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공원이 아프다" 역사 간직한 채 '방치'
"성산공원이 아프다" 역사 간직한 채 '방치'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6.10 14:1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찾는이 없는데다 수년째 관리부실...잡초만 무성
국유지라 관리주체 모호, 군. 정부 간 서로 떠넘기기
성산공원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찬는이의 발길이 끊기고 관리가 소홀해 잡초만 무성하다. 체육시설물은 낡고 쓰레기통엔 언제 누가 버렸는지 모를 쓰레기만 나뒹굴고 있다. 일제 강점기 성산공원에서는 일왕에게 충성을 선언하던 제단으로 사용된 건축물 중 일부가 쓰러진 채 방치되고 있다(우)
성산공원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찾는이의 발길이 끊기고 관리가 소홀해 잡초만 무성하다. 체육시설물은 낡고 쓰레기통엔 언제 누가 버렸는지 모를 쓰레기만 나뒹굴고 있다. 일제 강점기 성산공원에서는 일왕에게 충성을 선언하던 제단이 있었다. 당시 제단으로 사용된 건축물 중 일부가 쓰러진 채 방치되고 있다(우)

“오백년 도읍지를...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불과 100년 전 만해도 장성의 도읍지 역할을 했던 곳. 장성의 역사와 숨결이 서려있으나 일제강점기 일왕의 신사를 모시며 참배했던 곳으로 황군으로 전쟁터에 끌려 나가던 장성지역 청년들이 일왕이 하사한 술잔을 받아마시던 곳. 바로 성산공원이다.

언제부턴가 이곳 성산공원이 부실한 공원관리와 지역민들의 외면 등으로 수년간 방치되고 있다. 장성군은 일 년이면 두 차례 정도 공원 일대 산책로 주변 잡초제거 작업과 잡목 등을 정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 달에 두 번도 모자랄 판에 일 년에 두 차례뿐인 예초작업으로는 이미 나있는 길마저 덮어버릴 판이다.

장성군은 지난 4월에 이미 한차례 나서 예초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취재진이 찾은 지난 5일 성산공원은 도무지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수풀만 무성했다.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성산공원은 2019년 6월 현재 녹슨 운동기구와 흉측하게 낡아버린 벤치와 언제 버렸는지 모를 쓰레기 등이 뒤엉킨 채 잡초만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장성에서 나고 자란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기억 속 성산공원은 초등학교 소풍코스이자 인근지역 아이들에겐 방과 후 놀이터였다. 철마다 예쁜 꽃들이 자라고 언덕을 오르내리기에 적당했던 아련한 추억의 장소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성산공원을 찾는 발길이 잦아들기 시작하고 장성군도 지역민도 외면한 사이 성산공원은 우리들 기억속에서도 저만큼 멀어지기 시작했다.

장성군 장성읍 수산리 1번지. 도로명은 장성읍 전고개로 19번지인 성산공원은 현재 국유지로 기획재정부 소속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를 맡고 있다. 그래서인지 장성군은 이곳 부지에 대한 관리의 책임이 없다고 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역시 이곳 부지를 굳이 개발하거나 관리할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는 사이 성산공원은 버려진 야산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성산지역발전협의회 추희곤 회장과 성산번영회 강석구 회장은 “수 년 전부터 성산공원 정비계획에 나서려 했으나 그 때마다 번번이 무산돼 왔다. 지역민의 추억이 어린 장소이지만 노인들은 이제 계단을 오르기가 불편해 발길이 끊긴 사이 공원은 더욱 황폐화 돼 가고만 있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공영갑 전 문화원장은 “성산공원은 언젠가부터 인근에 흩어져 있던 군수며 부사 등의 공적비와 연대와 가치를 모를 추모비 열녀비, 또는 탐관오리 등이 세운 비 등 조사와 연구가 필요한 역사적 비석 등이 모이고 쌓인 곳이라 하루속히 성산공원을 재정비해 가치 있는 향토자료를 보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곳 성산공원이 어떠한 모습으로 어떻게 변해야 할지는 그 누구도 뾰족한 대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장성군은 성산공원 내 설치된 체육시설물 등은 적법치 않게 설치됐기에 이들 시설물들은 올해 안으로 철거하고 대신 그 자리에 꽃과 나무 등을 식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곳의 실소유주인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이곳 부지가 국가의 소유이긴 하지만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상호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아니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성산고향인 2019-06-14 09:32:24
역시 아래댓글 올리신분 내마음을 달래주신 군민감사드립니다? 성산공원. 조경.화장실 충혼탑 앞무궁화 나무이식 급경사 계단정비사업 유두석 군수님 원님골을 재정비해주시길 간청드립니다

군민 2019-06-11 09:31:15
새것도 좋지만, 옛것을 잘 보존하고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역사와 전통이 있고, 장성호와 드넓은 토끼뜰이 있는 성산지역은 장성의 숨은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