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백암중학교 교장 김 종 명] 장성투데이 창간 3주년을 축하하며
[장성백암중학교 교장 김 종 명] 장성투데이 창간 3주년을 축하하며
  • 장성투데이
  • 승인 2021.03.1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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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참 좋아졌다.

 

`콩나물시루 교실`을 연세가 지긋한 분들은 기억할 것이다.

한 교실에 60명 이상, 책걸상을 60개 놓으면 비좁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서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가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교실 앞뒤 공간이 없어 장난이 좀 심한 친구들은 책걸상을 뛰어 넘어 장난질하여 쉬는 시간은 매우 어수선하였다.

그런 혼란한 분위기에서도 한 두명은 외롭게 공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떡잎부터 달라서 그 친구들은 나중에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중학교가 25.2명이다.

우리 때와는 비교가 안된다.

이것도 바이러스 전문가는 효과적인 방역을 염두에 둔다면 한 학급에 16명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심지어 공부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쉬는 공간, 노는 공간까지 학교는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세상이 참 좋아졌다.

우리 학교는 기숙학교이다. 도내 중학교로서 기숙사가 있는 학교는 몇개 안된다. 기숙사비도 무료이며, 하루 3식 밥값도 무료이다. 저녁에 주는 빵과 우유 간식비만 1년에 2천만원이 넘어간다. 이것도 무료이다. 춘추복과 동복 교복 그리고 여름에 입는 생활복, 겨울에도 30만원이 넘는 방한복도 모두 학교에서 제공한다.

학생들의 등하교를 위하여 월요일과 금요일은 버스 2대가 집 앞까지 태워가기 위하여 대기하고 있고 버스가 들어갈 수 없는 오지에 사는 친구들은 에듀 택시가 매일 등하교를 지원한다.

이것도 모두 무료이다.

돈 내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완전한 무상교육이다. 진정한 의무교육은 무상교육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참 좋아졌다.

우리 때 수학여행은 도내로만 갈 수 있었다. 버스에 간이 의자를 놓고 60여 명을 태우고 울퉁불퉁한 길을 꼬불꼬불 가다 보면 서너 명은 멀미가 나서 검정 봉지를 이용하여야 했다. 멀미에 대한 기억은 지긋지긋하다. 여행지의 음식은 형편이 없고 숙박지도 한방에 20명 이상은 기본이다.

우리 학교는 수학여행을 싱가포르로 간다.

1년 전부터 영어회화를 준비하고 우리나라를 자랑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애국심이 절로 넘쳐나도록 한다. 그럴듯한 호텔에 2명씩 짝을 지어 재우고 호텔식으로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한다. 4박 5일을 다녀와서 사후 보고서를 읽어보면 단순한 수학여행이 아니었다.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어울려 살 수 있는 시민역량을 몸으로 배우는 학습이었다.

세상이 참 좋아졌다.

우리 때는 어찌 그리 선생님 손맛이 매서웠는지.

나는 특히 장난이 심하고 나대기도 하고 복도도 많이 뛰어 다녔다. 인권이라는 용어도 생소하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매가 춤을 추던 시절, 진정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종아리를 때리던 선생님도 계셨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렇치 않았던 선생님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담임 선생님을 잘못 만나면 일년을 꼬박 지긋지긋하게 맞고 살아야 했다.

지금은 어떠한가.

사소하게 욕하거나 경미하게 때리는 것도 용납되지 않는다. 요즈음 학생들은 그 점을 알고 있기에 은근히 선생님을 약 올리기도 한다.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욕하거나 몸에 조금이라도 손댈라치면 국가인권위원회나 전라남도교육청 민원실로 민원을 넣어 이렇게 내가 맞았으니 해결해 주라고 한다.

학창시절 나도 많이 맞어 봐서 잘 안다. 사랑의 매라도 체벌은 절대로 안된다. 그 어떤 행위도 학생의 인권을 우선할 수는 없다.

세상이 참 좋아졌다.

장성의 지역사람으로 장성에 와서 교육을 하다 보니 학생들이 모두 내 아들과 딸 같다.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도교육청은 학교 조직문화를 민주적으로 이끌도록 끊임없이 지침을 내리고 선생님들의 업무도 경감하도록 공문 내리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한 아이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고 교육애를 다그치고 리더가 청렴할테니 단위 학교에서도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하라고 한다.

독자권익위원으로서 장성투데이 창간3주년을 맞아 축하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더 밝고 투명한 세상을 위하여 앞장서는 장성투데이의 건승을 기원하며 장성의 변방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항상 응원하겠다.

세상은 참 좋아졌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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