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도 입립신고(粒粒辛苦)라
황금들녘도 입립신고(粒粒辛苦)라
  • 장성투데이
  • 승인 2018.10.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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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면장하제(28)

온 누리에 황금물결이다. 진정한 가을빛이다. 풍요로움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곳에 배어있는 낟알 하나하나의 고충은 그것을 애써 키우고 가꾼 농부들 아니고는 알기 어렵다.

입립신고(粒粒辛苦)란 고사성어가 있다. 낟알 립, 매울 신, 괴로울 고자이다. 가을 곡식 한알 한알이 모두 쓰디쓴 고생덩어리란 말이다. 비유해서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무지 고생했다는 말로도 쓰인다.

낟알을 뜻하는 이 립(粒)이란 한자를 살펴보면 쌀 미(米) 자가 들어있다. 그런데 미 자를 파자(破字)하면 八十八이 된다. 이 쌀 미의 뜻은 농사를 지어 쌀이 만들어 지기까지 여든여덟가지의 작업이 따르는 일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글자라고 한다. 쌀 한톨에 농부들의 땀이 배어있는 정성의 결정체라는 말이다.

그것뿐이라면 그래도 다행이다. 관리들의 착취와 수탈은 물론이고 가뭄이나 한해가 들면 굶어 죽기를 각오하기도 했다. 그래서 당나라의 이신이라는 시인은 이렇게 읊었다.

“김매는데 한 낮 다가고, 땀방울이 곡식 아래 떨어지네. 밥그릇에 밥알 알알이 모두 괴로움임을 누가 알리오”

황금들녘이지만 낭만적으로 감상에 그칠 일만은 아니다. 쌀이 의식주 가운데 최고 가치였고 재산의 척도였던 것이 불과 30년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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