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청산녹수 야은리 새공장 건립 난항 “어찌할까”
전통주 청산녹수 야은리 새공장 건립 난항 “어찌할까”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3.01.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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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마을 입구에 양조장 들어서면 조망권·교통난 우려”

청산녹수, “전 이장 동의 구했다. 지역민에 득 될 것”
신축 중인 야은리 청산녹수 새공장

십 수년째 장성읍 백계리에서 전통주 생산·판매로 명성을 얻으며 자리 잡았던 ㈜청산녹수(대표 김진만)가 새 제조공장의 이전·건립을 서두르고 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새 공장 건립 지역인 장성읍 야은리 주민 일부가 ‘주민 피해’ 등을 이유로 장성군에 건립 반대 민원을 제기한 것.

72세대 11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야은리는 야은1구와 채략 마을로 구성돼 있는데 지난해까지는 채략마을에서 이장을 맡았으나 올해부터는 야은1구에서 이장이 선출됐다. 그러자 그 동안 전통주 공장 건립 사실을 잘 모르고 있던 신임 이장과 청년회 등이 전통주 공장 건립에 민원을 제기했다.

1월 초, 마을주민들은 46명의 서명이 담긴 건립반대 서명서를 장성군청 민원실에 전달하면서 장성군에 인·허가를 취소하고 공사를 중단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청산녹수 측이 주민동의도 없이 마을 입구에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취락지구인 야은리에 양조장이 들어서게 되면 주민들은 차량의 잦은 출입으로 인한 교통 및 주차난 가중, 조망권 침해, 환경파괴 등의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공사중지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건축주인 김진만 ㈜청산녹수 대표는 “마을 입구에 건립 중인 전통주 공장은 일반 막걸리 생산공장이 아니라 소량 생산의 전통주 제조공장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우려는 없다. 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에서 생산되는 쌀 등 농산물을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지역경제에도 도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납품 역시 주로 택배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교통체증 유발 우려도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건물 신축 과정에 대해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건물을 신축 중이라 지금 설계를 변경하긴 어렵다. 인·허가 신청 전인 지난해 주민 전체의 동의를 구하진 못했으나 채략 마을의 김장옥 전 이장과 공장 건립에 대해 설명도 하고 동의도 구했다”고 말했다.

전통주 건립이 이렇게 난항을 겪자 지난 18일 장성군이 주선, 청산녹수 대표와 주민들을 야은리 마을회관에 모이도록 하여 의견 조율에 나섰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청년회장은 “전통적인 취락지구인 야은리는 백계리처럼 외딴 곳이 아니며 양조장이 들어설 위치인 야은리 178-2번지는 마을 입구로 이곳에 지상 2층 구조의 양조장이 들어서게 되면 마을 경관을 크게 헤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건립하는 입장으로 이미 설계된 건축에 대한 설계변경은 사실상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건물 구조를 바꾸지 않는 범위 내에서 높이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주민과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장성군청 민원실 담당자는 “적법한 인·허가였기에 건립을 반대할 수 없다. 환경오염과 교통체증 문제 등도 발생할 소지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조망권 침해라는 용어는 건축법상 존재하지 않아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이 원만히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성군청 관계자는 “크고 작은 공장이나 건축물들이 장성에 신설되는데 원주민 입장에서 보면 모든 게 전통이나 원형을 깨는 결과가 된다. 악취나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그렇다고 사사건건 반대하면 장성에는 미래 변화가 없어진다. 가뜩이나 마을이 사라지고 인구가 줄며 경제가 침체되는데 언제까지 반대만 하고 있으면 지역이 어떻게 살아남을지 스스로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라고 주문했다.

청산녹수는 전남대 교수인 김진만 대표가 장성호 아랫마을인 장성읍 백계리에 폐교 건물을 활용해 공장을 가동, 장성 농산물을 이용해 전통주를 제조·판매하는 주류 체험관광지로 각광을 받아왔다.

김 대표는 이곳 백계리의 시설과 환경이 낙후돼 백계리 공장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야은리 178-2번지 일대 약 300여 평의 부지를 확보,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신축공사를 시작해 현재 2층 지붕 공사까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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