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변기며 벽지도 옵션 사항이라고?”
“화장실 변기며 벽지도 옵션 사항이라고?”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3.09.18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 ‘마이너스 옵션제’ 불만 폭주

‘분양가 상한제는 꼼수’...기본 옵션만 수천만 원 부담
첨단힐스테이트가 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하면서 장판과 벽지까지도 옵션에 포함하여 입주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사진은 특정 내용과 상관없음)
첨단힐스테이트가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하면서 장판과 벽지까지도 옵션에 포함하여
입주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사진은 특정 내용과 상관없음)

“아니 화장실 변기에서부터 싱크대, 수납장 하나까지 전부 선택해야 한다고요?”

지난 15일 정당계약을 마치고 17일 추첨에 들어가는 첨단3지구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이 도입하고 있는 ‘마이너스 옵션제’를 두고 부동산 업계와 소비자들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라는 제도를 악용해 분양가가 낮은 것처럼 홍보하지만 최소 생활 시설마저도 옵션으로 선택하도록 만들어 결과적으로 높은 분양가가 되고 있다.

힐스테이트에 청약을 넣은 입주 희망자들은 기본 분양가에 이외에 화장실 변기에서부터 장판과 벽지까지 모든 실내 자재를 전부 옵션으로 선택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노하고 있다.

분양사 측에 따르면 “생활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옵션만 선택한다고 해도 1,700만 원 정도 소요된다. 붙박이장 등 옵션자재를 사용할 경우 1단계 고급 옵션은 2천6백만, 2단계 고급 옵션 선택 시엔 5천6백만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 배관만 갖춰져 있을 뿐 입주민이 모든 걸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선택의 폭을 늘렸다. 입주 후 입주민이 직접 구입하거나 시공한다면 이보다 많은 금액이 들기 때문에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미리 맞춤형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홍보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건설사들의 마이너스옵션제 채택은 결국 공공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무력화하는 꼼수라고 지적한다.

남면 삼태리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김 아무개 씨는 “첨단3지구 개발로 가뜩이나 터전을 잃고 쫓겨난 주민들이 보상금으로 입주하려 해도 건설사들이 이 같은 꼼수로 새 아파트 입주의 꿈을 짓밟고 있다”며 분노했다.

정부는 분양가를 산정할 때 일정한 표준건축비와 택지비에 가산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라는 공공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장판과 벽지 등은 기본 분양가에 들어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첨단3지구 신축 아파트는 현재 현대힐스테이트가 마이너스옵션제를, 제일풍경채가 일반옵션제를 택하고 있으나 신규아파트는 의무적으로 마이너스 옵션제를 채택해야함에 따라 제일풍경채도 입주자가 원하면 내부마감재를 입주자의 취향대로 선택하는 마이너스옵션제를 택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재의 분양가에서 내부마감재 등의 시공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

마이너스옵션제(minus option system)는 사업시행자가 신축아파트 골조공사, 미장마감 공사만 하고 실내마감공사는 입주자가 직접 선택해서 시공할 수 있는 방식을 가리킨다.

매매계약 시 입주자가 벽지•주방가구•조명기구•욕실•바닥재 등 내부 마감재를 개별적으로 선택해 옵션 품목을 신청하고 아파트 완공 전후 입주자가 원하는 마감재를 구입해 시공하는 것이다.

즉, 아파트를 건설할 때 입주자들이 골조•미장 등을 제외한 내부 마감재의 품질•색상•디자인을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직접 선택, 시공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말부터 분양되는 아파트에 대해 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하고 있다.

일반 옵션제의 경우 내부공사에 하자가 발생하면 해당 시공사에서 A/S나 보수 책임을 지지만, 아파트 마이너스옵션제를 선택하면 개인이 하자보수의 책임을 져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