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작은 학교를 살릴 특단의 방안은?
사라져가는 작은 학교를 살릴 특단의 방안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8.14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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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에 60명 미만 학교 7곳...학교 없어지면 지역 미래도 없다.

장성교육청, 동화초.서삼초.약수초를 특화프로그램으로 점화
서삼초에 유학온 서울 학생과 힉부모, 지역민이 운동장에서 어룰려 추럭을 만들고 있다.
서삼초에 유학온 서울 학생과 힉부모, 지역민이 운동장에서 어룰려 추럭을 만들고 있다.

장성 인구, 특히 장성 학생을 늘리는 방안은 없는가?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데 농산촌 지역인 장성이라고 뾰쪽한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절망으로 가는 수밖에 없는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장성군 11개 읍면이 모두 데드크로스(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은) 상황에 들어서면서 학생 확충이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획기적인 대안 없이는 학교의 절반 정도가 사라질 위기인 것이다. 장성에는 학생수가 60명 미만인 작은 학교가 7곳이다. 몇 년 뒤에 사라질 학교의 순번들이다.

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지역 미래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그것은 지역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대안을 찾아 나서야 하는 이유다. -편집자 주-

2023년 장성지역 소위 작은 학교라고 불리는 학생수 60명 미만 학교는 초 5, 중학교 2곳 등 7곳이다.

북일초 26명(54), 동화초 28명(33), 서삼초 44명(51), 북이초 44명(73), 약수초 41명(53)이다. 삼서중 33명(47), 황룡중 50명(130)으로 파악된다.(괄호안은 10년 전 학생수)

10년 전 초등학생수 1996명이 지금 1675명, 중학생이 1176명에서 861명으로 줄었다. 그렇다면 10년 뒤에는 어떻게 될까?

아이들은 찾아볼 수 없고 허리 구부정한 노인들만이 사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끔찍한 일이다. 지역적 불행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대안을 찾아야 한다.

‘아이를 낳아서 학생을 만들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다른 곳에서 데려 오는 방안이라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의 최대 과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장성교육청은 “2023 작은학교 살리기 지원계획”을 내놓았다.

작은 학교의 장점과 단점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고 분석하며 전략을 세워 나가자는 취지다.

작은 학교의 장점으로는 가족적인 분위기와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개인별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열악한 교육환경과 인프라 부족 등은 본질적 약점으로 인식된다.

장성교육청은 작은 학교 강점을 살려 특성화 교육과 특색프로그램으로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것이 살 길이다...특색교육으로 장성을 찾아오게 만든다

동화초등학교는 다문화가정이 절반을 차지해 한-베트남 문화교류의 날을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체험을 시행하고 있다.
동화초등학교는 다문화가정이 절반을 차지해 한-베트남 문화교류의 날을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체험을 시행하고 있다.

<동화초의 다문화 정책학교 운영>

장성교육청은 사라질 위기 학교 가운데 3학교를 골라 작은학교 특색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동화초에서는 동화농공단지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 즉 다문화 가정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다문화교육정책학교를 육성키로 했다. 이 학교 학생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이 40%를 차지하고 있어 다문화이해교육이 필요하고 다문화 가정의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교직원들에게는 다문화 교육을 위한 연수를 실시하고 학생들에게는 다문화 프로젝트 수업을 병행하며 학부모에게는 다문화 학부모 동아리라는 것을 만들어 소통을 이루도록 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학생들은 환한 웃음을 띠고 서로를 이해했으며 학부모들은 국경을 넘어 자기들끼리 소통 공간을 만들어 나갔다.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성공 사례였다.

올해는 베트남 가정이 가장 많다는 점에 착안, 엄마 나라 베트남어 배우기, 베트남 자매결연학교와 교류수업하기, 한-베 문화교류 체험하기, 외갓집 방문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서삼초 농산어촌 유학마을 운영>

장성 서삼면은 50~60년 된 편백나무 숲으로 유명한 치유의 고장이다. 이에 착안해 서삼초등학교는 2020년에 전남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도시 학생들을 최소 6개월 단위로 서삼초에 다니게 하며 농산촌의 문화를 익히게 하고 정식 초등과정을 수행해 나간다는 방침이었다.

