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정 김성수, 팔순 앞둔 ‘붓 가는 대로’ 특별한 시서화전
목정 김성수, 팔순 앞둔 ‘붓 가는 대로’ 특별한 시서화전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4.28 18: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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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서화전으로 空手來 空手去 삶을 음미하며 자서전까지...

2일~6일 장성읍 황룡강변 허브공원, 9일~12일 장성문화원

요일별로 지인들 초대 식사...10일 11시 문화원서 기념식

 

경험할 것도 경험했고, 내려놓을 것도 다 내려놓았다. 이제는 홀가분하게 공수래공수거를 말해도 좋을 연륜에 이르렀다. 때문에 자신의 살아온 흔적을 드러내기에 망설일 필요도 없다. 다만 있는 그대로 봐달라는 주문뿐이다.

목정 김성수(79) 선생이 그동안의 삶의 흔적을 여과 없이 드러내 보이는 자서전 출간과 함께 좀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5월 2일부터 6일까지는 장성읍 황룡강변 (리버사이드 앞) 용다리건너 허브공원에서, 9일부터 12일까지는 장성문화원에서 자신의 세 번째 전시회를 연다. 나이 70이던 지난 2014년 첫 전시회를 열었고, 그 뒤 6년 만인 2020년 금혼식을 맞아 두 번째로 방하착(放下着:모든 것을 내려놓다)이라는 전시회를 열었으며, 이번에는 효심 많은 3남매가 앞장서 아버님의 8순을 앞두고 세 번째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다.

목정 김성수 시서화전 <붓 가는대로>라고 이름붙인 이번 전시회는 목정이 그동안 즐겨왔던 서화에 글을 붙여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작품 하나하나를 책으로 담아 자서전 형식으로 펴내 목정을 기억하는 모든 분들에게 증정할 계획이다.

목정은 9일 간의 전시기간 동안 자신과 친분과 인연을 맺어온 지인들을 그룹별로 점심 담소에 초대해 오붓한 회상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화요일(2일) 초등학교 친구들, 수요일은 계원·향우회원, 목요일은 주거지인 신촌마을 사람들, 금요일은 가족 친척들, 토요일은 광주전남의 친구들, 문화원에서 전시가 시작되는 화요일(9일)은 서울대 농대 동문들, 수요일은 서예동호인과 문화원·향교 동호인들, 목요일은 울산김씨 집안 관계자들, 금요일은 장성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모든 벗들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10일은 오전 11시 문화원 전시실에서 군수, 군의장, 예총 관계자 등을 모시는 공식 오픈식 날로 정했다.

“제가 무슨 특별한 예술가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단지 그것이 좋아서, 그냥 붓 가는대로, 생각이 가는대로 살았던 삶의 흔적을 보여드리고 싶을 뿐이죠. 8순을 앞두고 제가 즐겨했던 시서화전 형식을 빌려 인생 드라마를 정리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서화전의 의미를 방하착의 계기로 삼고 싶다는 설명이다. 목정은 한자가 주를 이루는 서화전이 현대인들에게 난해할 것 같아 모든 문장을 풀어 해석하고 그와 관련된 사연을 해설 식으로 담았다.

목정이 보여주는 시서화 실력은 보통을 뛰어넘는다. 전문가들로부터 혹독하게 배운 실력이기 때문이다. 서화는 20여 년 전부터 문화원에서 양정태 선생과 최영호 선생으로부터, 글은 칠십대 후반에 들어 수요일 문창반에 들어가 박형동 선생을 사사했다.

수준급의 시서화 작품 하나에 인연을 한 웅큼, 사연도 하나씩 담아 엮은 자서전도 눈을 즐겁게 한다. 옛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돌아가신 부모님과 옛날을 회상하는 글 모음부터 바로 엊그제 일까지 삶의 전반에 이르는 모든 사연을 묶어 ‘손자들한테 할아버지가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다’고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1부는 ‘붓 가는대로’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사군자를 배우며 기초를 수양하는 정심과정을 그림과 글로 담았고, 2부는 가화만사성이라는 주제로 수신제가를, 3부는 평천하를 일컫는 장락무극을, 4부는 마음을 내려놓고 원 없는 삶을 추구한다는 방하착, 5부는 홀가분하게 생의 여유를 음미하는 공수래공수거를 노래했다.

자서전 4부에 실린 서예작품 ‘방하착’을 설명하는 한편의 글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한편의 서사시처럼 느껴진다.

 

<원 없이 살리라>

세월 간다 탓하지 말고/미련스런 바람과/맺혀 지우지 못한 미움/그리고/부질없는 고뇌의 틀//모두 벗어 훌훌 털고/깨끗이 쓸어/바람에 날려 보내고//5월의 싱그러움마저도 행복이라 즐기며/남은 시간을/원(願 .怨 .圓)없이 살리라//

이 글은 마지막 문장처럼 더 이상 큰 바램도, 큰 원한도, 큰 돈도 바라지 않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비범한 목정의 삶을 엿보게 한다.

“어느덧 팔순입니다. 미흡한 모양새지만 좋은 추억으로 간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함께 행복하게 익어 가십시다”

목정이 나지막이 던지는 초대장이다. 이번 ‘붓 가는 대로’ 전시회는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간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백형모 기자

<목정 김성수의 지나온 길>

장성 월평초·서중·일고

서울대학교 농대 수의학과 졸업

장성군청 축산계 근무

장성라이온스클럽회장

장성군축협조합장

장성군문화원장

울산김씨 장성 종친회장

필암서원 도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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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2023-05-09 20:40:02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간다.
훌륭하신 선생님 항상 응원합니다.
건강하시고요,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