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처명이라-아내의 처분을 기다려야
진인사대처명이라-아내의 처분을 기다려야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8.10.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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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면장하제(27)

이번 추석을 보내면서 명절 풍경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어렵기만 했던 시부모님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던 며느리는 이제 당당히 허리를 곧추세우고 호령하는 시대가 왔으니 말이다.
명절 연휴에 세태를 반영하는 고사성어가 눈길을 끈다. 다름 아닌 처(妻)를 두고 만들어진 말이다.
이번 명절에 등장한 고사성어는 진인사대처명(盡人事待妻命)이란 말이다. ‘사람이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대천명의 고사성어에서 天을 妻로 바꾼 것이다.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 하고 아내의 처분을 기다려라’는 의미심장한 용어로 변신했다.
또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지성감천(至誠感天)이란 말에서도 천을 처로 바꿔 ‘정성이 지극하면 아내도 감동한다’는 지성감처(至誠感妻)로 훌륭하게 변신했다.
‘하늘 아래 온 세상이 평화롭다’는 천하태평(天下泰平)이란 말에서 ‘아내 밑에 있으면 온 세상이 평화롭다’는 처하태평(妻下泰平)이란 말은 압권이다.
하늘 천이 모두 아내 처로 변신했다.
웃음을 주는 유행성 고사성어이지만 함축된 의미가 크다. ‘나이가 들수록 아내에게 헌신해야 살아남는다’는 남편들의 생존전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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