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2개월 장성사랑상품권…실효성 거두려면?
시행 2개월 장성사랑상품권…실효성 거두려면?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9.10.28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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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0만원 한도 채운 가맹점 단 한곳…상품권 깡 없었다!
최대 수혜자는 지역 마트 ‘문제는 일부 가맹점 쏠림현상’

 

 

장성사랑상품권이 발행, 사용된 지 두 달이 지나고 있다. 상품권 발행 기념으로 지난 20일 까지 이어오던 10% 특별 할인행사도 노란꽃잔치와 함께 종료됐다.
장성군은 당초 목표로 삼았던  1,100여개 업소(관내 업소의 70% 수준)에 대한 가맹점 가입을 달성했으며 노란꽃잔치 흥행 덕으로 10월 21일 현재, 25만장을 발행해 23만여 장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18억 6천여만 원이다.
장성군이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이 사업이 일단 성공한 셈이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장성군이 당초 상품권 발행 취지였던 ‘지역 내 소상공인들과 골목상권 활성화’에 부합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장성사랑상품권, 무엇이 문제이고 골목상인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골목상권 살리는 ‘고른 수혜’ 필요

정부는 지난해 12월,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 중 첫 번째 정책으로 오는 2022년까지 지역사랑상품권을 4년간 총 8조원 규모로 발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해 발행량은 2조원 규모다. 정부는 올해 1월 지자체 수요조사 결과(1조9000억 원)를 토대로 발행량을 정했다. 지난해 3,714억 원을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이 증가한 수치다.
지역사랑상품권을 2조원 발행하려면 정부가 4%인 800억 원을 지원하고, 광역단체가 2%, 기초단체가 2% 등 지방정부가 4%인 800억 원을 분담하도록 돼있다.

장성군 역시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지역 유동자금 유출 억제를 통해 상권보호와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며 총 20억 원 판매를 목표로 지난달 5일 장성사랑상품권을 발행했다.
군은 장성사랑상품권을 출시하면서 할인 등의 혜택을 악용하는 사례 등을 예방하기 위해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상품권 상한액을 월 50만 원으로 제한하고 이 상품권으로는 환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군은 또 상품권 사용을 장성군 관내 업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가맹점 계약을 체결해 수익의 역외 유출을 차단했다.
가맹점은 월간 환전금액을 500만 원 까지로 제한했다. 차익을 노려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환전 부당이익 없었다

다행히 아직까지 부당이득에 대한 부작용의 목소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0월 21일 현재 판매 상품권 대비 환전 비율은 41.4%로 대규모 ‘상품권 깡’(할인판매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 등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장성군 일자리경제과 관계자에 따르면 가맹점 중 한 달 500만 원까지로 제한된 환전액을 다 채워 500만 원의 상품권을 가져와 환전해 간 가맹점은 단 한곳에 불과해 ‘상품권 깡’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노란꽃축제가 끝난 13일에 이어 20일까지 연장해 황룡강변에 부스를 차린 업체들이 환전한 장성사랑상품권의 사용실태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25일 장성군 축제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축제에 참가한 20여개 부스에서 24일까지 장성사랑상품권을 환전한 금액은 5천 5백만 원에 불과했다.
이 중 가장 많이 환전한 업체는 900여 만 원이었고 가장 적게 신고한 업소는 19만 원이었다. 축제 기간 중 이들 업체의 매출액 규모를 환산하면 이 기간 부당 ‘상품권 깡’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문제는 가맹점 사용 ‘쏠림현상’

더 큰 문제는 장성사랑상품권이 지역 내 잘나가는 상점에만 혜택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잘 나가는 일부 상점과 마트에 상품권 사용이 편중돼 있다는 통계다.
상품권의 사용빈도를 살펴보면 지역 내 대형 마트와 슈퍼에서의 사용빈도가 월등히 높아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하기보다는 지역경제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가중 시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21일 현재 환전된 상품권은 판매된 상품권의 41.4%인데 이 중 많은 액수를 환전해 간 가맹점을 살펴보면 읍 소재 중대형 마트와 슈퍼 등 평상시에도 매출액이 많은 곳이 차지했다. 지역 내 영세 상인들도 고르게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보다 광범위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작은 점포들의 가맹점 가입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장성군일자리 경제과 김수정 계장은 “장성사랑상품권이 빠른 시기에 정착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지역골목상권에 얼마나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 지는 시간을 두고 면밀히 연구검토한 뒤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계장은 “당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인회의 적극적인 활동과 유기적 협조로 보다 많은 지역민이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상인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상품권이 화폐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가지려면 지역에서도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상품권을 받은 가맹점주의 입장에서는 신속한 환전이 보다 이익이기 때문에 바로 환전하려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품권 자체의 태생적 문제이기도 하다.

상인들에게도 인센티브를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김 계장은 “향후 포인트 적립과 종이상품권이 아닌 카드상품권 등 여러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군민들이 대용화폐로 인식해 모두가 손쉽게 이용해 줄 때 상품권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식품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상인은 상품권을 구입한 소비자에게만 6% 전액할인 을 적용해 줄 것이 아니라 상품권을 받는 가맹점 주에게도 환전시 일정비율의 할증을 적용해 준다면 상인들이 상품권 유통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현웅 기자

 

장성군은 올해 노란꽃축제장에서 할인 혜택까지 제공하며 상품권 사용을 권장, 지역 상가에 혜택을 주어 성공을 거뒀다.(사진은 2019노란꽃잔치에서 인기를 모았던 옐로우마켓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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