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에 맘대로 화단 설치 '말도 안돼'
가로수길에 맘대로 화단 설치 '말도 안돼'
  • 장성투데이
  • 승인 2020.04.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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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면 조성사업에 국토관리청 호통에 ‘원상회복’
수백만원 헛돈...토사작업에 산불요원 투입 ‘말썽’
진원면 고산서원 입구의 가로수길에 화단 조성용 토사가 듬뿍 쌓여있다. 하지만 ‘문제 있는 사업’이라는 도로관리기관의 질책에 토사를 다시 걷어내야 하는 진통을 겪고 있다.
진원면 고산서원 입구의 가로수길에 화단 조성용 토사가 듬뿍 쌓여있다. 하지만 ‘문제 있는 사업’이라는 도로관리기관의 질책에 토사를 다시 걷어내야 하는 진통을 겪고 있다.

장성군 진원면이 사업 타당성 검토 없이 제멋대로 도로 위에다 토사를 쌓고 화단을 조성하려다 상부기관의 질책을 받고 원상 복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진원면은 면사무소에서 나노산단으로 통하는 구간인 고산마을 입구에서부터 학정봉에 이르는 노서로 벚꽃 가로수길 약 1km구간에 꽃을 심는 화단을 조성하기로하고 지난주부터 특별한 시설이나 구조물 없이 마사토를 가로변에 20cm~30cm 높이로 부리며 쌓기 시작했다.

이 공사에는 덤프트럭 수십 대 분량의 마사토가 소요되고 수백만 원의 면 자체 예산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주 우연히 이곳을 지나던 익산국토관리청 간부가 가로수길 무단 사용 현장을 발견하고 공사 담당자인 면장과 산업 계장을 익산으로 불러 경위를 확인한 뒤 공사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원상 회복을 요구했다.

이 간부는 ‘공사 현장이 왕복 2차선으로 노폭이 좁은데다 특별한 구조물 없이 화단을 만들 경우 토사가 흘러내려 도로 통행에 큰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경고에 따라 진원면은 부랴부랴 원상회복 조치에 나섰다.

진원면은 그동안 쌓아놓은 마사토를 한쪽 도로 밖으로 밀어 내고 언덕에 쌓아 처리하고 있으나 토사량이 워낙 많아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토사를 하차할 때와 원상회복을 위해 재처리하면서 산불예방에 투입돼야할 산불방지요원들을 동원한 것.

산불요원은 대부분 그 지역에 거주하는 나이 드신분들이 맡고 있어 토사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지난 9일 오후 고산로 가로변에는 장성군이 지급한 붉은 조끼를 입은 산불요원들 3~4명이 마사토 처리 공사를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 산불 특별강조기간이라서 산불감시에 몰두해야할 인력을 도로 치우기에 동원한 셈이다.

더구나 비탈진 한쪽 언덕의 도로는 토사를 부분적으로 쓸어 내려 채울 공간이 있지만 다른 한쪽은 수로에 직결돼 있어 영농철을 앞두고 수로가 막힐 우려가 있어 토사를 다시 걷어내야 하는 실정이다.

주민들을 위해 조성하려던 화단만들기가 사업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착수하면서 지역망신만 당하고 이중 예산을 잡아먹고 있는 셈이다.

인근 주민들은 “행정기관이 사업을 하려면 제대로 알아보고 해야지 ‘이랬다저랬다’ 망신만 당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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