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경장학회, ‘선비정신 기리자’ 뜻 깊은 장학금 전달식
호경장학회, ‘선비정신 기리자’ 뜻 깊은 장학금 전달식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08.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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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강 박래호 선생의 선비정신 후학들에게 전달

박택열 이사장, 올해 3명으로 확대… ‘밀알 되달라’ 당부
20일 열린 호경장학금 수장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박태열 이사장, 임지애나(담양고), 박시우(광주제일고), 김도훈(문향고), 노강 박래호 선생.
20일 열린 호경장학금 수장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박태열 이사장, 임지애나(담양고), 박시우(광주제일고), 김도훈(문향고), 노강 박래호 선생.

 

선비정신을 지켜오는 가문의 전통을 각박한 현대사회에서도 후대들에게 전승하려는 뜻 깊은 호경장학회(회장 박택열) 제11회 장학금 전달식이 20일 점심에 장성 ‘장원숯불갈비’ 집에서 열렸다.

살아있는 선비 정신으로 불리는 노강 박래호 선생과 14년 전에 작고한 청심당 심경순 여사의 뜻을 이어받아 만들어진 호경장학회가 학업에 충실하고 효행과 근검절약 정신에 모범이 되는 후학들에게 50만원 씩의 장학금을 전달한 것.

수상자는 임지애나(담양고), 박시우(광주제일고), 김도훈(문향고), 등 3명이다. 지난해까지 2명씩이었으나 올해부터 3명이 혜택을 받게 됐다. 각계의 추천으로 발탁된 이들은 뛰어난 성적 뿐 아니라 효행 실천, 특기활동, 생활화된 독서습관 등으로 타의 모범이 될 뿐 아니라 미래 동량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장학생 선발에 보답하듯 “훗날 사회에 나가 직업에 종사하여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장학금을 되갚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호경장학회 발전의 씨앗이 되겠습니다”라며 호경장학회 약속을 선서했다.

박택열(58.광주 금호중앙중학교 한문교사) 이사장은 “비록 장학금이 작은 것일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 격려와 자아충전의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박 이사장은 ‘반 걸음씩의 행보가 쌓이지 않고서는 천리에 이를 수 없다’는 ‘부적규보 무이지천리’(不積跬步 無以至千里)라는 순자(荀子)의 말씀을 예로 들며 ‘아무리 먼 길이라도 온 마음을 다해 차근차근 매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이사장은 일평생 도포와 유건 차림으로 한학을 가까이하며 세계문화유산 필암서원의 선비학당에서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노강 박래호(81) 선생의 큰 아들이다.

호경장학회는 박래호 선생의 ‘호’자와 14년 전에 작고한 부인 청심당 심경순 여사의 ‘경’자를 새겨 2010년에 만든 가족 장학회다.

부부는 가족의 버팀목이자 서로간의 보호자였다. 아내는 유년 시절부터 한학자의 길을 걸어온 가난한 남편을 대신해 삯바느질로 3남 1녀를 전부 대학까지 보냈다. 바느질 일감이 없으면 이웃집 농사에 손을 보태며 품삯을 벌어 살림을 꾸렸다. 마음이 맑아서 청심당(淸心堂)이라는 호까지 지어줬던 아내가 세상을 떠났으나, 노강 선생은 그 정신이라도 남기고자 문중을 위한 장학회를 세웠다. 사별한 지 1년이 지난 뒤 아내의 통장을 정리하던 중 일생 동안 모은 2억원 가까운 저축금이 있던 것을 확인하고 장례 부의금을 더해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11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서울, 광주, 장성 등지에서 추천받은 중.고.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담양군 대전면에서 태어난 노강 선생은 청년 시절 전남 화순군 북면의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30대에 '선비의 고장' 전남 장성군 황룡면으로 터전을 옮겼다.

황룡면은 조선 3대 청백리(淸白吏)로 꼽히는 박수량(1491∼1554)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줄곧 성현의 발자취를 따르며 글을 읽고 가르친 노강 선생은 성균관 부관장, 필암서원 선비학당 학장 등을 지냈다.

노강 선생은 선비 정신과 효행정신을 기리기 위해 성균관유도회 장성군지부 회장 자격으로 전남 장성군에도 이웃돕기 성금과 장학금을 전해오고 올 6월에도 5백만원의 장학금을 장성군에 기탁해 온정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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