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유소년 검도의 새싹 키우기 위해 왔습니다”

“검도는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이 흔들리면 칼이 흔들리고 칼이 흔들리면 이미 상대방에게 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칼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상대를 두려워하지도, 상대를 업신여겨도 안 됩니다”

장성읍에 20여 년 만에 문을 연 연심관 검도장 관장 최은주(38) 4단·정재진(45) 6단은 검도는 체력단련뿐만 아니라 마음을 갈고 닦는 수련이 우선되는 예와 정신력 게임이라면서 어릴 적부터 검도를 배우고 익힌 사람은 무엇보다 인성이 바르고 올곧다고 말한다.

연심관은 지난 16일 농협군지부 맞은편 2층에 개관했다. 장성 검도관은 지난 1998년 장성읍에 1곳이 있었는데 이곳이 폐관한 후 지난 2015년 삼계면에 개관한 검도관은 1년 남짓 운영하다 관장의 개인 사정 등으로 이곳도 폐관했다.

승부보다는 마음수련과 호흡을 중시하는 검도는 남녀노소 체력과 기량을 구분 짓지 않는다. 그래선지 국내도 일본에서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 검사의 모습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검도가 좋아 검사의 길을 걷기로 작정한 최은주·정재진 부부는 만남도 검도를 통해 만났다. 정재진 사범은 부산에서 검도관을 운영하다 본격적인 검도의 길을 걷고자 일본으로 검도 유학을 떠났다. 전일본검도연맹에 가입해 지도를 받았다. 지금도 이곳 연맹에 가입돼 정 사범의 제자들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검도뿐 아니라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들 부부검사는 지난해까지는 고흥에서 검도관을 운영하다 제자들이 많이 진학한 장성고와의 인연으로 장성에까지 오게 됐다. 고흥도 작은 지자체지만 많을 땐 관원이 5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지역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었었다. 정 사범의 지인에 따르면 정 사범의 인성과 지도력, 실력이 월등해 관원들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신망이 두터웠다고 귀띔한다.

정 사범은 고흥에서 길러낸 제자들이 장성고에 진학을 많이 하는데 정작 장성에서는 검도를 배우는 초·중학교 학생들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 끝에 장성에 오기로 결심했다.

정 사범은 “최근 학부모들은 자녀가 운동하게 되면 공부를 등한시하게 되고 진로에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아이들 운동 시키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선진국과 유럽 등지에선 유소년 클럽 활성화를 위해 아마추어 스포츠클럽이 많이 생겨나고 우리나라도 그 추세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며 “운동과 공부는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관원들은 방과 후 하루에 1시간씩, 월·수·금 3번만 수련을 하면 된다. 정 사범에 따르면 이 시간만 수련해도 충분히 기량을 갈고닦을 수 있다고 한다. 고흥에서는 아예 일주일에 두 시간만 수련했다고.

최 관장은 당초 지난달 말 개관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체육시설 이용금지 행정명령에 늦어지게 됐다. 늦은 만큼 최선을 다해 수련하고 준비해 지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관장은 이어 이곳 관원에 등록하게 되면 국내 대학뿐 아니라 일본의 대학으로 검도 유학을 떠날 수도 있으며 이밖에도 다양한 특전과 혜택이 주어진다며 지역민과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문의를 바란다고 말했다. 입회문의 : 정재진 사범 ☎010-5444-1644

최현웅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