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굽은 팔 소년공’ 이재명! 비뚤어진 권력에 당당히 맞서주길...
[편집국 칼럼] ‘굽은 팔 소년공’ 이재명! 비뚤어진 권력에 당당히 맞서주길...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1.16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64년 생, 나이 60을 바라보는 경북 안동 출신의 가난한 소년.

장성한 이 소년은 어느새 국회의원으로서 야당 당수가 됐다.

그러나 권력의 정점에서 휘두르는 칼날에 의해 ‘헌정 사상 첫 야당 대표 검찰 소환 조사’라는 수식어를 동반하며 연초부터 날마다 뉴스의 한 복판을 장식하고 있다.

필자는 이 소년을 떠 올릴 때마다 요란한 쇳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프레스 공장을 연상한다. 이 소년은 먹고 살기 위해 취직한 공장 프레스기에 팔이 끼여 눌려 비틀어지는 산재 사고를 당한다. 가난한 소년의 어깨에 매달린 평생 훈장이 바로 ‘휜 팔’이었다.

이재명은 자서전 ‘이재명의 굽은 팔’에서 자신의 유년 시절을 이렇게 묘사했다.

“공장 생활 6년 동안 쇠붙이와 화공약품이 내 몸에서 이름을 얻는 동안 나는 이름조차 없던 소년 공돌이였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이 사람의 행동을 볼 때마다 그의 굽은 왼팔을 유난히 살펴본다. 타인이 이럴진데 자신은 일평생 옷을 입고 벗을 때마다 기계에 빨려들어간, 유혈이 낭자한 팔뚝의 한 부분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그러던 이 소년이 권력의 정점을 향해 거센 저항의 몸짓으로 또다시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다.

지난 10일 검찰 소환에 앞서 국민에게 발표한 입장문은 서슬퍼런 권력 앞에 선 힘없는 약자의 고통에 새삼 입술을 깨물게 한다.

그것은 권력자를 향한 한맺힌 울림이며 세상의 약자를 향한 자성의 경고로 다가온다. 불과 10개월 전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 패배한, 쓰디 쓴 추락한 권력의 위상이 어떠한 지를 깨닫게 한다.

“지금 이 자리를 지켜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잘난 사람만 누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누구나 기여한 만큼의 몫이 보장되는 공정한 세상을 꿈꿔왔습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맡겨진 권한이 크든 작든 최대한의 역량을 쏟아 부었습니다.

권력의 진정한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정치가 시민을 위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행정으로 증명하려고 무던히 애썼습니다. 불가침의 성벽을 쌓고 달콤한 기득권을 누리는 이들에게 아마도 이재명은 언제나 반란이자 그리고 불손 그 자체였을 겁니다.”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붉은 피를 토해 내는 그의 입장문은 ‘역사가 권력에 의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지’를 읽게 만든다.

이재명의 저항의 몸부림은 계속된다.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권력기관을 동원한 야당 파괴, 정적 죽이기에 골몰해온 현 정부에 ‘이중 플레이’를 멈추라고 외치고 있다.

“<분열과 분노의 정치를 끝내겠습니다>, <국민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이것은 제가 지금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께서 지난 시기에 다짐했던 말씀입니다. 그 초심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말과 행동을 달리하는 윤 대통령의 행보를 직접 거론하며 삿대를 들이대고 있다.

“우리는 잘 살게 해달라고 일꾼을 뽑았습니다. 그렇다면 주어진 권한을 국민을 위해서 써야합니다. 주어진 권력을 국가공동체를 위해 공적으로 써야 맞습니다.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도둑일 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국민 여러분~~”

새해 벽두부터 민생투어로 전국을 다니며 권력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치는 이재명의 외침이 너무도 생생하게 귀에 와 닫는다.

하지만 권력의 높은 좌대위에 앉아있는 최고 권력층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소 귀에 경 읽기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민생정책을 내버려 두고 왜 패배한 민주당과 이재명을 붙들고 미래가 아닌 과거에 집착하느냐고 외쳐도 꿈쩍도 않는다.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권력을 쟁취한 자의 권한일 뿐인가?

그렇다면 믿는 것은 5년 뒤에 있을 국민의 심판과 먼 훗날의 역사 밖에 없다. 제대로 된 역사에서는 진실의 공간이 그대로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소년공 이재명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검찰과 권력이 어떤 모략과 날조를 해도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소년공이 믿는 것은 역사의 전진이다.

우리가 믿는 것도 정의의 역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