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성수 전 도의원] 가족은 기적입니다.
[특별기고 유성수 전 도의원] 가족은 기적입니다.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05.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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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끝자락. 연초록 나뭇잎들이 점점 초록빛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모내기를 이미 마치신 농가들도 있겠지만 이제 본격적인 모내기 철입니다. 비어있던 논들이 물로 채워지고 모가 심어져 한동안 생명의 향연이 펼쳐질 겁니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유난히도 가족 구성원과 관련된 기념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도 하지요.

너무도 가깝기에 함부로 대하고 있을지도 모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쉬운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레바논의 시인이자 화가인 칼릴 지브란은 <예언자>란 책의 한 꼭지에서 어린이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대의 아이들은 그대의 아이들이 아니다. 아이들이란 스스로를 그리워하는 큰 생명의 아들딸이니 그들은 당신을 거쳐서 왔을 뿐 그대로부터 온 것이 아니고 또 그들이 당신과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에게 소유된 것이 아니다. 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에게는 자기만의 사고가 있으므로, 그대의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을 줄 수 있으나 영혼까지 가두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의 영혼은 그대가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에서 조차 갈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부모들의 입장에서 보면 서운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어린이들을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한 인격체로서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기 보다는 어린이들의 생각을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의 영혼이 부모의 영혼에 비해 적거나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부모들보다 더 미래를 살아야 하기에 부모의 생각으로 아이들을 재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가끔씩 접하는 아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생명 유린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칼릴 지브란은 부부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그러나 당신 부부 사이에는 빈 공간을 두어서, 당신들 사이에서 하늘의 바람이 춤추도록 하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당신 마음을 주어라. 그러나 상대방 고유의 세계 속으로는 침범하지 마라. 생명의 손길만이 당신의 심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서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붙어 서지는 마라. 사원의 기둥들은 떨어져 있어야 하며, 떡갈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서로 독립적인 개체로서, 소중한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 부부가 되어서도 마찬가지로 독립적이고도 소중하게 존중받는 인격체로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의 성장을 인정하고 독려하고 배려하면서 지켜보고 안아주는 것이 부부관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란 뜻입니다.

부모와 자식, 부부, 형제와 자매, 가족을 이루는 구성원입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생각해보지 못했겠지만 이 드넓은 우주공간 속 지구별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동시대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이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적입니다. 외국에서 온 아내와 남편은 더 큰 기적입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매일의 삶을 기적이라고도 합니다. 득실과 명성, 자존심과 욕심과 같은 눈에 보이는 어떤 것에만 집착하면 우리 곁에 와 있는 기적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법입니다. 이미 주어진 것을 한껏 향유하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 행복은 멀어지고 감사와 기쁨은 모래 속으로 스며드는 물처럼 잦아듭니다.

기적으로 다가온 가족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즐겁고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입니다. 최근 늘어나는 조손가정과 장애인가정 다문화가정들의 어려움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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