처음 실시한 2021년 전교생인 29명인 서삼초교에 14명이 도시에서 유학와 43명이란 대가족이 됐다. 14명 중 13명이 서울 출신, 1명이 광주 출신이었다. 학생들은 처음 본 시골 풍경에 유학 온 학생은 물론 학부모도 기대감에 잔뜩 부풀었다. 재학생도 신났다. 도시에서 온 친구를 보니 마냥 반가워 연신 웃음꽃이 만발했다. 2022년도에는 1학기에 22명, 2학기에 16명의 유학생이 들어왔고 2023년에는 1학기에 1명, 1학기에 7명이 유학 예정이다.

출발 할 때는 완전 대박이 난 정책이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몰려들었다. 더 좋은 조건으로 농산촌유학생을 모집하고 혜택을 주었다. 도전 정신이 결여되거나 멈춰있는 지자체는 뒤질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는 2023년 1학기 유학생 1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나타났다.

이에 멈추지 않고 장성교육청은 3억3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3년 특별교육시책으로 도시 어린이들이 고통 받고 있는 아토피·천식 예방과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 그에 맞는 실내외 환경을 조성하고 축령산 숲체험 편백프로램, 천연염색, 목공예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프록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아토피 관련 영양교육을 실시하고 친환경유기농 급식을 실시해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색수업으로 전국에서 고통받고 있는 수만 명의 아토피 학생들을 초등학교 유학생으로 끌어들인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약수초등학교가 화상영어통화를 시도하며 온오프라인 글로벌 인재 육성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약수초등학교가 화상영어통화를 시도하며 온오프라인 글로벌 인재 육성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약수초 글로벌 인재육성 영어학교 운영>

장성군 북하면 약수초등학교는 북하면 소재지에 위치하지만 백양사가 위치한 백암산 자락의 전형적인 산촌 학교다. 다문화가정도 없는 원주민 100%의 학교로 학생이 줄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특색 교육방법으로 작은학교를 살리는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백암골 오색약수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산골임에도 불구하고 기초학력 전담강사를 배치하여 기초학력을 튼튼히 하고 글로벌 인재육성을 향한 영어교육과 온오프라인을 통한 글로벌 국제교류 등을 펼치고 있다.

모든 학생들에게 광주영어마을, 제주도 국립국제교육원 영어센터에서 어학연수를 실시케 하고 있고 5~6학년 대상으로 전남국제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세계시민교육 영어캠프에 참여 하도록 했다. 온라인 국제교류 프로그램에서는 호주와 화상영어반을 운영하고 있다.

“산골학교지만 영어로 세계와 통한다”는 야심찬 프로그램이다.

학교 측은 이 같은 특색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작은 학교 약점을 극복하고 도심권 학생을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은 학교요? 사라지는 할수눈 없죠"

이재양 장성교육장, 특색프로그램으로 학생수 늘리기 총력전

 

지역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장성교육청이 먼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고 나면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아주고 동참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이재양 장성교육장은 인구 절감의 시대에 사라져가는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 앞에 이렇게 홀홀단신 출사표를 던졌다. 다른 기관이나 민간에 협조를 요청하기보다 내가 먼저 앞장서서 개척하여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것이 가정과 지역과 국가를 살리기 위한 첫출발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역 학교를 살린다는 것은 지역을 살린다는 엄청난 일입니다. 역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지역에 학교가 사라지고 없다면?’이라고 말이죠. 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지역의 미래가 희망을 잃어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장성교육청은 이같은 절체절명의 시기에 작은학교 살리기에 모든 교육역량을 쏟아 수혈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3개 작은 학교를 대상으로 독특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편백특구를 이용한 아토피 학교, 산속 영어마을, 다문화교류체험 등이다.

이 교육장은 올해 도입한 이런 시도들이 성과를 거둬 전국의 모범적인 작은학교 회생정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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