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칼럼] 실용주의 정책에 대한 기대와 대통령 선출의 상관관계
[편집국칼럼] 실용주의 정책에 대한 기대와 대통령 선출의 상관관계
  • 강성정 편집국장
  • 승인 2025.06.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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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정 편집국장
강성정 편집국장

 실용주의(Pragmatism)는 실천이 핵심요지이다.

생각은 실천을 위한 수단에 불과해 그 가치는 실행 결과의 유용성으로 판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어원에서도 행동이나 실천을 의미하는 Practice의 그리스어 프라그마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돼 그 해결을 위한 가설이 검증을 통해 확인된다고 실용주의자들은 주장한다.

이같은 실천적인 과정을 거쳐서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는 예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논리이다.

실용주의가 형식적인 틀이나 원칙을 중요시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됐다.

다만 상대주의와의 차별성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사람마다 자신이 살아온 삶에 근거해 서로 다른 논리를 펼치는 것을 인정하는 실용주의는 일견 상대주의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용주의는 문제에 대한 결과와 그 결과가 가져오는 실용성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므로 상대주의와는 다르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정책이 요즘 화제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치인은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장했다.

상인의 최대 목표는 이익의 극대화이다. 따라서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사고(思考)는 국정 전반이 나라와 국민의 생활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맥락이다.

실용주의를 표창한 셈이다.

실제 역대 정권 중에서 김대중 정권 때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3.5%로 노무현 정부의 3.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김 전 대통령은 생산적 복지라는 개념을 통해 소외계층, 서민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이전의 경우 생산성이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일방적 개념에 머물렀던 복지 정책을 전환시켰다.

그동안 한국정치에서 실용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은 보통 중도실용주의를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중도실용주의를 주창한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명박 정부는 스스로 실용적 보수가 될 것임을 선언하면서 슬로건으로 중도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그 배경에는 박근혜 경선자와의 차별성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명박 정부가 실제로 중도실용주의적 정부였는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의 전형적인 보수주의, 신자유주의 노선이 두드러진 탓이다.

이후로는 온건 보수주의 성향을 가진 정치인들이 중도실용주의를 외치기도 하였다. 친이계의 수장이었던 이재오와 유승민, 안철수 전 의원들이 대표적이다.

돌이켜보면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는 구호에 그친 듯하다. 말하자면 국민들의 삶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시용에 불과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시 일반 샐러리맨에서 일약 현대건설 사장으로 취임한 입지전적인 경력으로 국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런데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 이명박은 BBK 물주라는 의심을 샀었다.

이명박 후보는 BBK 경영진과 금전적 접점이 많아서였다.

결국 특검 조사까지 추진됐었으나 무혐의로 종결됐다. BBK 사태로 5천명 이상의 피해자와 1천억 원대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래도 이명박 후보의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국민은 또 한 번 출마자의 가치관이나 철학을 간과(看過)한 후유증을 겪어야만 했다. 이후 다스 실소유자,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사건 등으로 그는 구속됐다.

실용주의가 추구하는 매력에 앞서 주창자의 신념은 중요하다.

진정성은 눈에 보이지 않고 확인하기 어렵지만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검증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평소에 보인 후보들의 태도와 언변 등등을 소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소수의 날카로운 지적이 다수의 착시를 이기지 못하더라도 유권자들의 검증하려는 자세는 권장돼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첫걸음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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