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혼탁 속 ‘이변’ 속출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혼탁 속 ‘이변’ 속출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03.13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0대, 60대 초반 대거 진출, 젊은 조합장 시대 개막

막판까지 자격시비, 금품수수 신고 등...후유증 산적
8일 당선된 조합장 당선인들이 당선증을 교부받고 기뻐하고 있다.
8일 당선된 조합장 당선인들이 당선증을 교부받고 기뻐하고 있다.

 

8일 막을 내린 제3회 전국동시 조합장선거는 선거 초반부터 치열했던 선거열기로 막판까지 과열 혼탁 선거라는 오점을 남겼다. 일부 유권자들은 상대측의 행동을 의도적으로 접촉, 촬영해 동영상을 방송사에 제보하거나 선관위와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마치 장성 관내 조합장 선거가 비리로 얼룩진 것으로 비춰져 ‘청백리 고장 장성’ 이미지가 추락했다.

치열한 접전을 증명하듯 장성군 평균 투표율은 83.8%를 기록, 79.6%를 기록한 전국 투표율과 80.9%를 기록한 전남 도내 평균 투표율을 웃도는 높은 투표 열기를 반영했다.

장성축산농협이 94.8%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고 장성군산림조합은 73.0%로 가장 저조했다. 농협에서는 황룡농협이 88.9%로 가장 높았으며 진원농협 88.1%, 장성농협 87.4%, 남면농협 85.5%, 백양사농협이 78.6%로 가장 낮았다.

3.8 조합장 선거는 몇 가지 특성이 두드러졌다.

가장 큰 이변으로는 황룡농협에서 지역 정가에 그리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김형중 후보가 현직 조합장이자 전남도의원 등 굵직한 정치경력을 가지고 있는 정창옥 후보를 꺾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김형중 후보가 776표, 정창옥 후보가 718표를 얻어 58표차로 김형중 후보가 당선된 것.

지역민들은 예상치 못한 이변이라는 목소리다. 지역민 사이에서는 김 당선자가 젊은층을 집중 공략하며 신선한 공약을 내세웠고 농협 선거에 무관심한 계층을 선거에 끌어들여 투표율을 올렸다고 보고 있다. 또 황룡농협 하나로마트 신축 관련, 황룡시장의 상인층이 정 후보를 외면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두 번째 이변은 장성농협이다. 장성농협은 지난달 3명의 후보가 등록했는데 정가에서는 대부분 임동섭 후보와 구서종 후보 간 경쟁에 이기만 후보가 얼마만큼 선전을 펼치느냐에 따라 임, 구 후보의 당락이 바뀔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구서종 후보가 1065표, 임동섭 후보가 715표, 이기만 후보가 676표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나자 임, 구 후보의 접전을 예상했던 지역민들은 일제히 “표 차이가 이렇게 클 수 있나?”며 의아해 했다.

임동섭 후보는 4선 군의회 의원과 의장을 지내며 쌓아올린 막강한 정치적 입지에도 호불호가 극명해 대다수 조합원의 표심을 얻기에는 확장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구서종 후보는 4년 전 출마경험과 장성농협 이사를 맡으며 탄탄한 입지를 다졌으며 선진적인 스마트 농법으로 새 시대에 맞는 영농법인을 운영하는 등 농심을 모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기만 후보는 박형구 현 조합장의 지원이 있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리전을 치르는 후보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장성농협은 박형구 조합장이 출마의사를 접고 이기만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밀었으나 탈락했고, 진원농협의 경우 박광진 예비후보 대신 김삼현 후보가 4년 전에 이어 연속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반면, 김영일 현 산림조합장의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받았던 설재경 후보는 이연기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고 당선됐다. 김한종 군수와 관계를 연결시키며 선거운동에 나섰던 후보 간 당락의 희비도 엇갈렸다. 친민주당 계열의 후보로 김 군수와의 친밀도를 과시했던 임동섭, 박성규, 이연기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반면 친 유두석계로 분류되는 김삼현, 정창옥 후보도 고배를 마셔 조합장 선거는 군수 선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인상을 남겼다.

이번 선거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던 전직 조합장이 상당수 일선에서 물러나고 50대, 60대 초반의 젊은 조합장이 등장하는 신구교체 현상도 나타났다.

3선의 박형구 조합장을 포함, 이춘섭 남면조합장, 차장곤 축협조합장, 김영일 산림조합장이 출마를 포기했고, 정창옥 황룡조합장은 낙선함으로써 관내 9개 조합 중 절반이 교체됐다.

산림조합 설재경 후보, 황룡농협 김형중 후보는 1964년생으로 50대의 젊은 나이에 조합장이 됐고, 장성농협 구서종 후보는 이보다 불과 2살 많은 1962년생이다.

한편, 후보 등록 이전부터 제기돼온 일부 후보들의 금품제공 고소고발과 언론 제보, 후보자 자격 논란 등 경찰과 선관위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 산적해 있어 앞으로 수사 진행 결과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현 조합장 임기는 3월 20일까지며 신임 조합장은 21일부터 4년 임기가 시작된다. / 백형모. 최현웅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