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운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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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06.1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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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가 마음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왜 어떤 사람은 매사가 운 좋게 잘 풀리고, 다른 누군가는 하는 일마다 꼬이는 걸까?

인간은 예상했던 대로 되는 경우가 드물다. 반대로 전혀 예상치 않는 경우를 허다하게 만난다. 일생 동안 극한상황을 만나지 않을 확률은 0%다. 나이가 40이건 60이건, 혹은 80이건 살다보면 그런 극한상황을 만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살다보면 가끔 아찔할 정도로, 죽을 뻔하다 살아나는 경험이 어찌 한두 번이랴.

그렇다면, 현재까지 잘 버티며 살고 있는 우리는 결국 운이 좋은 것 아닐까?

사람들은 간혹 일이 잘못되면 ‘운이 나빴지’라고 자탄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의외의 엄청난 복을 건졌을 때는 어떨까, ‘운이 좋았지, 행운이었어’라고 말할까? 그리 말하는 사람은 적다.

주변을 살펴보면 유독 운이 좋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 하는 일마다 잘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이번에 참 운이 좋았어. 운 때문이야”라고 말한다. 그러고 또 예감한다. “나는 운이 좋아서 뭐든 해낼 수 있어”라고.

그들은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것일까?

<운이 좋다고 말해야 운이 좋아진다>라는 책을 지은 일본의 호시가이 고지의 말을 빌려보자.

호시가이는 운이 좋게 태어난 사람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대신 ‘현실이 좋게 바뀌기를 원한다면 이미 현실이 그렇게 바뀐 것처럼 행동하면서 뇌를 속여라’고 말한다. 일명 메타무의식 훈련이다. 머릿속으로 완성된 결과를 그린 것만으로도 뇌는 그것을 현실이라고 판단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고 신체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결과 행동형이라고 말한다.

호시가이는 또 한 가지 조언을 한다.

진한 콜라를 삼각형 용기에 넣으면 삼각형으로, 예쁜 용기에 넣으면 예쁜 콜라로 보이고, 기괴한 용기에 넣으면 괴상한 콜라로 보인다는 논리다. 이것을 메타무의식 그릇이라고 표현했다. 즉 어떤 내용물을 넣든 그릇에 모양에 따라 달리 보이지만 원래는 한 가지라는 뜻이다.

좋은 운을 타고 태어났다고 믿는 자에게 좋은 운이 펼쳐질 확률이 훨씬 높다고 강조한다. 운은 원래 그렇게 되도록 예정돼 있으니까.

김연자가 부른 <아모르 파티>는 국민들 사이에 예나 지금이나 힛트곡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쿵짝쿵짝하는 상큼 발랄한 곡조도 좋지만 아모르파티라는 그 뜻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의 아모르파티는 원래 라틴어로 Amor fati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Love of fate, 한자어로 표현한다면 운명애(運命愛)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노랫말의 의미를 깊이 새기면 내 운명이 더 소중해질 수 있다.

“산다는 게 다 그런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노래를 들으면 소중하지 않는 삶이 없을 듯하다. 신나는 김연자 씨의 율동이 금방이라도 너울거리는듯하다. 운명을 사랑하자. 우린 이미 좋은 운을 타고 태어났으니까. 그리고 지금 현재 살아있으니까.

태어나면서 첫 번째로 만나는 운은 ‘어디서 태어났는가’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은행 출신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태어난 나라가 평생 소득의 절반 이상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태어난 나라의 평균소득과 불평등지수만으로 소득의 최소 50%를 확보했다고 말한다. 저개발 국가에서 태어난다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 교육을 제대로 받기 어렵고 대학을 졸업해도 좋은 직장을 얻기 어렵다. 사업가로 성공하기도 매우 힘들다.

대한민국이라는 선진국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우리는 상위 20% 안에 들어가는 운 좋은 사람들이다.

다음으로 만나는 운이 ‘부모’인데 이는 천차만별이다. 입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느냐 아니냐를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은 둘째다. 부모한테 받은 것 중의 가장 큰 복은 건강이다. 그 운 때문에 지금 우리는 최소한 죽지 않고 버티고 있지 않는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미 별이 된 초등학교 친구들을 생각하면 살아있는 나는 한없이 좋은 운이라는 게 틀림없다.

운이 좋았습니다. 거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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