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불볕에 타 들어갑니다”
농심 “불볕에 타 들어갑니다”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8.08.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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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농작물 대부분 220㏊ 고사 진행
쥐꼬리 예산…관정·예방제 지원 시급
과수원의 사과가 폭염과 고온으로 겉면이 타들어가는 ‘일소현상’으로 뜨거운 햇빛에 데여 노랗게 변질돼있다.
과수원의 사과가 폭염과 고온으로 겉면이 타들어가는 ‘일소현상’으로 뜨거운 햇빛에 데여 노랗게 변질돼있다.

장성 농가들이 농작물을 강타하고 있는 이상기온으로 3중고를 겪고 있다. 올 초봄에는 냉해 피해가 농가를 덮치더니 여름엔 폭염과 가뭄으로 천재지변을 겪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추석 대목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과와 단감 등 과수농가들은 과일에 단맛이 들어야 할 시기인데도 폭염이 계속되면서 결실이 이뤄지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0일 장성군에 따르면 모두 220㏊에 달하는 농지에서 과수가 빨갛게 타들어가거나 밭작물이 시들어가는 일소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작물 재배면적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과수는 사과가 14㏊, 단감 35㏊, 포도 22㏊, 아로니아 13㏊ 등 84㏊가 일소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밭작물은 고추 62㏊를 비롯, 콩 35㏊, 고구마 29㏊, 인삼 5㏊ 등 모두 136㏊에서 잎이 시들거나 알이 여물지 않는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농가들은 이런 수치는 형식적일 뿐, 나타나지 않거나 잘못 집계된 수치를 종합한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만 (주)장성엔사과 대표는 “모든 작물이 거의 포기 상태 수준이다. 농사를 하늘에 맡기고 있다. 행정기관에서 15% 내외의 면적에서 피해를 예측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30~40% 이상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까지는 그나마 견딜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부터 사과와 단감 등이 단맛이 들어야 할 시기인데 워낙 고온에 시달리고 있어 과일 맛이 나지 않고 있다. 이럴 경우 과일이 상품성이 없어 열린 과일을 모두 폐기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고 걱정을 털어놨다.

이 같은 현실에 따라 장성군은 폭염대비 상황실을 운영하며 현장 기술지도를 하고 밭작물 스프링클러 가동 1,584대, 양수기 99대, 대형관정 130공을 설치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농가들의 요구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가뭄피해가 이렇게 극심한데도 2018년 가뭄피해 대책비로 관정 지원 2억 7,800만원, 양수장 정비에 5,900만원, 축산농가 폭염피해 예방지원에 1억 9,400만원, 꿀벌농가 스트레스 완화제 지원에 2,500만원 등 고작 5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장성군의 주산물인 사과와 단감, 포도 농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연재해라고 하지만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통해 스프링클러 설치와 급수지원, 양수기 지원, 관정 지원 등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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