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도지사를 한자로 쓸 줄 아시나요? 道知事? 道知士?
혹시 도지사를 한자로 쓸 줄 아시나요? 道知事? 道知士?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2.02.21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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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햇갈리는 한자 용어들...알고보면 이해가 쑥쑥

흔히 단어 뒤에 붙는 ‘사’(士, 師, 使, 事)자의 차이 알아보기

판사(判事) 등 ‘事’가 붙은 것은 그러한 일을 맡은 사람이라는 뜻

변호사(辯護士) 등 사(士)자는 공인하는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

어떤 학자들은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쉬운 글자라고 한다.

하지만 단어 사용이나 말하기에서 '배웠다는 사람조차' 혼동하기 쉬운 경우가 많다. 한자에서 유래된 단어가 많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말에서 한자어가 무시못할 위치에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일상생활에서 헷갈리기 쉬운 한자어를 살펴보자. -편집자 주-

우리말 ‘사’는 한자로 80여 글자가 있다. 자주 사용되는 사(士, 師, 使, 事)자의 차이를 알아보자.

각각은 선비 사(士), 스승 사(師), 부릴 사(使), 일 사(事)로 읽힌다. 이 ‘사’자 네 글자는 어디에 붙여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있다.

법정에서 재판을 할 때면 판사와 검사, 그리고 변호사가 있고, 대형 사건의 경우에는 법정 서기로 속기사가 있다. 이들의 한자 표기는 각각 判事, 檢事, 辯護士, 速記士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끝에 쓰이는 ‘사’자의 한자가 서로 다른 ‘事’와 ‘士’다.

왜 이렇게 다르게 쓰는 것일까?

다 같이 법을 다루거나, 법정에서 일하는데 말이다. 또 흔히 ‘사’ 자 붙은 사람들이라 하여 권력이 있거나 돈벌이가 잘되는 사람들을 얘기할 때 열거하는 직업들이 있다.

위에서 언급된 판.검사와 변호사 외에도 이를테면 의사, 약사, 변리사, 감정평가사, 회계사 등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직업의 한자 표기는 각각 醫師/藥師/辨理士/鑑定評價士/會計士로 쓴다.

여기서도 끝에 쓰이는 ‘사’의 한자가 ‘師’와 ‘士’ 로 서로 다르다.

여기서도 저절로 의문이 생기게 된다. 왜 한자들이 서로 다른가?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事’가 붙은 것은 그러한 일을 맡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공무원일 때는 나라에서 그 일을 맡기고, 일반 기관에서는 각 기관에서 일정한 직무를 맡길 때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이른다.

판사는 판결 업무를, 검사는 검찰 업무를 해내라고 맡긴 사람이기 때문에 각각 判事, 檢事로 적는다. 법인의 이사나 감사를 理事/監事로 적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 도(道)의 행정 사무를 총괄하는 일을 맡는 사람이 도지사(道知事)다. 예전에는 나라에서 맡겼지만, 지금은 도민들이 맡긴다. 그래서 맨 끝의 표기가 ‘事’가 된다.

한편, ‘士’ 자가 붙는 이들을 살펴보면, 변호사(辯護士), 속기사(速記士), 변리사(辨理士), 감정평가사(鑑定評價士) 회계사(會計士) 등이 있다.

공통점이 보일까?

그렇다. 이들은 모두 공인기관(대개는 국가)에서 일정한 조건, 능력을 갖춘 이들에게만 부여하는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쉽게 말해서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

이처럼 ‘士’가 붙는 이들은 그 밖에도 기관사(機關士), 장학사(奬學士)와 각종 기사(技士), 그리고 프로바둑 기사(棋士/碁士) 등도 있다.

프로바둑 기사만 해도 일정한 나이를 넘기기 전에 몇십 대 일의 입단 대회를 거쳐야만 얻을 수 있는 자격이기 때문에 ‘士’ 자를 붙인다.

‘항해사, 석사, 박사, 세무사, 관세사, 조종사’ 등에도 ‘士’를 쓰는데, 이제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될 듯하다.

한 가지를 더 살펴 보자.

의사(醫師), 약사(藥師), 교사(敎師), 간호사(看護師), 사육사(飼育師) 등을 보면 ‘師’ 자가 붙어 있다.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보면 ‘士’와 같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즉, 이들은 모두 몸 수고(몸으로 힘들이고 애씀)가 곁들여져야만 그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다.

다른 이들을 위해 일할 때, ‘士’가 붙은 변호사나 변리사 등은 주로 문서 (행정)위주로 일을 하지만, 이들은 직접 몸수고를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몸으로 해내는 마술사(魔術師), 정원사(庭園師) 등도 ‘師’로 표기하고, 요리사도 ‘料理師’로 적는다.

위에서 도지사 이야기를 잠깐 언급했는데,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예전의 도지사 격인 관찰사 이야기를 해볼까요.

관찰사는 ‘충청 감사’에서 처럼 ‘감사’라고도 했는데, 위에서 다룬 ‘事’가 아닌 ‘使’를 써서 觀察使로 표기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는데, 관찰사 자리가 엄청 막강했기 때문이었다. 관찰사(감사)는 종2품으로서 도내 수령 방백들의 근무 평가는 물론이고, 즉석 탄핵까지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조정의 사헌부에 대비되는 외헌(外憲)이라고까지 했고, 심지어 군권까지도 거머쥐고 병마절도사•수군절도사를 겸임했다. 수군절도사가 따로 있는 곳에도 관찰사가 그들보다 상위였다. 이와 같이 직급이 높은 관헌(대체로 정3품 당상관 이상)에게는 ‘事’가 아닌 ‘使’를 써서 우대 해 줬다.

한 나라를 대표해서 다른 나라에 파견되는 최고위 외교관이 대사인데, 그 표기도 大使로 적고, 그보다 한 급 아래인 공사도 公使로 적는다.

<‘사’ 자의 정리> - 직업에 쓰이는 각종 ‘사’ 자의 한자 표기들

○ 사(事) :

일정한 직임을 맡은 임명직(선출직).

(예) 판사(判事), 검사(檢事), 이사/감사(理事/監事), 도지사(道知事).

○ 이 중에도

고위직의 경우에는 ‘사(使)’로 표기.

(예) 관찰사(觀察使), 대사(大使), 공사(公使), 어사(御使)등 당상관 이상

○ 사(士) :

일정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검정 등을 통과한 이에게 수여한 자격증이 있을때

(예) 변호사(辯護士), 변리사(辨理士), 감정평가사(鑑定評價士), 회계사(會計士), 기관사(機關士), 장학사(奬學士), 각종 기사(技士), 바둑기사(棋士/碁士), 석.박사(碩.博士), 항해사(航海士), 세무사(稅務士), 관세사(關稅士),법무사(法務士) 조종사(操縱士)...등등

○ 사(師) :

전문 분야에서 정해진 능력을 갖추고 주로 몸수고로 그 업무를 해내는 사람

(예) 의사(醫師),약사(藥師), 교사(敎師), 간호사(看護師), 사육사(飼育師), 마술사(魔術師), 정원사(庭園師), 요리사(料理師)...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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