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발행인 칼럼/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 장성투데이
  • 승인 2021.04.26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인의 반대말은 비장애인이다. 정상인인 우리는 모두 비장애인이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왜 하필 4월이 ‘장애인의 날’일까?

민간단체가 1972년부터 4월 20일 ‘재활의 날’을 운영하던 것을 이어받아 정부가 1981년부터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해온 것이 그 유래다.

‘장애인의 날’이 4월에 들어있는 이유는 4월이 1년 중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어서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다지며 삶의 의미를 되찾자는 데 큰 의미를 두기 때문이리라.

28년 전 어머니의 자궁에서 머리가 빠지지 않아 기계로 분만하면서 머리를 다치는 의료 사고가 있었다. 첫 아이라 부부는 둘 다 출산 지식을 하나도 모른 채, 산부인과 여의사에게만 모든 것을 맡긴 결과 한 아이의 삶을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분명 의료사고였지만 그때는 의료사고의 법적기준이 모호할뿐더러 승소까지는 험난했다.

소아과의사의 소견서가 있어야 의료사고의 분쟁으로 갈 수 있는데 소견서 받기가 힘들었다.

서로가 아는 처지에 쉬쉬하며 ‘태변 먹은 원인’으로 둔갑하여 병원 잉큐베이터에서 머리를 다친 채 아이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곧 바로 큰 병원으로 이송 되었다.

며칠 후 막 태어난 아이에게 골수검사 한답시고 검사를 하는 동안 아이의 고통섞인 울음소리는 병실을 가득 메웠고 엄마는 병실밖에서 아이의 처절한 아이의 울음 소리에 천근만근 찢어지는 고통으로 흐느껴 울부짖었다.

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울었을까...

28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때 아기 울음소리가 귓가에 쟁쟁하다.

그 후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정상애들과 달리 육체적 성장과 정신적 발달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걸어 다니지도 못했고 언어장애와 척추측만증에 휠체어와 단짝 친구가 되어버린 지가 28년이 됐다. 아이는 뇌병변 일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언어교육, 재활교육을 수십 여년부터 해 오면서 조금이나마 나아지길 바랬지만 아직도 차도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늘 눈망울을 마주치며 음식을 먹여줘야 하고 부모만이 알 수 있는 손동작으로 밥과 음료수, 대소변을 표시하면 엄마 아빠는 아이의 손과 발이 되어 줘야 했다.

아이는 음식을 씹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잘게 이겨 주는 밥에 엄마의 눈망울이 마주치면 목에 넘기면서 흡족해한다.

“맛있어?” “응”

아이는 짧은 대답과 함께 빙그래 웃으며 음식을 먹는다.

이 순간만은 아이와 엄마가 그저 행복하다.

하지만 아이의 눈에 다른 아이들과 같이 행동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을 엄마 아빠는 읽을 수 있다.

지금은 어둠의 하늘이다. 그러나 나는 그 어둠이 언젠가는 밝아질 것이라 믿는다. 밤 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한...

엄마의 하늘 같은 사랑이 아이의 눈망울에 희망을 걸고 있는 한...

부부에 마음에는 하느님은 없다. 신의 존재를 철저히 부인할 수 밖에 없다.

만약 계신다면 어찌 갓 태어난 자식에게 무슨 죄로 이런 천형의 불행을 주었단 말인가.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평생을 같이할 선물을 주신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다른 애들처럼 친구도 안 만나고 군대도 안 가고, 항상 곁에서 평생을 같이할 동반자를 주셨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부모의 꿈은 하늘에 닿을 듯 애절하고 크기만 하다.

우선은 그저 다른 세상으로 가지 않고 이 상태에서 더 이상 아프지 않으며 건강하게 유지하길 바랄 뿐이다. 그러다가 기적이 찾아와 우뚝 일어서서 ‘엄마 아빠!’를 부르며 밝은 미소를 지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간절하다.

장애인을 둔 어느 장애부모의 이야기다.

장애인의 부모 마음은 장애를 둔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가족도 이웃도 말뿐인 걱정이라는 것도 잘 안다.

우리의 주변에는 장애의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힘들고 괴로운 인생을 살면서 항상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비 장애인’으로 불리는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고 보듬어줄 인간적인 아량이 있어야 한다.

장애인들은 자신의 장애보다 힘든 것이 주변 사람들의 편견이다.

황막한 땅에도 파릇한 새싹들이 올라오듯이 그들에게도 머지않아 새로운 세상이 오리라 믿는다.

장애인과 장애부모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말씀을 전해주고 싶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