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모든 물가 오르는데 한우값만 바닥세
설 앞두고 모든 물가 오르는데 한우값만 바닥세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3.01.1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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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초 한우 도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감소

사육두수 조절실패.사료값 인상.소비자 외면 등 요인

고광현 장성한우협회장, “정부.지자체 육성책 절실”

설 대목을 앞두고도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없는 한우 가격에 지역 축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우 가격은 2021년 9월, 1kg당 2만2,42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호남권 한우 도매 평균가격은 1kg당 1만3,40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호남권 한우 도매 평균가격인 1kg당 1만8,487원보다도 약 27% 감소한 수치다. 한우 한 마리 무게를 약 700kg으로 봤을 때, 한우 도매가격이 약 400만 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한우가 연일 폭락을 거듭하자 송아지 가격도 덩달아 내리고 있다. 지난해 초 300만 원대로 거래되던 송아지 가격은 최근 100만 원대까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지역 축산 전문가들은 한우 가격폭락의 원인으로 사육두수 조절실패와 사료값 폭등, 소비둔화 및 수입쇠고기 영향 등을 꼽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적정 한우 사육두수는 290만두인데 반해 지난해말 기준 360만두를 사육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부터 한우 가격이 평년(1만7000원대) 수준을 넘어 2만 원대로 진입하자 농가들이 앞 다퉈 사육을 늘린 결과다.

두 번째는 국제시장에서의 곡물가 상승이 사룟값 폭등을 불러왔다. 2020년 당시에 비해 사룟값이 30% 이상 인상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유가대란도 축산농가엔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초 들어 사룟값은 그나마 3~5% 인하돼 잠시 한숨을 돌리고 있다.

세 번째는 무관세 수입쇠고기 수입과 한우소비의 감소 등이다. 여기에 한우가격이 급락하자 값비싼 사룟값을 충당하느니 도축에 나선 축산농까지 늘어 가격하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2021년 한우 도축량은 약 12만두였지만 지난해 도축량은 약 14만두로 늘어 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전국한우협회는 지난달 23일 정부와 농협에 솟값 안정을 위한 생존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우협회는 수급조절과 한우자조금을 활용한 소비촉진·캠페인 등 농가단위 자구노력을 이어왔지만 역부족인 상황에서 뾰족한 대책수립 없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는 한우산업을 관망하는 태도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이밖에 서울과 경기지역 18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지난 9일부터‘한우 100마리! 파격 할인 행사’를 열어 시중가 대비 최대 32.7%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여는 등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고광현 (사)전국한우협회 장성군지부장은 “지금 상황만 봐서는 한우 가격 하락은 앞으로도 2~3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장성관내 축산인들 모두 소규모 농가라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나 지자체의 사룟값 지원과 더불어 축산농을 위한 조례 등 지원책 마련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또 축산인들은 농업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로 이용하고 사육두수는 줄이되 사육하는 한우의 품질을 높이는 고품질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성군 농업축산과 관계자는 “장성 700여 축산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18,000여 마리의 소에 대한 사룟값 지원은 수억 원에 달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지역 축산농가가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순천대 교수진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축산농가 지원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축산농가 살리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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