나무 식재와 관리에 신중함을 요구했다.

한 숲 해설가는 “명품길로 알려진 소나무길이 전국에 몇 곳 있지만 재선충이 단 한번이라도 침투한다면 하루아침에 초토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 조경 전문가는 “소나무 가로수길이나 소나무 숲은 기본적으로 경관과 운치를 기대하려면 10년은 기다려야 한다. 그 뒤에 기후변화로 소나무가 고사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성군이 군민 혈세 수십억, 수백억원을 들여 명품 소나무길을 만들어 단기간 잘 보전한다고 해도 경관으로 가치를 발휘하는 30년 뒤에 소멸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숙고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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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 2023-01-13 08:36:00
좋은 내용입니다. 앞을 내다보고 사업을해야지 무조건 밀어 붙이기식은 두고두고 욕먹는 사업입니다..그돈가지고 장성호 수변길에 써보제나..ㅉ 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