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 청운건널목의 애환 . . .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사 설 // 청운건널목의 애환 . . .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 장성투데이
  • 승인 2019.09.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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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장성 사람이라면 누구나 몇 번쯤은 청운건널목, 즉 지금은 사람만 다니는 청운지하도에 대한 추억이 남아있다. 그런 추억이 없다면 아마도 정성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0년대에는 열차가 지나갈 때 많은 사람을 제지하기 위해 초소에서 나온 아저씨가 수신호로 차단하며 막아 나섰고, 나중에는 자동으로 딸랑딸랑 소리를 울려주는 ‘우선 멈춤’ 신호를 지켜야만 했다. 아무리 급해도 거대한 공룡처럼 지나가는 열차에는 어찌 할 수 없이 모든 행동을 양보해야 했다. 또 장성역에서 서울행을 알리는 긴 기적 소리를 내면 멀리서도 화들짝 놀라며 잽싸게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중심 시가지인 장성군청 방향에서 청운건널목을 건너 풍요로운 들판을 지나고 서삼교(꽃다리)를 통과해 황룡강을 너머 기산리로 통하는 길목은 곳곳마다 추억의 산실이었다.

그러다가 1975년 6월 14일 이곳에서 버스가 일단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진입, 열차와 충돌하면서 12명이 사망하고 69명이 부상당하는 최대의 철도사고를 일으킨다. 들끓은 지역 여론 때문에 건널목이 폐지되고 임시방편으로 지하도로를 만들어 차 1대가 겨우 다닐 정도로 활용됐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는 물론, 경운기도 다니고 차량도 경적을 울리며 간신히 통과했었다.

그러다가 사고가 잦고 위험성이 높아 2006년부터는 커다란 막힘돌을 한가운데 앉혀놓아 차량진입을 봉쇄, 무의미한 쪽문 구실로 전락했다.

차가 다니지 못하는 도로는 이미 도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성의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대동맥이었던 청운지하도를 납땜하듯 임시로 묶어 놓아 불편함을 참고 산지도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이 일대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기찻길 옆 오막살이’ 노래처럼 발전 가능성을 잃고 낙후 속에서 묵묵히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 장성의 미래 지도를 그리는데 이 도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장성이 발전을 멈추고 ‘아 옛날이여!’를 노래하고 산다면 모르지만 미래의 풍요를 바란다면 청운지하차도를 뚫어 ‘장성읍 대동맥’ 구실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현재의 장성읍 권역과 중보뜰, 기산리, 서삼면으로 통하는 발전축이 가능해 진다.

사람도 혈류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면 건강할 수 없다. 그래서 수술을 하고 처방약을 먹는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심 관통로가 막혀있는 상황에서 도시가 제 기능을 하고 발전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여기에 편성된 군 예산이 의회에서 완전히 삭감됐다.

어찌하란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장성군의회의 넓은 안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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