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도서관 휴관, 월요일을 일요일로... 이용객 반발
장성도서관 휴관, 월요일을 일요일로... 이용객 반발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3.06.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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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이용하는 학생·직장인은 어쩌라고? ‘재고 목소리’

도서관, ‘직원 근무개선 위한 일, 일요일엔 군립 이용’
그동안 월요일을 휴관일로 삼아왔던 방침을 변경, 일요일을 휴관일로 개정하려는 전남교육청 산하 장성도서관 전경.
그동안 월요일을 휴관일로 삼아왔던 방침을 변경, 일요일을 휴관일로 개정하려는 전남교육청 산하 장성도서관 전경.

 

전라남도교육청장성도서관(옛 장성공공도서관)이 정기 휴관일을 월요일에서 매주 일요일로 변경을 추진하자 이용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도서관 주 이용객인 직장인과·청소년·아동 등은 “평일에 도서관을 이용하기가 용이치 않아 일요일에 이용하고 있는데, 도서관이 법정 공휴일 뿐 아니라 일요일 까지 쉬면 이제 어디로 가라는 말인가”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장성도서관이 지난 1일 장성도서관 누리집 공지사항에 『전라남도교육청장성도서관 운영세칙 전부개정(안)』에 대한 지역주민 의견 수렴 안내 공고를 내면서부터다.

이 공고에 따르면 “전남도교육청이 지난 3월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개정’으로 도서관 휴관일은 지역특성과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해 도서관장이 정하도록 돼 있어 장성도서관은 정기휴관일을 월요일에서 일요일로 변경할 계획”이라며 주민의견수렴에 나섰다.

장성도서관은 이용객들의 의견수렴을 거친 후 8월 중에 휴관일을 일요일로 변경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도서관 게시판엔 이를 반대하는 글이 쏟아졌다.

열린마당 묻고 답하기 코너에는 “문화취약지역인 지방에서 도서관마저 일요일에 쉰다면 학생들과 주민들의 문화생활 공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에서부터 “직장인들은 주말밖에 시간이 없는데, 직원들 근무여건 개선에 왜 이용자가 감내해야 합니까?”라며 휴관일 변경에 반대하고 나섰다.

또 “타 도서관처럼 QR코드나 URL 설문조사를 통한 의견수렴 방식과 기간을 늘려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휴관일 변경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주로 반대의견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열린 게시판에는 “직원분들 업무향상을 위해서라면 계속 쉬시고 도서관 문도 아예 닫으시기 바랍니다”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이용객도 나왔다.

1명의 중학생과 2명의 고등학교 자녀를 두고 있다는 장성의 한 학부모협의회장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평일엔 학교와 학원, 방과 후 학습에 늦은 밤 귀가하는데 그나마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일요일에 휴관하면 우리 아이들은 대체 어디에 가서 시간을 보내야 되느냐?”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장성도서관 관계자는 “수십년 이어져 온 도서관 월요 휴관제로 도서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서직 공무원들은 휴일을 맘껏 누려보지 못했고, 현재 장성군립도서관에서 일요일도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으니 군민들도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공무원의 입장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소에도 도서관 사서직이라는 직업이 일반 지자체공무원이 아닌, 특수한 대민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임을 망각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조례 개정안의 취지는 지자체 시·군립도서관 대부분이 평일 휴관을 택하고 있어 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이 이와 발맞춰 휴관 요일을 조율케 하기 위함 이었다”며 지역 실정에 맞게 현실적으로 휴관일을 정하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같은 조례는 전남교육청 뿐 아니라 서울과 인천 충북 광주광역시 등도 2019년부터 조례를 일부 개정해 지역 내 중복되는 도서관의 휴관일을 달리 적용토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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