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주민제출안은 노선변경 따른 사업비 증가로 추진 어려울 수도
전남도와 장성군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지원지방도 49호선(장성 동화~서삼 간 98Km 구간 4차선) 건설을 둘러싸고 해당 지역 주민들이 집단 반대 서명날인을 받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장성군은 하루라도 빨리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해야할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완고한 반대 때문에 난처한 입장이다. 이에 비해 주민들은 장성군이 이미 정해진 계획안만을 밀어붙이려 한다며 반발심을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신설 도로가 주민의 동의를 얻지도 않고 계획됐으며 ▲도로가 마을을 가로 지르게 돼 있어 마을의 존재마저도 위협 받을 수 있고 ▲문화적 환경적 파괴가 뒤따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삼봉산은 동학 황룡전투 때 관군을 격퇴한 장소이고, ▲연안 김 씨 절부비가 도로주변을 관통하며 ▲하서 김인후 선생이 학문적 기운을 받았던 붓바위 등 지역의 유·무형 문화재가 산적해 있어 이들 문화재 보호구역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마을 및 문화유적과 거리가 떨어진 새로운 대안(제4안)으로 추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장성군은 주민들이 제출한 대안은 당초 정부안에 비해 1/3 이상 변경된 것으로 기재부와 재협의를 해야 하며 사업비도 18.8% 증가, 예비타당성 재조사가 필요해 자칫하면 정부의 지원사업 순위에서 밀려 사업이 무산될 수 있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동화~서삼 국지도 건설공사는 장성군이 지난 2018년 전남도에 국지도 49호선 중 동화 JC에서 고속도로(담양~고창)간 미개통 구간에 대하여 도로개설을 신청하며 시작됐다. 군은 이 도로개설로 대도시권 순환도로망이 확충되어 물류비 절감 및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으며 물류비 절감 및 교통편의 제공으로 광주·전남권역의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기재부는 예타조사를 실시해 보고서를 발간했고 이를 토대로 익산지장국토관리청과 장성군은 지난해 12월 1차 주민설명회를 실시해 주민들에게 예타 시 제출됐던 안과 검토 중인 안 등을 제시하며 주민들 의견 수렴에 나섰다.
설명회 후 주민들은 ▲주최 측에서 조사했다는 2035~2045년 차량 1일 이동량 1만2천대는 어떻게 예측한 것인지 납득이 어렵고 ▲대도시도 아닌데 10~20년 차량운행을 예측해서 도로를 신설한다는 것은 혈세낭비이며 ▲도로개설로 농촌마을 생태계 파괴뿐 아니라 귀농과 귀촌마저 저해하는 행위라는 주민의견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정부안대로라면 마을과 배금산 동쪽에 위치한 건축폐기물 처리 업체인 장성이엔티를 지나게 되는데 그동안 이 업체가 배출하는 분진과 소음으로부터 배금산이 방음벽과 필터 역할을 해왔는데 이곳에 도로가 개설되면 주민들은 각종 오염으로부터 직접 피해를 볼 것이 뻔하다며 재검토 해줄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이후 반대 주민 100여 명의 서명 날인서를 함께 동봉해 기재부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전라남도와 장성군 등 유관기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후 2차 주민설명회가 올 2월에, 3차 주민설명회가 5월에 열렸으나 주민과 장성군은 서로 간 입장차만 재확인하며 파행을 거듭했다.
장성군과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익산청이 1차 설명회 때 제시한 티매산과 삼봉산 사면 절취안이 담긴 당초안부터 ▲2차 주민설명회 시 제시한 티매산 사면절취 및 아곡마을 우회노선이 담긴 검토1안 ▲티매산 터널통과 및 가으네 농원이격안인 검토2안 ▲배금산 터널통과 및 아곡마을 우회노선안이 담긴 검토3안 ▲삼봉산 터널통과 및 아곡마을을 우회하는 노선인 검토4안 ▲티매산과 삼봉산 터널을 통과하는 안인 검토5안 ▲검토5안과 유사한 검토6안 ▲티매산 터널통과 및 가으네 농원 이격안이 담긴 검토 7안까지 다양한 안을 제시했다.
이 중 3, 4, 5, 6안은 주민요청안으로 이 네 가지 안 모두 삼봉산 터널통과안이 담겼으며 3안을 제외한 문화재보호구역인 아곡마을을 우회하는 안이다. 주민들은 이 중 사업비도 적게 들고 환경과 문화재도 살릴 수 있는 검토4안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반면 장성군이 준비한 검토1안은 예타 노선대비 1/3미만 노선변경으로 사업지연을 방지할 수 있고 예타 사업비 대비 14.4% 증가로 손쉽게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군은 1안과 2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며 바로 사업에 착수할 수 있지만 주민들의 의견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장성군의 이러한 공식입장에도 김한종 군수는 지난 7일 반대주민과의 면담에서 “장성군이 어떠한 안을 내놓아도 주민들이 반대를 한다면 원안대로 가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하자 반대주민은 “어떠한 안도 주민이 반대한다면 주민불만이 가장 적은 안을 선택해야 옳지 않겠느냐”며 맞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군이 검토한 안이나, 일부 주민들이 주장하는 안 모두 이해 관계가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처음 예비타당성 때 제출했던 안이 그래도 가장 객관적이며 합리적 안이라 할 것이다.
단, 장성군에서도 미래의 장성 발전을 위해 기존도로와 접목하는 아곡리 오투스토리캠핑장 초입 반경에 I/C를 설치해서 필암서원, 황룡전적지, 홍길동테마파크, 축령산 휴양림등과 연계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확보하여 관광자원의 효율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