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순 장성군건설과장, 31일 명예퇴직 ‘시설서기관’ 특별승진
박종순 장성군건설과장, 31일 명예퇴직 ‘시설서기관’ 특별승진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4.03 15: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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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필요할 때 있어줘야죠” 부인 위한 아름다운 용단

군청 직원들 “한창 일할 나인데...” 요즘 보기드문 순애보 칭송

 

박종순(58) 장성군 건설과장이 가사 사정으로 3월 31일 자로 명예퇴직, 32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박 과장의 명퇴는 뇌출혈로 거동이 불편한 부인의 간병을 위해 내린 결단으로, 평생 동반자와의 아름다운 여정을 선택한 데 대해 동료 공직자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 공무원들 사이에서 사모님과의 동행을 위한 용퇴에 대해 ‘요즈음 보기 드문 사랑의 순애보’로 칭송하고 있다.

“떠나려 하니 여운이 많이 남습니다. 모두들 군민의 부름을 받은 공직자라는 신분을 잊지 마시고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발걸음은 진한 감동을 주는 이정표가 되고 있다.

박 과장은 사무관 승진교육기간 중이던 지난 2019년 갑자기 부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급보를 받고 전주에서 광주 응급실로 달려갔으나 분초를 다투는 뇌출혈의 특성상 상당한 뇌손상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 뒤 치료와 재활을 겸한 투병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됐으나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어려웠다.

그동안 무남독녀의 딸이 어머니 간병을 돌봐 왔으나 지난달 딸이 시집을 가게 되면서 어머니는 이제 남편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반려자의 몫이 됐다. 정년을 2년가량 남긴 박 과장은 사무관 승진 3년째로, 황금기 공직자의 위치에서 있으나 과감하게 모든 영화를 버리고 부인을 택했다.

“나머지 시간은 집 사람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저를 필요로 하니까요. 누군가 나는 필요로 할 때 조건 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박 과장은 딸을 시집보내고 쓸쓸해하는 부인을 위해 제2의 인생을 앞당겨 출발했다. 이같은 용단을 지켜보던 김한종 군수는 박 과장이 퇴직하기 직전 지방시설사무관에서 지방기술서기관으로 특진시켜 임용장을 수여하고 그 아름다운 여정을 축원했다.

박 과장은 장성읍 부흥리 출생으로 성산초와 장성중을 나온 장성토박이로, 조선이공대를 졸업했다. 92년 9급 공채로 공직에 발을 디딘 뒤 95년에 장성군으로 전입, 2019년에 사무관으로 승진하여 장성군 교통과장, 맑은물관리소장, 건설과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흐트러짐 없는 공직자상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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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은행나무 지킴히 공동회장 2023-04-03 18:21:57
박종순 성산초교 후배님 남면 분향교회 장로님 공직자 선배로서 .후배님들 존경받는 공무원 ^^~^^
사랑합니다♡♡
좋은보도 기사 투데이 .백 형모 국장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