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육특집-“문불여장성, 교육청이 미래를 책임진다”
인터뷰/ 교육특집-“문불여장성, 교육청이 미래를 책임진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8.09.04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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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에서 펼치는 교육관'…힘들지만 후학에 대한 자부심 뿌듯
김상윤교육장
김상윤교육장

“장성은 정말 역사의 뿌리가 깊은 곳입니다. 저의 고향이라서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많은 인물과 문장, 유물유적의 현장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역사의 대물림을 교육이 슬기롭게 이끌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1주년을 맞는 김상윤 장성교육장(58)의 교육관은 ‘열정’ 그 자체였다.

장성군 황룡면 월평리가 고향인 김 교육장은 월평초등학교와 장성중, 금호고를 졸업하교 교육계에 몸담은 지 30년. 교육자로서 여러 학교에 재직하다 끝자락에 가장 꿈에 그리던 고향의 교육장을 맡게 됐다. 그동안 전남교육청 장학관을 비롯 해남고 교감, 하의고 교장을 역임하면서 느끼고 배운 교육적 소신을 고향에서 펼쳐 보일 의욕이 넘친다.

“교육자로서는 고향에서 후학들을 지도할 수 있다는 게 무한한 영광이지요. 개인적으로도 참 느낌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가르침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성중학교에 다닐 때 바로 황룡 장터를 지나 이곳까지 교육청 앞길을 지나며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 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회갑의 나이를 앞두고 있다는 김 교육장은 고향 애정이 남다르다.

지금은 부모님이 작고하셔서 찾아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더 진하기 때문일까? 어릴 적 흔적이 서린 곳이기에 걷는 길 하나, 바라보는 산골짜기 하나에 애착이 깊은 사람이다.

그래서 학생들을 바라볼 때마다 ‘이 아이들이 얼마 뒤에 우리 장성의 주인공이 될 텐데’라는 사명감이 앞선다.

고향이기에 걸림돌도 있었다. 속내를 훤히 알 수 있는 친구들과 선후배, 친지들이 많아 언행에 조심할 수밖에 없다. 고위 공직자의 말 한마디에 지역에 파문이 이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때문에 점심 먹을 식당까지도 이곳저곳 안배하며 다녀야 할 정도다.

김 교육장에게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은 일종의 과업이었다.

독서토론열차
독서토론열차

교육자로서 지상과제로 삼아 실천해야 할 어젠다를 조상들이 계율로 남겨준 것과 같다.

조상들이 남겨준 화려한 명성에 걸맞게 여러 곳에 서원과 향교 문화가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자원이다.

이제는 이것들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하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그래서 김 교육장이 주창한 것이 인성교육을 겸한 선비 정신 계승과 자긍심 교육이었다. 이 교육관에는 배우는 학생과 가르치는 스승이 함께 행복한 교육이라는 자리 잡고 있다.

김 교육장은 선비교육을 위한 과정으로 장성 관내 학교에 무지개학교라는 것을 설정했다. 2014년부터 4년 동안 전남교육청과 장성군에서 각각 2억 원씩 지원받아 미래교육을 지원해왔는데 올해 2년간 재지정 받아 그 여세를 몰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장성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독서토론열차 학교다.

학생들에게 1박 2일의 일정으로 장성역에서 용산역까지 열차를 타고 밤새 독서를 하며, 읽은 내용을 토론도하고 독서 골든벨을 진행하며 기분 좋은 독서와의 추억을 남기고 있다. 얼마 전 TV에서 소개된 적 있는 시베리아 독서토론열차의 축소판인 셈이다.

그렇다면 인성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가.

김 교육장은 장성교육청을 인성교육 지원청으로 선정받아 ‘너·나·우리’가 함께하는 장성선비정신 이음·키움·나눔 인성교육장으로 탈바꿈하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성 나눔 활동으로 군청과 우체국, 교육청이 MOU를 맺어 초중고 학생 232명이 관내 거주하는 독고노인과 1대1 편지쓰기를 실시 효의 기본을 실천하고 있다.

또 지난봄에는 향교에서 선비정신 체험의 장을 열어 학생들이 도포를 입고 갓을 쓰며 댓님을 매는 전통 의례를 실천해보고 전통교육을 체험을 실시, 큰 관심을 모았다.

김 교육장은 요즘 교권이 너무 형편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자신의 학창 시절처럼 선생님의 말씀이면 꼼짝도 못하던 환경을 바라는게 아니다.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스승의 권위마저 땅에 떨어져 있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은 학생이지만 그들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교육이다.

“지금은 어떤 형태로든 체벌이 용서되지 않는 시대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체벌이 있었으나 지금은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교육이 제대로 될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김 교육장은 교육이 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교육계를 믿어주고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이어갈 때 비로소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학부모들이 ‘내 아이만 소중하다. 내 아이가 우선이다’라는 생각을 버릴 때 교육은 시작된다고 믿고 있다.

행복체험 인성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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