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성수 전 전남도의원, 더불어빈주당 정책위 부의장
[특별기고] 유성수 전 전남도의원, 더불어빈주당 정책위 부의장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09.18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의 실종시대

술자리를 하다보면 가장 흔한 화두가 정치현안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백인백색이라 할 만큼 의견은 다양하고 때론 충돌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은 큰 의미 없는 얘기들이지만 진정성 있는 충고로 들리는 말도 있다. 그중에서도 ‘정치가 간단한 게 아니다’는 말은 오랫동안 내 뇌리에 남아 있었다.

그렇다. 이해관계와 지지층이 다른 정치세력들이 현안에 대해 부딪히고 합의점을 만드는 과정은 간단할 수 없다. 법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영역인 만큼 경험과 많은 정보,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장외투쟁 중 국회로 전격 복귀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기 직전 이회창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민생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국회등원을 부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사사건건 대립했던 야당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 김대중 대통령이나 이를 수용한 야당총재 모두 상상력과 유연함을 발휘한 것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4대 개혁법을 놓고 협상을 벌일 때도 유인태 전 수석 등은 정치적 상상력으로 야당과 협상하고 설득했다.

요즘 정치는 어떤가?

민주주의를 복원하겠다며 야당대표가 2주 넘게 단식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종된 정치가 복원되기엔 난망해 보인다. 필자도 단식농성장을 가봤지만 쇠약해져가는 대표의 모습과 결연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힌 것처럼 여야가 진정성 있게 대화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야당대표가 건강을 해치는 일만큼은 막아주길 바란다. 결코 립서비스에 그쳐서는 안 된다. 민생과 국민을 위해서 어떤 길을 가야하는 지 복잡하겠지만 포용하고 고민해야 한다.

전남에도 이재명 대표 동조단식 한다는 지지자들이 있다. 이분들도 부디 건강을 잘 살피길, 그리하여 다가오는 대동 세상을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란다.

요즘처럼 착잡하고 불안한 마음은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소시민으로써 다시 한 번 생명이 존중받고, 힘의 세기가 아닌 정의의 세기가 커지는 평화를 간절히 빌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