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문원균 전 황룡강관리소장] “황룡강 꽃가꾸기 일, 그만 내려놓습니다”
[특별기고 문원균 전 황룡강관리소장] “황룡강 꽃가꾸기 일, 그만 내려놓습니다”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01.09 11: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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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8년의 세월 동안 황룡강을 개발하여 꽃씨를 파종하고 비배관리를 하던 계절마다 늘 저를 응원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셨던 분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에게는 영욕의 세월이었습니다.

잡초만 가득한, 너무나도 심난했던 황룡강을 포크레인과 트렉터로 정리하고, 갈고 다듬으며 손끝이 닳아 아프도록 돌을 주워내고, 구획을 정리하여 씨를 뿌리고, 인부를 동원하여 풀을 매고 비배관리하며 꽃을 피우게 했던 집념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직 열정 하나로 꽃을 피워 광활한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퇴근 하면 저녁 식사를 대신하여 막걸리 한잔에 쓰러져 자고, 새벽이면 황룡강 꽃밭으로 나가서 점검하기를 수 없이 반복하며 살았습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던 날을 제외하고 밤낮도, 주말 휴일도 제겐 없었습니다.

황룡강에 꽃이 피면 그냥 그대로 큰 보람을 갖는 것, 그것 뿐이었습니다.

재능기부를 원했던 장성군의 뜻에 따라 월급이 아닌 교통비 지원형식로 매월 얼마간의 보조를 해 줬지만 저는 아랑곳 않고 그 알량한 애향심 하나로 버텨왔습니다.

그렇게 8년이라는 세월 동안 미친듯이 일하게 해준 장성군에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황룡강을 내려 놓을까 합니다.

제가 한없이 부둥켜 안고 일하고 싶은 황룡강이지만 장성군이 황룡강 가꾸기에 더 이상 애정이 식어버렸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애정으로 일하고 싶어도 성의를 싫어 한다면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제 황룡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또다른 역사가 되어 흐르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바다가 없는 내륙 깊숙이, 도도히 흐르는 황룡강은 장성의 위대한 미래 가치입니다.

황룡강이 꽃강으로 이름나고 관광객이 늘면서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느니, 교통만 복잡하게 한다느니,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느니’ 하는 말들이 많아 가슴 아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버려진 강변 풀밭보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꽃강이 결코 나쁘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황룡강이 장성의 브랜드 가치를 엄청나게 수직 상승시켰다는 것을 부인할 장성인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장성은 황룡강을 크게 꽃피울 때 비로소 융성해질 것이라는 확신은 변함이 없습니다.

황룡강의 무궁한 발전과 장성의 크나큰 융성을 기대합니다.

그동안 제게 도움을 주시고 격려해 주셨던 모든 분께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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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은 2023-01-10 15:45:02
그동안얼마큼열심히하셨는지 너무잘알고있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 제주변 친구들도 가을 봄에는 꼭 찾아뵙는 명소가되었어요.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