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 포도가 익지를 않아요”
“고온에 포도가 익지를 않아요”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8.08.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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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속만 타들어가는 황룡면 포도농가
‘예년 절반도 어려워’ 출하기에 발만 동동
박연규 포도공선회 회장이 계속되는 고온에 알이 여물지 않은 캠벨포도를 보며 예년보다 훨씬 줄어든 포도 수확에 한숨짓고 있다.
박연규 포도공선회 회장이 계속되는 고온에 알이 여물지 않은 캠벨포도를 보며 예년보다 훨씬 줄어든 포도 수확에 한숨짓고 있다.

포도 주산지로 알려진 황룡면 캠벨포도 농민들의 속이 불볕더위에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7월부터 끝없이 이어진 불볕더위가 끝이 보이지 않는 데다 비가 내리지 않아 작황이 최저점을 맴돌고 있고 일손 부족으로 작업환경까지 어려워 3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장성군 황룡면은 30년 전부터 포도주산지로 자리 잡으면서 현재 25농가가 공선회(농산물공동선별출하조직)를 구성, 장성군 일대 캠벨얼리 포도 생산과 출하를 주도해왔다. 2013년만 해도 35농가가 4만여 평을 재배해왔으나 차츰 줄어드는 형편이다.
하지만 3~4년 전부터는 기온이 높아져 포도 농사에 지장을 주더니 올해는 더욱 악화돼 예년의 60~70% 수준의 수확량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포도는 낮 온도가 35도가 넘으면 성장이 멈춰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35도~39도까지 치솟는 열대 온도 때문에 포도가 제대로 열리지 않고, 열린 씨알도 색깔이 검은색으로 익지 않고 있다. 특히 밤 온도는 22~23도를 유지해야 포도 열매가 제 구실을 하게 되고 당도나 색깔이 나타나는데 요즘은 밤 온도가 27~29도가 훨씬 넘어가면서 검은색으로 익지 않고 아닌 갈색으로 남아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농가들이 야간에 급수나 통풍을 위해 작업을 계속하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때 포도 전국 출하 왕으로 이름 날렸던 박연규(연산농원 대표)씨는 “갈수록 포도농사가 힘들다. 올해 작년의 절반만큼이라도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늘이 이렇게 농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미 포도밭의 절반 이상을 다른 작목으로 전환했는데 마지막 탈출구를 찾아야 할 형편이다”고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포도의 경우, 상품이 좋을 때는 농협이나 공판장에서 물건을 잘 받아 주지만 이렇게 작황이 안 좋을 때는 농가들이 알아서 시장에 판매하거나 개인 주문을 통해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울상 짓고 있다.
박씨는 “상황이 이런데도 포도는 농가재해보험에서 제대로 보장 받을 수 없는 품목입니다. 올해 초 냉해를 입어 포도가 아예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열린 뒤에 손해를 입어 보상받는 다른 작물과 달리)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단서 조항이 있는 것이지요”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성태 농협경제지주 장성군연합사업단장은 “현재는 법적으로 어려운 실정입니다. 하지만 포도 농가들의 뜻을 강력히 전달해 제도적으로 보완하도록 할 것입니다.”라며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농민들은 군청이나 읍·면사무소 등에서 농가들의 어려움을 알고 상부상조하는 마음으로 농가들과 뜻을 같이 해 주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곽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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