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과 세월호 등 책임, 종신형도
“4월 차디찬 진도 앞바다에 잠겨 추위에 떨며 죽어갔을 어린 영혼들을 생각하면 24년은 오히려 짧은 거 아닌가요?”
법원이 전직대통령에 대한 판결을 생중계 하는 사상 초유의 결정에 따라 6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에 지역민들의 한결 같은 반응은 ‘형량이 오히려 가볍다’였다. 이날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 1·2위를 다툰 단어는 ‘박근혜’와 ‘박근혜 생중계’였다. 그만큼 전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뜨거운 이슈거리였다.
오후 2시10분부터 시작된 이날 판결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등으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다.
지역에서도 이날 방송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장성투데이가 장성터미널에서 만난 지역민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집이 장흥이라는 강 아무개 씨(24)는 장흥에서 잠시 장성에 일보러 들렀다가 버스를 기다리는 중 텔레비전 모니터를 보다 24년 벌금에 180억 원의 벌금형 선고를 보고 4년 전 세월호 사건을 떠올렸다며 “벌금도 벌금이지만, 형량은 적은 것 같아 너무 슬프다”며 “지금도 그때 애통하게 목숨을 잃은 학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저려온다. 그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더욱 엄한 처벌을 내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강 씨는 이어 “살인사건을 저지른 죄수도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하기도 하는데 살릴 수도 있었던 300여명에 달하는 귀한 목숨을 앗아간 책임자를 겨우 24년형만 살게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최소 무기징역 정도는 받았어야 옳다”며 분개했다.
또 그 옆에서 생중계를 시청하던 북하면 신성리 김 아무개 씨(50세)는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을 유린하며 나라를 이렇게 피폐하게 만든 장본인에게 선고된 형량치고는 너무 적은 것 아니냐. 종신형을 선고해야 옳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군내버스를 운전하는 장성읍 남기봉 씨(60) 역시 “벌금이 너무 적고 형량도 너무 적다”며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써 임무를 다 하지 못한 것으로 최순실보다 더 죄질이 나쁘다고 생각해 형량은 최순실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말해 박근혜 국정농단에 대한 지역민의 분노를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