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하면 갈마마을 주민, 마을회관 수해…‘매일 한뎃잠’
북하면 갈마마을 주민, 마을회관 수해…‘매일 한뎃잠’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0.08.3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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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째 잘 곳이 없어요” 집 잃은 수재민들
주민 “피해 주민 마음 헤아릴 수 있어야 진짜 ‘봉사’”
북하면 갈마마을 주민들이 수해를 당한 지 3주 째가 되도록 이곳 저곳을 이동하면서 잠자리를 이어가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계속되고 있다. 가구를 쌓아놓고 정리를 못하고 있는 주민(사진 위)과 침수된 뒤 아직도 복구 손길이 요원한 안방.

기록적인 폭우로 관내 농가들의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수해 피해 가구들은 폭우 3주가 지난 8월 말까지도 피해의 그림자에서 신음하며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일이 지남에 따라 복구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피해주민들은 밤이면 누울 자리가 없어 한뎃잠을 자야 하는 등 아직까지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다행히 강한 비바람을 예고했던 태풍 ‘바비’가 장성지역엔 큰 피해를 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번 호우로 38억여 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북하면 피해주민들도 아직 채 끝나지 않은 복구를 하느라 폭염에 여념이 없다. 북하면 대흥리 갈마마을도 그중 한 마을이다.

갈마마을은 지난 1989년 대홍수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마을회관을 포함 비닐하우스와 9가구가 물에 잠기고 침수되는 등 커다란 피해를 봤다.

침수된 집안의 벽지며 장판을 모두 걷어내고 날마다 햇볕에 말리고 있지만 이미 물에 젖어버린 가재도구들은 쓸모없게 됐다.

무엇보다 이들 주민은 당장 잠들곳이 없어 막막하다고.

이번 수해로 피해를 입은 한 주민은 “밥이야 간신히 쪼그리고 앉아 해먹을 수 있다지만 매일 밤 잘곳이 없어 남의 집 신세를 져야 하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낮이면 마을 앞 정자에 가재도구를 퍼 놓고 말릴 수 있지만 밤이면 정말 참담하고 막막하다”면서 허탈해하며 “군에서 임시 컨테이너라도 설치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길 이장 역시 “군에서는 피해실태조사 후 이른 시일 안에 지원해준다지만 마을회관마저 침수돼버린 우리 마을에서는 피해 주민이 잘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들 주민들이 당장 잠자리만이라도 해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또 다른 마을 주민 역시 “우리마을은 산속 멧돼지들이 수시로 내려오는 등 멧돼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데 수해 이후 매일 밤이 두렵다”며 “당장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를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주민 윤요선 씨는 “군청 공무원들이며 자원봉사자들이 피해 가구를 도와주러 오는 성의는 고맙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커녕 오히려 민폐를 끼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도움의 손길을 주려고 왔으면 피해 주민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헤아려 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북하면 안보현 면장은 27일 장성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30여 년 만에 수해 피해를 본 갈마마을 배수시설 정비에 나설 것이며 배수시설 확장계획 사업도 병행해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빠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군은 이번 수해로 총 160여 가구와 시설이 침수되고 농경지와 과수 및 비닐하우스 등 총 628.2ha가 침수되거나 파손돼 28일 현재 155가구에 대해서는 응급복구를 마쳤다.                       /최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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