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은 정과 기른 정’을 구분해야하는 가혹함
“사람은 관계를 잘 맺어야 향기가 나는 것”
장성군립도서관은 2015년 9월부터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군민 누구나 함께 읽고 토론하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는 15개 독서동아리 구성하여 지원˙운영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책 향기’ 독서동아리는 꽃이 피어야 꽃향기가 나고 사람은 관계를 잘 맺어야 사람의 향기가 나듯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살아가는 공간에 삶의 향기가 나고, 책 향기가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족 같은 8명의 회원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책을 통해 여러 가지 제시된 문제의식과 사안들을 가지고 즐겁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저절로 순화가 되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책은 혼자만 읽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소통하다 보면 나와 생각인 다른 타인을 폭넓게 존중하게 되며, 또 이해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의 폭과 긍정적인 시각을 키우는 다양한 삶의 양식을 배우게 된다.
또한 책 향기는 독서 행위와 연계하여 영화 관람, 문학기행, 다도 체험, 원예 체험 등 더욱더 풍성한 활동의 독서동아리가 되도록 문화체험으로도 이어진다.
매월 두 번 정기모임 중 지난 4월 5일에 책 향기 첫 모임이 열렸다. 선정 도서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많은 상을 휩쓴 영국소설 ‘바다 사이 등대’로 사랑, 선택, 책임, 용서에 관한 회원들 간의 열띤 논의가 있었다.
이렇게 책을 통해 일상생활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좀 더 나은 삶과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면 장성군립도서관 독서동아리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따라서 책 읽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 건전한 지역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가슴 뭉클한 선택『바다 사이 등대』 읽고
“인간에게 대부분 두 개의 양심이 있지만”
‘바다 사이 등대’를 읽게 된 계기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너무 감동받아 원작을 읽고 싶어 회원들에게 추천하여 선정하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변함없는 톰의 사랑과 동전의 양면처럼 기른 정과 낳은 정 사이에서 어느 쪽도 선택하기 힘든 딜레마에 빠진 상황을 다루고 있다.
홀로 외딴섬 야누스에서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와 오갈 때 없는 아이를 신고하지 않고 데려다 보살피고 키웠다. 톰과 이저벨 부부의 시작은 선의였지만 세 번째 유산하고 만난 아이를 키우게 된 작은 욕심은... 그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있었다. 서로 아이를 키우겠다고 길러준 엄마와 낳은 엄마 사이에 갈등은 두 엄마의 고통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가혹하고 가슴 아픈 일이었다.
과연 나라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 아마도 이저벨과 똑같은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죄책감이나 도덕심은 뒤로 한 채 아기를 신고하지 않고 키웠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나는 낳은 정 보다는 기른 정이 훨씬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의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 아기 친엄마인 해나의 안타까운 사연과 아기에 대한 절절한 사랑이 느껴져 너무 마음이 아팠다. 정말 누가 아기를 키우는게 더 좋은지 선택인지 명확한 정답을 내리기가 힘들었다. 이 작품은 등대라는 사물에 비유하여 인간이 나가야 할 바른 선택의 지점에 대하여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책의 말미에 톰이 사랑하는 아기를 잃은 이저벨의 슬픔을 온 마음을 다해 사랑으로 치유해 가는 부분에서는 가슴 벅찬 톰의 사랑이 느껴져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사랑, 선택, 책임, 용서를 통해 인간이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한 가정을 만들기는 쉬워도 지켜내기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특히 요즘 종종 매스컴에서 버림받는 아이들,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 기사를 보면 정말 낳은 정, 기른 정 운운할 정도로 모정이라는 게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자녀의 삶에 부모가 빛이 되어주는 등대 역할이 필요하다. 부모는 자녀를 통해 성장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다고만 느끼는 것 같다. 아이들 인구가 줄어들어가는 상황에서 딩크족이나 신혼부부, 아이들 키우면서 지친 부모들에게 꼭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발제 1>
두 남녀의 사랑과 도적적 딜레마, 그 속에서 옳은 선택은 무엇일까. 이런 환경에서 ‘책향기’회원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실수가 되어 나중에 어떻게 돌아올지 알 수 있다면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을 텐데... 그러니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박○님
▲ 낳은 정과 기른 정을 선택하라면 저도 기른 정을 선택하겠습니다.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남의 자식도 내가 낳은 자식처럼 사랑으로 키우면 못줄 것 같아요.-임○복
▲ 저도 이저벨과 같은 상황이라면 죽어도 못줘요. 다른 나라로 도망쳐 아이랑 톰이랑 행복하게 살 거예요. 이 경우에는 죄책감, 도덕심 생각 안나요... 그리고 아이를 보내고 상실감이 큰 이저벨과 그의 아내를 향한 톰의 사랑을 보고 많이 울었네요.-이○순
▲ 법적 테두리 안에서 생각을 해보면 당연히 신고를 해야 하지만 세상에는 어떤 것이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이 경우가 그렇지요.-최○경
▲ 그러고 보면 저는 톰이 참 현명한 사람 같아요.
처음엔 저도 이저벨만 보면 아휴 그냥 말하지 말고 같이 살지 했는데요. 친엄마 해나의 마음도 절절하더라구요. 비록 5년이란 세월을 같이 살지 않아, 아이 루시가 돌아왔을 때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또 그 과정을 거쳐 나중에는 잘 자랐잖아요.-김○숙
▲ 누구나 이 상황에서 옳은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저벨을 향한 톰의 사랑과 친엄마 해나의 남편 프랭크가 한 말 “용서는 한 번만 하면 되잖아. 원망은 하루 종일 해야 하는데... ” ‘사랑과 용서’ 살면서 저는 잘 하고 있는지 반성이 많이 되며, 가장 마음에 새겨야 할 단어인 것 같습니다.-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