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Wine)의 어원은 ‘술’이란 뜻의 라틴어 ‘비눔(Vinum)’에서 유래되어 일반적인 타입으로는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디저트 와인 등이 있다.
와인 주조의 역사는 6,500년 전 그리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며 고대 이집트에서는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이 주를 이루며 귀하게 다루어졌다.
소위 잘나간다는 사람은 흔히 자기를 한 병의 와인에 비유했고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을 소믈리에(Sommelier)라 칭했다.
소믈리에(Sommelier)는 고객들에게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주고 서빙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한 병의 와인은 많은 인내와 고통을 딛고 수많은 세월이 흘러 그 와인이 완성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인내와 고통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자기의 위치를 빗대어 와인과 동일시하며 그 와인을 사랑하며 호흡하는 것 같다.
유난히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프랑스 명품 와인 샤또 딸보는 탤벗과 백년전쟁의 주인공인 잔다르크와 역어진 재미있는 역사가 있다.
도르뉴브 강변에 자리한 조그마한 마을 가스띠용(Castillon), 이 마을은 프랑스 보르도 외곽에 자리한다.
마을 바로 곁에는 오베르뉴 산맥에서 발원해 서쪽 대서양을 향해 흘러드는 도르뉴브 강이 있다. 딸보는 오늘날 프랑스의 보르도 일대의 기엔느라고 하는 지방의 대영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딸보는 프랑스식 발음이지만 15세기 중엽 백년전쟁의 마지막 시점에 영국의 프랑스 사령관이었던 영국의 탤벗(Taibot)을 말한다.
그는 결정적인 백년전쟁의 마지막에 자신의 조국인 영국과 자신의 영지에서 생산된 와인을 지키기 위해 프랑스 전쟁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했다.
백년전쟁은 프랑스 영토 내에 영국의 영지에 대한 소유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장기간의 전쟁이다.
영국이 1337년 전쟁을 선포하고 1338년에 노르망디를 침공함으로서 시작된 백년전쟁은 무수한 약탈과 살인, 강간을 낳고 1396년에 겨우 20년 휴전 협정으로 들어갔다.
그 후 영국의 헨리 5세는 1415년에 프랑스가 혼란한 틈을 타 아젱쿠르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격파 1420년 트로와조약을 체결하였으나 헨리 6세 때 프랑스의 오클레앙가에서 트로와조약의 무효를 선언했다.
그때 영국 장수 탤벗은 프랑스의 부르고뉴 지방을 침공하였고 거침없이 오를레앙까지 진격한 탤벗의 빛나는 전쟁의 연승으로 프랑스는 풍전등하였다.
그런데 이 때 잔다르크가 혜성처럼 등장하여 오를레앙을 구출하기 위해 출전한다.
그리고 함락 직전에서 잔다르크는 적진으로 나아가 말했다. “나는 피를 보고 싶지 않다. 그러니 그냥 물러가라”이 때 영국의 명장 존 탤벗이 이상하게도 잔다르크 말대로 병력을 이끌고 철수를 해버렸다.
이 전투의 승리로 프랑스는 역전의 계기를 만들었으나 샤를 7세 이후 느긋해 져서 차일피일 미루다 다시 영국군의 침공으로 잔다르크는 용감히 싸웠으나 적군에게 사로잡혀 끝내 마녀로 몰려 화형에 처해졌다.
그 후 딸보는 5천 명의 보병대보다 약간 앞서 천여 명의 기병을 이끌고 프랑스군을 향해 진격했다.
그러나 딸보 장군은 프랑스군이 진영을 포기했다고 잘못 판단하여 서둘러 공격하다가 프랑스의 대포 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받아 용감히 싸웠으나 결국 1453년 7월 17일 장렬하게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오늘날까지 샤또 딸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전해 오고 있다.
백년전쟁의 영웅 잔다르크와 기엔느의 영주 탤벗으로서 말이다.
300여 년 간 영국이 차지했던 프랑스의 보르도 지방을 마지막까지 사수했던 영국 장군 탤벗은 죽음 후에도 와인에 그의 이름을 남겼다.
‘1885년 메독등급’에 그랑크뤼 4등급으로 지정된 ‘샤또 딸보’의 와인이다.
굳이 프랑스의 한 샤또가 영국인 딸보(탤벗)의 이름을 딴 연유는 샤또의 자리가 딸보가 이 지역에 총독으로 머물 때, 군대의 베이스캠프로 쓰였기 때문이다.
과거 영국의 한 장군 이름이 프랑스 와인 라벨에 올라 훌륭히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역사적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샤또 딸보란 와인의 이름을 되새기며 그의 역사를 음미하며 한잔의 와인을 머금어 보고 기나긴 역사의 속으로 들어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