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각하면 24년도 짧아요”
“세월호 생각하면 24년도 짧아요”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8.04.07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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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1심 판결 생중계 지역민 반응
국정농단과 세월호 등 책임, 종신형도
지난 6일 장성터미널에 설치된 텔레비전을 통해 박근혜 1심 재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는 지역민들
지난 6일 장성터미널에 설치된 텔레비전을 통해 박근혜 1심 재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는 지역민들

“4월 차디찬 진도 앞바다에 잠겨 추위에 떨며 죽어갔을 어린 영혼들을 생각하면 24년은 오히려 짧은 거 아닌가요?”

법원이 전직대통령에 대한 판결을 생중계 하는 사상 초유의 결정에 따라 6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에 지역민들의 한결 같은 반응은 ‘형량이 오히려 가볍다’였다. 이날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 1·2위를 다툰 단어는 ‘박근혜’와 ‘박근혜 생중계’였다. 그만큼 전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뜨거운 이슈거리였다.

오후 2시10분부터 시작된 이날 판결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등으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다.

지역에서도 이날 방송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장성투데이가 장성터미널에서 만난 지역민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집이 장흥이라는 강 아무개 씨(24)는 장흥에서 잠시 장성에 일보러 들렀다가 버스를 기다리는 중 텔레비전 모니터를 보다 24년 벌금에 180억 원의 벌금형 선고를 보고 4년 전 세월호 사건을 떠올렸다며 “벌금도 벌금이지만, 형량은 적은 것 같아 너무 슬프다”며 “지금도 그때 애통하게 목숨을 잃은 학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저려온다. 그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더욱 엄한 처벌을 내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강 씨는 이어 “살인사건을 저지른 죄수도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하기도 하는데 살릴 수도 있었던 300여명에 달하는 귀한 목숨을 앗아간 책임자를 겨우 24년형만 살게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최소 무기징역 정도는 받았어야 옳다”며 분개했다.

또 그 옆에서 생중계를 시청하던 북하면 신성리 김 아무개 씨(50세)는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을 유린하며 나라를 이렇게 피폐하게 만든 장본인에게 선고된 형량치고는 너무 적은 것 아니냐. 종신형을 선고해야 옳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군내버스를 운전하는 장성읍 남기봉 씨(60) 역시 “벌금이 너무 적고 형량도 너무 적다”며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써 임무를 다 하지 못한 것으로 최순실보다 더 죄질이 나쁘다고 생각해 형량은 최순실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말해 박근혜 국정농단에 대한 지역민의 분노를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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