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진단] 인구소멸 대응
[특별 진단] 인구소멸 대응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3.20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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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 무효인 인구 늘리기, 장성군 해법 찾기는?

15일, 20여명 군민참여연구단 집담회 들여다보니

4개 그룹 대안 모색 ‘결론은 당근이 더 필요할 뿐’

202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은 0.78로 나타났다. 경악할 수치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 이른바 ‘집단 자살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론에 따르면, 국가가 유지되기 위해선 합계출산율이 최소 2.1은 돼야 한다. 한 부모 아래 최소 2명 이상은 태어나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한국은 세 부부 중, 두 부부만 한 자녀를 갖고 한 부부는 자녀를 두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대로 가다간 일부 지역이 소멸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나라가 사라질 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인구 감소는 OECD선진국의 대부분 증세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한국은 최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5,100만 명인 한국 인구는 50년 뒤에 3,800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약 1,400만 명이 감소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자체 차원의 인구감소 대응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기발한 계획으로 좋은 본보기가 되면 얼마든지 지원하겠다는 것이 방침이다.

장성군도 5천여만 원을 들여 전문연구기관인 브레인파크에 기본계획을 의뢰했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구했다.

브레인파크는 수십 가지 대안을 예시했지만 아직까지 장성군에 걸 맞는 묘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타 지자체의 정책들을 나열하여 간추려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최종결과 보고서 내용에 따라 군민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이날 열린 집담회에서는 각 사회단체별로 참여자를 선별, 4개 분과로 나눠 대안을 모색토록 했다. 어떤 묘안이 나왔는지, 대안은 가능한 지 진단한다./편집자 주

장성만이 가진 뾰족한 대안은?

독특한 자연자원 활용해 관광객·유동 인구 입맛 당겨야

고려시멘트 활용·첨단3지구 인구 유입 등 중기대책 세워야

이날 군민참여연구단에서 나온 대부분의 의견들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대동소이한 수준이었다. 근거리에서 인구 유입을 유도하려면 당근이 필요할 수 있지만 결코 실용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론적으로 장성군이 살아남는 비결이 있다면 장성만이 가진 지리적·산업적·문화적·역사적 가치와 정점을 최대한 살려 입주자들이 능력껏 돈도 벌고 풍부하게 소비할 수 있는 고장이 돼야 한다는 것뿐이다.

예를 들자면 축령산과 장성호, 백양사, 황룡강, 함동저수지 등의 자연과 관광자원 활용을 극대화하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볼거리를 만들어 사람을 유인하는 방안만이 살길이다. 예를 들면 이색 산림관광체험장, 볼거리 넘치는 케이블카 또는 모노레일도입, 수상 유희시설, 가족휴게호텔 건립, 산사문화체험 유도 등 결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혁신콘텐츠로 장성을 찾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고려시멘트 부지에 신개념 정주도시를 만들고 동시에 지하 갱도를 국내 최대 관광거리로 만들어 상전벽해의 도시가 되는 꿈을 착착 실현해 나가야 한다.

장성에 사람이 올 수밖에 없고, 머물면 돈이 되는 것만이 장성 인구를 늘리는 방안이다.

인구감소 위기대응, 군민참여단의 의견들은?

“장성이 가진 비교우위 자산으로 상품가치 높여야”

문화 관광: 장성이 가진 비교우위 자산들을 활용, 관광·방문객을 늘리고 그에 따른 생활인구 즉 경계인구를 늘려야 한다. 예를 들면 장성호, 축령산, 백양사 등을 적극 개발하는 방안이다. 또 철도를 활용하거나 인물이나 역사를 현대에 알맞게 스토리텔링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륙이지만 바다 향취를 느끼게 하는 수산물센터 같은 독특한 먹거리 센터를 조성하여 광주권 인구를 유입하는 방법도 권장한다.

일자리 경제: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인구 유입의 첩경이다. 일자리가 있으면 노동인력이 들어오게 마련이다. 그런데 정주 여건, 즉 집구하기가 힘들고 의료혜택이 부실하며, 교육여건이 좋지 않으면 사람들은 장성에 머물지 않게 된다. 일자리 마련과 주거공간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광주 위성도시라는 인구를 유입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자칫 빠져 나가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정주 여건: 장성이 광주와 접경이란 점은 최대 장점이다. 이것은 잘 살리면 행운의 요소가 되고 잘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광주시와 도로교통망을 최적 상태로 유지하되 장성에 주소를 두고서 머물면 좋을 요인으로 유도해야 한다. 첨단지역에 들어설 신규 아파트 인구도 잘못하면 실익을 놓칠 수 있다. 처음부터 설계를 잘 해야 한다.

