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와룡리 싱크홀 원인은 무엇입니까?
"그래서 와룡리 싱크홀 원인은 무엇입니까?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09.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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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간 끌어 온 민관사협, 주민 불신만 남기고 해체
연구원 ‘직접적인 연관성 찾을 수 없으나 개연성’

 

“아 그러니까 와룡리 싱크홀이 고려시멘트와 연관이 있다는 겁니까? 없다는 겁니까?”

횟수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진행돼온 황룡면 와룡리 농경지 지반침하 관련 지질조사 용역조사 보고회가 27일 황룡면사무소에서 열렸다.

이날 보고회에서 민·관·사 위원으로 참여한 조복래 전 장성군의회 의장은 용역조사 결과를 발표한 양형식 교수(전남대 에너지자원공학과)에게 따지듯 물었다.

민·관·사 위원들을 비롯, 김한종, 유성수 도의원과 임동섭 장성군의회 부의장, 황룡면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보고회에서 용역을 책임졌던 양형식 전남대 해외자원개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광산의 원근이나 상하류 관계없이 11개 구멍 전부에서 공동이 발달했는데 이들 공동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 교수는 ‘와룡리 주변 석회암 지하수면 변동으로 인한 붕괴가 함몰을 초래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광산개발 이전에 와룡리에서 함몰 발생기록이 없어 광산개발로 인한 지하수면 변동의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봤다.

양 교수는 또 대규모 순간 함몰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최근 발생한 사례와 유사한 함몰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봤다. 동공의 크기는 수 십 미터에 달할 수도 있다고 봤다.

양 교수는 비록 광산의 가동으로 지하수위가 하강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개연성은 예상되므로 광산 측은 함몰을 예방키 위해 다각적인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사견임을 전제로 지역민들의 인명사고를 대비해 광산용지로 사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양 교수의 이 같은 발표회가 끝나자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와룡리 주민 김 아무개 씨는 “고려시멘트가 들어서기 전 아무런 이상이 없던 마을인데 고려시멘트가 들어선 이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을 인정하면서도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니 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유성수 전남도의원 역시 “환자가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처방하기를 아픈 곳은 있는데 원인과 병명은 가르쳐 주지 않은 채 병이 악화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만하는 꼴”이라며 용역조사 결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참석한 민 측 주민들은 모두 이번 결과에 대한 격앙된 반응을 보인 가운데 고려시멘트 측 역시 시원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아쉬웠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위원장을 맡은 박종호 장성군민원봉사과장은 “이로써 민관사 협의회는 공식적으로 해체 됐다”면서도 이날 나온 결과를 토대로 고려시멘트와 주민들 간 회의를 통해 의견조율은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와룡리 일대 주민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 주민들은 보다 광범위하고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용역보고회를 끝으로 민·과·사협의회는 공식해체 됐으나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주민들의 불신만 안겨줬다는 지적이다. /최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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