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조합장 선거가 남겨준 교훈 두 가지
[편집국 칼럼] 조합장 선거가 남겨준 교훈 두 가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3.13 12: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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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에 광풍을 일으키고 흙먼지를 날리던 조합장 선거가 마무리됐다.

모든 후보자들에게 격하게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격려의 악수를 드린다.

당선자는 그래도 뜻한 바를 세워 다행이겠지만 낙마하신 분들은 저 깊은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씁쓸함을 어찌 말로 형언할 수 있을까? 그러나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고 했다. 그깟 4년? 훅 불면 가는 시간이다. 용기를 갖고 세월을 뚜벅뚜벅 딛고 일어서기를 고대한다.

가까운 지인이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추락했다. 그것도 형편없는 실적으로 말이다.

4년 전에는 선전하여 아슬아슬하게 낙마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행여 승리의 축배를 들지 않을까 멀리서 기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는 과거 지향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어떤 선지자는 말했다.

전쟁을 시작하면서 이기기 위해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는 자는 벌써 패배한 것이다. 상대가 다가오자 상대를 분석하고 상대와 붙으려고 하는 자는 결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전쟁은 상대와 붙기 전에 이미 나와 상대를 속속들이 분석하고 판세를 가늠해 본 뒤에 전투를 시작해야 이길 수 있다. 상대가 얼마만한 군사력으로 어떤 전략을 쓸지 아는 장수가 승자가 되는 게 당연하지 않는가?

결과론적으로, 전쟁은 어느 한쪽이 이기게 돼 있으며, 승자는 전쟁을 시작하기 전 이미 결정돼 있다.

한 표 한 표를 확보해야 하는 선거라는 전쟁은 냉엄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이다. 선거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이번 조합장 선거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은 딱 두 가지다.

첫째, 전쟁은 요행이 아닌 준비된 실력이다.

4년 동안 꾸준히 발품 팔고 인과관계를 돈독히 하며 자신의 가치를 알려온 사람에게는 그만큼 대가를 지불해 주었다. 선거 도중 돌발 변수로 행운을 예상하거나, 상대 발목 잡기로 판세를 뒤집어 보려는 후보에게는 어떤 영광도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케 했다.

이번 장성농협조합장 선거에서 봤듯이 투표를 불과 열흘을 남겨놓고 다른 후보 측에서 구서종 후보가 경업관계 해소에 의혹이 있다며 자격론에 불을 지폈고, 이를 문제 삼아 농협이사회는 세 번씩이나 회의를 열고 이리저리 시간을 허비하더니 겨우 투표 하루 전에 이르러 ‘특별한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동조한 일부 언론들은 ‘예상된 폭탄이 터졌다’는 듯이 앞다퉈 보도하고 상대 후보 측에서는 ‘이제 구서종 후보가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거나 ‘당선돼도 무효화 될 것’이라는 소문을 퍼트렸다.

해당 후보는 황금 같은 선거운동 기간에 악선전과 루머에 피가 마를 수밖에 없었을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서종 후보가 여유 있는 표 차이로 당선된 이유는 평소 갈고 닦은 점수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요즘 유권자들은 어떤 중상모략과 비방이 횡행해도 그것이 어떤 연유로 흘러나온 것인 줄 알고 있으며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겨 주었다.

둘째, 준비 없는 전쟁은 패배한다.

장성 관내 9개 조합장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 조합장은 삼계농협과 삼서농협 두 곳이었다. 작은 면 단위 농협의 특수성 때문에 현 조합장에 맞선 경쟁이 힘들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어쨌든 현직 조합장들이 그만큼 잘했다는 증거로 해석될 수도 있다.

선거 열기가 무르익어가는 2월 중순까지 열심히 활동하던 후보 중에 진원농협과 백양사농협 출마 예상자가 각각 중도 사퇴했다. 당연히 현 조합장 단독 출마가 예상됐으나 후보 등록 마감 직전에 두 지역에 모두 후보자가 등록함으로써, 갑자기 현직과 도전자가 맞붙는 선거로 전개됐다.

‘선거는 까봐야 안다’는 속설도 있었으나 결과는 후발주자들의 패배로 끝났다. 너무 짧은 기간 동안, 준비 없이 출전한 선수들은 경기에 질 수 밖에 없었다. 승자와 패자는 이미 전쟁 전에 결정돼 있었던 셈이다.

후발 주자들에게는 일모도원(日暮途遠), 갈 길은 먼데 해는 저무는 격이었다.

하지만 전쟁은 인간이 하는 것이다.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했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대하면 못 이룰 게 없으리라. 한 걸음 한 걸음 다시 추스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다가갈 것으로 믿는다. 고배를 드신 분들에게 새삼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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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읍민 2023-03-18 21:49:18
오늘 언론인 칼럼 보고서 전쟁.선거 출마자 자격논란 속담 에 .말로만 떠벌리고 실천도못한자 무성한 잡초만도 못하다 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임동 .ㅅ, 후보 측근들 선거할것도 없다 헛소문 장성바닥에 짝,퍼지면서 반정.ㅁ. 수석이사가 농협직원들 갑질이라고 입소문과 손.수 .ㅈ.이사님 덕분이라고 합니다 내자신을 알고 살아가길 두.이시님들 정중이 부탁드리며 백형모 편직 국장님 외 임원님들
마음속 깊히 감사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