인재 육성: 인구 유입이나 증가는 한 가지 요인만으로 충분치 않다. 그 가운데 교육여건은 최우선으로 충족시켜야 한다. “나는 못 살아도 자식에게 만은 잘 되도록 하겠다”라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 학교별 특성화 교육, 개인별 맞춤형 교육, 수준과 취향을 세분화한 다양성 있는 교육 등을 취사선택하게 함으로써 부모에게 질적 흡족함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또 도시에서 가능한 토.일요일 특강이 가능한 과외나 특강 정도가 구비돼야 완벽하다 할 수 있다.

귀농인들을 대상으로 농업교육 중이 한창이다.
귀농인들을 대상으로 농업교육이 한창이다.

//인구감소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들//

인구 감소, 반드시 나쁜 것인가?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다양성 회복 기회 될 수 있어

인구가 감소한다고 나라가 망하거나 국민의 삶이 반드시 악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온다.

인구소멸을 크게 걱정하는 사람들은 노동력이 감소해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을 염려하는 성장주의자들이다. 이들은 고령화로 노인 인구 부양 부담이 증가함으로써 복지비용 증가를 가져와 성장에 저해가 될 것을 염려한다.

하지만 인구 감소는 경제가 아니라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최대의 위기인 기후 변화는 지구의 한계를 넘어선 과도한 자원 사용 때문이다. 인구 감소는 생태 발자국을 줄여 생태 다양성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구감소는 여성이나 소수자 그룹에 경제적 기회를 늘려주고, 미숙련 노동자의 임금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저개발국 사람에게 더 나은 취업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도 있다.

결코 나쁜 징조로만 볼 수 없는 해석도 있다는 뜻이다.

지방 인구감소...돈이 모이는 서울공화국이 주범

한국이 이룬 경제 고도성장은 질이 좋지 않은 것이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불균형 성장 정책은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세계 유례없는 수도권 집중을 가져왔고, 불평등도가 세계에서 손꼽는 수준이 되었다.

젊은이들이 돈을 벌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수도권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결혼하고 자녀를 낳게 됐다. 반대로 지방은 청년들이 빠져나간 도시, 급속하게 고령화로 탈피하는 도시가 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서울에서 살기 위해서는 천정부지로 오른 주거비를 감당해야 했으며 학력 간, 직종 간, 기업 간 임금 격차가 심해졌다. 부모들은 어떻게 하든 자식들을 대학으로 보내야 하고 그것도 좋은 대학에 보내느라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었다.

이렇게 내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젊은 사람들에게 결혼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수 없는 노릇이다. 자식을 낳아서 잘 기를 자신이 도저히 없는 부모들을 이기적이라고 탓할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한데 출산장려금과 양육 수당을 주고, 세금 혜택을 주고, 아동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출산 휴가를 확대하고, 공공주택 우선 분양권을 줄 테니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지난해 진행된 전남 농산어촌유학
지난해 진행된 전남농산어촌유학

 

가장 효과적인 출산 장려대책은?

결혼과 동시에 집주고 교육비 전액 지원~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남거나 혹은 지역에서 자라난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에 시달리며 불안한 미래를 두고 자녀는 두지 않으려 한다.

이들의 저출산 문제에 진정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선진국처럼 공공사회복지 지출 그 가운데서 출산과 직접 관련이 있는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2019년 기준 국내 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은 12.2%로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프랑스(31%)와 독일(25.9%)의 절반 이하이다.

획기적인 결혼·출산 지원만이 “응 그렇다면 아이 낳아도 충분하겠네”라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결혼과 동시에 주택구입비 3억 원을 대출해 주고 2년 이내에 1자녀를 낳으면 1억원 탕감, 4년 이내 두 자녀를 낳으면 2억 원 탕감, 6년 이내 3자녀를 낳으면 전액 탕감해 주는 획기적인 대안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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