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이제 배양육 시대  “살 찐 돼지야 미안해”
[편집국 칼럼] 이제 배양육 시대  “살 찐 돼지야 미안해”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04.0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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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양육 시대  “살 찐 돼지야 미안해”

얼마 전 TV뉴스를 보는데 마블링이 선명한 쇠고기가 화면을 장식했다. 
“여러분, 이 쇠고기 먹음직스럽게 보이시죠. 이 고기가 바로 소를 잡아서 얻은 소고기가 아니라 세포배양 쇠고기입니다. 배양육이 이제 실험실 연구 수준을 떠나 실생활 이용에 한층 다가섰습니다” 뉴스 진행자는 이어 “배양육은 고기 생산을 위해 축사가 필요 없어 가축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장점이 있습니다”고 보도했다.
영상으로 처음 배양육을 접하고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대 세포배양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곤 하지만 배양육이 내 식탁에 이렇게 빨리 올라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쇠고기 세포를 배양할 경우 한 달이면 약 10억 개의 세포가 되는데 이를 고기로 환산하면 10톤이며, 소 열 마리를 잡는 셈이다. 게다가 완벽한 장치를 구비한 배양공간에서 얻어지기 때문에 축사의 악취나 분뇨, 유통, 도축 등의 문제점이 전혀 없다. 특히 소비자가 원하는 부위를 집중 배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가축 사육 농가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료 공급자와 도축업자 등 연관 산업들은 모두 망하는 것인가? 가축 뿐만 아니라 닭이나 오리 등의 가금류, 나아가 참돔이나 바다가제 등의 수산물까지 나올것인가?
상상이 꼬리를 물었다.
필자의 상상과 달리 뉴스를 본 시청자들의 반응 댓글은 각양각색이었다.
/ 식량위기를 해결할 위대한 발견이다/ 암 덩어리 배양이다 /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축산산업 다 죽겠다/ 부자들은 건강한 쇠고기를 먹고, 가난한 사람은 배양육 먹는 시대가 된다/ 만든 사람이 먼저 먹고 10년 뒤부터 상용화하자/국회의원부터 먹게하자, 그럼 나도 먹겠다/ 등.
수 많은 댓글들이 공간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배양육 연구는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것이며 어떤 작용과 반작용을 가져올 것인가. 
이날 뉴스는 경북 의성군에 ‘경북세포배양산업 지원센터’가 본격 오픈했다는 보도의 일환이었다. 경상북도의 세포배양 산업에 대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상북도는 앞으로 일반 기업들이 세포배양산업에 뛰어들 경우 기술제공을 비롯해 산업화할 수 있도록 집중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뿐 아니다. 영남대는 지난해 10월 한국세포배양연구소와 공동으로 배양육 국제심포지엄을 개최, 관련 산업을 선도했다. 심포지엄에는 학계와 산업계, 정부, 지자체 등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해 열기를 반영했다. 
마치 먼 나라의 연구실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행보가 이웃 중국에 비해 초보 수준이라면 어떨까?
중국은 세계 최대 육류 소비국이다. 전 세계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절반이 중국에 있다. 그런 중국이 2021년 1월 ‘제14차 농촌과학기술발전 5계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육성할 미래식품 제조 기술로 식물성 계란, 재조합 단백질, 배양육을 꼽았다. 배양액 시대가 올 것을 예고했다. 이제 소나 돼지 사육 산업이 사라질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우리 지역 배양육 연구 실태는 어떠한가.
한심한 수준이다. 남들은 배양육 쇠고기로 저녁상 차림을 준비하는데 호남은 여전히 낡은 축사 안에서 소.돼지 키우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40년 한국의 육류소비 가운데 약 60%를 배양육이 차지할 것이고 진단한다. 광주전남 축산 정책이 늦어도 한참 늦다는 질타가 나오는 이유다.
족탈불급 (足脫不及)이다. 맨발로 뛰어도 따라가지 못할 형편이지만 이제라도 뛰어야 하지 않을까.

편집국장 백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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