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김회식 전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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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08.1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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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구급차 문제와 골든타임 해결 방안은?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은 도시에 비해 인구가 적고, 고령화가 심하며,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

이러한 농어촌 지역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구급차가 출동하여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 동안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를 골든타임 트라이앵글 사각지대라고 한다. 골든타임은 심정지 환자의 경우 4분, 뇌졸중 환자의 경우 3시간, 중증외상 환자의 경우 1시간으로 이 시간 안에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구급차의 수가 부족하고, 도로 상태나 장거리 등으로 인해 골든타임 트라이앵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쉽다. 이는 응급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의료복지 수준을 낮추는 요인으로 농어촌에서는 골든타임 트라이앵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방안이 절실하다.

농어촌 구급차 부족 문제의 원인과 실태

농어촌 구급차 부족 문제는 농어촌의 인구와 지리적 특성에 기인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농어촌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역대 가장 높은 47.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의 청년회장을 50~60대의 중장년층이 맡고, 경로당에서는 70세의 어르신들이 식사 당번과 심부름 등 막내 역할을 하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농어촌은 인구가 적고 고령화가 심해 응급 환자의 비율이 높다. 2023년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구급차 이송 인원 중 53%의 응급환자가 60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농어촌 지역은 상대적으로 넓은 지역에 적은 수의 인구가 분산돼 있어 구급차의 잦은 공백이 발생하고 출동 시간이 길다.

2022년 전국 119구급차의 출동 소요시간은 5분 이내 30.3%, 5분 초과~7분 이내 21.0%, 7분 초과 10분 이내 21.8% 10분이 초과된 경우는 26.9%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어촌 지역에서는 출동시간이 10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20분 이상 걸리기도 한다.

특히 구급대에서 20㎞ 이상 떨어진 지역은 구조와 화재진압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진압대’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들도 충분하지 않다. 또한 구급대가 없는 농어촌 지역은 구급차를 배치받지 못하고 있어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황금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장성군 농어촌 구급차 부족 문제의 실제 사망 사례

농어촌 구급차 부족 문제는 실제로 많은 응급환자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최근 필자는 전남 장성군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한 가족이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응급상황이 발생했으나 지역의 구급차가 출동 중인 상태 때문에 인근 가까운 지역의 구급차가 대신 출동하여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시어머니와 남편이 끝내 사망한 사건이다. 이는 구급차 원거리 출동으로 응급이 필요한 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됐었다.

이 외에도 구급차의 작동 오류로 인해 출동 시간이 늦어져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사망한 사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응급환자 평균 이송 시간 증가, 구급차가 없어 펌뷸런스를 이용해야 했으나 전문인력 부재와 장비 부족 문제 등이 보도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농어촌의 응급환자들이 골든타임 내 응급의료기관에 도착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비극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농어촌 구급차 부족 문제의 해결 방안

농어촌 구급차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농어촌 지역의 구급차 수를 적정 수준으로 확대하고, 지역별로 맞춤형 구급차를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산악지역이나 좁은 골목길에는 소형 구급차나 오토바이 구급차를 운영하고, 응급처치 가능 범위를 넓혀주는 의료장비나 의료인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또한 119구조대와 119구급대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전국적인 통합 지휘·통제 시스템을 활용해 재난 초기부터 구급력을 집중 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농어촌 지역의 의료 인프라를 강화하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농어촌 지역에는 중소병원이나 보건소 등의 기본 의료기관이 부족하고, 2․3차 의료기관과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농어촌 지역의 의료기관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응급환자들이 골든타임 내 병원에 도착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의 협력과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의료전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셋째, 농어촌 주민들의 응급의식과 구급능력을 향상시키도록 해야 한다. 농어촌 주민들이 응급상황에서 적절한 조치와 함께 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농어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치구급단이나 자원봉사단 등을 활성화하고, 이들에게 필요한 장비와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농어촌 구급차 보강은 단순한 인프라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인권 문제이다.

응급환자들은 1분 1초에 따라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어 신속한 이송, 진료가 중요하다.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인력 양성 배치 등 의료 접근성도 문제지만 신속한 이송 역시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 기관은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농어촌 지역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식량 생산지이자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도시와 비교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응급의료 사각지대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농어촌 지역의 의료안전을 높이기 위해서는 농어촌 구급차의 보강이 절실하다.

농어촌 구급차의 보강은 단순히 구급차량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구조·구급 역량을 강화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맞춤형 정책과 예산을 마련하는 것을 포함해야 하며 농어촌 지역의 의료안전을 위해 우리 모두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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