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사가우체국 신승운 집배원, 말벌 할머니 구출 ‘감사’
장성 사가우체국 신승운 집배원, 말벌 할머니 구출 ‘감사’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9.04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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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문고에 칭찬 글 “멀리 있는 자식보다 든든해요”

집배원의 사소한 관심 ‘농촌 어르신 지킴이 역할 톡톡’
사가우체국에서 북일·북이·북하·옛 북상까지 소포배달에 여념이 없는 신승운 씨
사가우체국에서 북일·북이·북하·옛 북상까지 소포배달에 여념이 없는 신승운 씨

폭염에 허덕이는 날씨에 말벌에 쏘여 정신이 몽롱한 할머니를 극적으로 구한 우체국 배달원의 훈훈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정을 더해주고 있다. 이 배달원은 그 뒤에도 홀로사는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고 어려운 심부름을 도와주는 도우미가 되어 손자 노릇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14일 국민신문고 누리집 홈페이지에는 전라남도 장성군 ‘사가우체국의 신승운 님을 칭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장성군 북하면 장사마을에 홀로 거주하는 한 할머니(82)의 자손들이 올린 글로 추정된다. 자손 4남매는 대전과 광양 등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장 큰 기쁨을 배달해주시는 우체국 택배 기사님들, 너무도 고생 많으십니다”로 시작한다. 멀리 사는 자녀들이 가끔 택배를 보내는데 어머님이 귀가 어두워 택배 기사님을 힘들게 하여 항상 너무 죄송스럽고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전했다.

그런데 무더위가 최고조에 달하던 8월 2일 경, 어머니가 집안에 둥지를 튼 말벌에 쏘여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배달을 왔던 사가우체국 신승운(30) 집배원에게 구조를 요청했고 신씨는 현장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119를 불러 응급조치를 받도록 하고 말벌집을 제거하도록 만들어 주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다음날 어머니의 안부를 묻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으로 돌봐드려 신 씨의 넘치는 감사함으로 객지의 자녀들이 든든하고 안심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사연에서는 “택배를 또 신청하게 될 것인데 귀찮겠지만 나이 드신 분의 귀여움으로 양해를 바란다”고 끝을 맺었다.

간단한 듯한 이 감사의 칭찬 글은 대부분 농촌에 부모님을 두고 객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의 안타까움과 고향의 돌봄에 대한 감사를 듬뿍 담고 있다. 특히 농촌에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많아 집배원처럼 ‘멀리 있는 자식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이 더 효자’라는 교훈을 되새겨 주고 있다.

북이면에 거주하면서 장성우체국 관할 사가우체국 소속의 계약직원으로 소포 택배 배달을 맡고 있는 신승훈 집배원은 “할머님이 말벌이 날아다니는 현장에서 탈진 상태에 기진맥진해 있어 남의 일 같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특히 “평소 마을 어르신들에 대한 거동이나 말씀을 보고 들으면 항상 주의를 갖는 것이 습관이 돼버렸다. 그날도 어딘가 수상해 할머니를 살폈고 즉시 119를 부른 뒤 할머니를 그늘에 뉘고 찬물로 기운을 차리게 하여 응급치료를 해 드렸다”고 전했다.

한편 장성우체국(우체국장 강인구)은 집배원들이 가장 가까이서 주민들의 긴급상황을 느낄 수 있다고 보고 평상시 대응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농산촌 파수꾼으로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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