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출신 타지역 고교 입학생 “절대로 다시 못 오나요?”
장성 출신 타지역 고교 입학생 “절대로 다시 못 오나요?”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3.06.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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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학부모, “재학생이 피해봐선 안돼” 현행 제도 찬성

“피치 못할 형편의 장성 학생 구제방안 고려돼야” 의견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장성에서 중학교 졸업 후 타 지역 고교에 입학했다가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도 다시 장성의 고교에 전학 올 방법은 없는가?”

현행 전남도교육청 규정으로는 이 경우 전학이 불가능하게 돼 있어 관련 규정의 개정이나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단 한 번의 선택으로 특별한 사유 없이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어 교육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장성 출신 A군이 전남의 명문고에 진학했으나 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극단적 선택까지 할 정도로 위험 수준에 이르자 부모가 살고 있는 장성으로 전학을 희망했으나 문향고에서는 ‘전·편입학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불거졌다.

학교 관계자는 전남도교육청이 관내 학생의 관외 유출 방지를 위해 제정한 『학교 전·입학 처리 규정에 따른 업무지침』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 지침에 따르면 ‘전남교육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일반고, 즉 장성에서는 문향고에 전·편입하기 위해서는 온 가족이 타 지역에서 장성으로 이주해 오거나 장애 및 학교폭력으로 전학조치를 받은 경우가 해당된다. 다만 유급생이거나 퇴학 및 자퇴의 경우에는 해당 학년을 1년 쉰 뒤에 정원 외 전·편입학이 가능하다.

전남도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은 관내 중학생들이 타 지역 학교로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장성 지역 중학생들이 광주시나 전남 타 지역 고교에 한번 진학할 경우 다시 돌아올 수 없게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타 지역으로 진학한 고교생들이 그 학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가정문제 등으로 피치 못하게 돌아와야 할 때도 합류를 막고 있는 셈이어서 이들 학생에 대한 구제책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을 역임한 유성수 전 의원은 “한 학생의 일생이 좌우될 수도 있는 학교 선택권을 제도적 규정에 얽매여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며 단 한 번의 선택만으로 모든 고통을 감당하라는 것은 잘못된 제도”라고 비판하고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루 빨리 제도를 보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A군의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남도교육청 등에 진정서와 탄원서 제출 등 할 예정이다.

하지만 문향고 역시 애로사항이 많다. 학교 위상이 높아지면서 수년전부터 전학문의가 늘고 조건이 맞지 않음에도 무리하게 전학을 요청하는 학부형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에도 지역 중학교를 졸업하고 타 고교에 진학 중이던 학생의 전입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올해만도 A군을 포함해 3명의 학생이 전학을 문의해 왔다.

학부모들은 전학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지역 중학생들의 관외 진학을 막기 위해 제정된 『학교 전·입학 처리 규정에 따른 업무지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타 지역에 진학했다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되돌아옴으로 인해 재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향고의 한 학부모는 “가뜩이나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생들 몇몇이 전학 올 경우 내신등급은 하루아침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또 이러한 점을 악용하는 사례도 늘 것이다. 사정이 딱하다고 한 두 학생을 받다보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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