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일주일 앞인데...” 소상공인‘시름’
“설이 일주일 앞인데...” 소상공인‘시름’
  • 김지운 기자
  • 승인 2024.02.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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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에 지갑 닫는 소비자 … 모임도 자제
애호박 한 개에 3천 원 호가 … 채소류 물가 급상
1일 오후 6시 30분 장성농협하나로마트 본점. 설 대목을 앞두고 한참 붐비고 있을 시간임에도 매장은 한적하기만 하다.
1일 오후 6시 30분 장성농협하나로마트 본점. 설 대목을 앞두고 한참 붐비고 있을 시간임에도 매장은 한적하기만 하다.

설 대목을 일주일 앞두고도 침체된 지역경제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지역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장성투데이 취재진이 둘러 본 장성읍내 식당가에는 빈자리가 가득했고, 커피숍에도 손님이 거의 없었다.

식당 주인 A 씨는 “직장인들의 회식이 많은 시기인데 단체 모임 자체가 사라졌다. 코로나 때 못지않을 만큼 장사가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 후 곧잘 찾는 커피숍도 듬성 듬성 손님이 앉아 있을 뿐 휑했다.

명절이 가까울수록 바빠지는 택배 영업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장성읍에서 택배 영업소를 운영하는 B 소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택배 물량이 평상시 대비 15%정도 감소했다”고 했다. 또 “고물가 불경기 탓에 명절 선물 자체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지속되는 불황으로 불안감이 든다고 했다.

마트에서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람들로 붐비는 시간대인 1일 오후 6시. 장성농협하나로마트 본점 매장 안은 한산했다. 마트를 찾은 소비자는 100g 시금치 한 봉지를 들었다 놨다 여러 번 반복하다 그대로 진열대에 내려놓고 지나갔다. 시금치 가격이 불과 일주일 사이에 두 배로 올라서였다.

매장 직원은 “설 명절 준비로 바빠질 때지만, 역대 최고치로 과일과 채소류의 가격이 오르면서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장을 보던 한 소비자는 “물가는 오르는데, 가벼워진 지갑만큼 장바구니가 가벼워졌다”며 속상해했다.

이날 장성농협하나로마트본점에서 판매하는 채소류는 불과 일주일 사이 대부분 30~50% 정도 가격이 올랐다. 일부 품목에서는 2배가 넘게 오르기도 했다.

품목별로 시금치 100g 2,000원에서 4,000, 새송이버섯 400g 1,500원에서 2,500원, 느타리버섯 1,400원에서 1,700원, 무 한 개 1,500원에서 1,700원, 애호박 1,500에서 2,850원, 청양고추 100g이 1,200원에서 1,7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장성농협하나로마트본점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경기가 좋지 않다”며 “문제는 고물가 추세가 설 명절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많다”고 했다.

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소상공인의 1월 체감 경기지수(BSI)가 48.1로 전월보다 10.9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2월(37.5) 이후 23개월 만의 최처치다.

수치는 지난달 18∼22일 소상공인 2400개와 전통시장 13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다.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소상공인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는 최근 들어 더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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