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농협,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 옳은가” 논란
장성농협,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 옳은가” 논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8.28 13:44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서종 조합장 구속 직후 수석이사가 대행체제…적용 항목 해석 애매

 

장성농협이 구서종 조합장 구속을 계기로 운영하는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에 대해 조합원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구 조합장이 광주경찰청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다음날인 11일부터 반정모 수석이사가 직무를 대행하고 있지만 농협정관에 맞는 대행인가 여부가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것.

수사 과정 중 경찰과 검찰에 의한 구속은 공소가 제기된 후 공식 재판 과정에서 구금 상태와 입장과 신분이 완전히 다르다. 수사는 혐의에 대한 확인 과정이기 때문에 수사가 끝나면 자유로운 신분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 조합장이 경찰에 구속되자마자 즉시 조합장 대행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장성농협 한 간부는 “정관 규정 해석이 애매해 농협 전남본부와 중앙회에 질의한 결과 ‘대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6개 항목 중 어느 항목을 적용했는지에 대해서 애매하다.

24일 오후 기자가 농협중앙회 담당부서에 문의한 결과는 “전담 변호사가 휴가 중이어서 정확한 답변은 아니지만 장성농협 조합장 구속 사건은 궐위로 볼 수도 있고 부득이한 사유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 정관 제52조에는 ‘조합장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로 직무를 집행할 수 없을 때는 이사회가 정한 순서에 따라 이사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돼 있다. 11인으로 구성된 장성농협 이사회는 2년 전 출범 당시에 반정모 이사를 1순위 이사로 정해놓았다.

농협정관에 조합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는 사유로는 1. 궐위된 경우 2. 공소 제기된 후 구금 상태에 있는 경우 3. 삭제 4.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에 60일 이상 계속하여 입원한 경우 5. 조합장의 해임을 대의원회에서 의결한 경우 6.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를 명시해 놓고 있다.

하지만 이들 요건 중 어느 하나도 장성농협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각의 해석이다.

1항의 경우, 해석상 궐위란 ‘어떤 직위나 관직 등이 빈다’는 뜻이지만 선거로 선출된 경우는 임기 중 사퇴, 사망, 실형 선고 등으로 인해 그 직위를 잃어 공석 상태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실정법에서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중에 사망하거나, 하야하거나,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인용 결정에 의해 파면된 경우를 예로 든다.

2항의 경우, 검찰에 의해 공소가 제기된 후 재판 과정에서 구금은 명백한 조합장 대행사유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은 공소가 제기되기 전 경찰·검찰 수사과정에서의 구금은 직무대행 사유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는 항목이기도 하다.

문제가 될 만한 조항으로 6항이 있는데 ‘그 밖의 사유로 직무를 할 수 없는 경우’라는 것은 5개 항목이 아닌 사유를 의미한다. 즉 행방불명, 실종, 회복불능의 뇌사상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어느 조항에도 해당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장성농협이 중앙회 해석을 이유로 즉시 업무대행체제로 전환한 데 대해 한편에서는 “이사회가 너무 성급하게 권위를 내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반정모 직무대행은 “이사회에서 비상시에 직무를 대행하는 순위를 정해놓도록 하고 있다. 조합장을 비워둘 수 없어서 중앙회 해석에 따라 업무를 대행하고 있을 뿐이다. 조합장 구금 해제되면 즉시 자리를 비워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현 장성농협 상임이사는 “업무가 애매할 경우 본부나 중앙회에 질의하면서 신중히 처리하고 있다. 모든 일이 순리대로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구 조합장은 지난 10일 저녁 경찰에 의해 구속되어 수사를 받았고, 16일 검찰에 인계돼 구속 수사를 계속 받고 있다. 검찰 구속 기간은 10일이지만 필요하다면 판사의 허가를 받아 10일간 더 연장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합원 2023-09-04 11:09:02
우려했던일이 현실로.....
우리 농협 이사님들이 참 웃기요.ㅋㅋㅋ

농 민 2023-08-29 08:23:21
벌써 용돈이 떨어졌나

군민 2023-08-29 08:05:37
기자님 그값 하니라고 애써요 사이비기자란 말이 무슨 뜻일까요 군민들은 그것을 알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