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황룡강가을축제 공식 폐막...무얼 남겼나?
2023 황룡강가을축제 공식 폐막...무얼 남겼나?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3.10.16 13:4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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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이후 첫 축제, 관람객은 많았지만 앞으로는 ‘글쎄...’

가족축제 장점 살려 캠프닉 좋았지만 “꽃 실망, 가수 말고 볼거리 없어”

10억 송이 가을꽃의 향연이 펼쳐진 장성황룡강 가을꽃 축제가 15일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 막을 내렸다. 코로나 19 이후 처음 치러진 이번 가을꽃 축제는 장성군 추산 40여만 명이 다녀간 가운데 이번 주 막바지 나들이객 맞이 기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성군은 나들이객 맞이 기간에도 황룡강을 찾는 관람객이 15만 명 이상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3 황룡강 가을꽃 축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장성군은 축제를 시작하며 행사장 곳곳에 텐트와 돗자리, 간이의자, 테이블 등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꽃강을 걷다가 잠시 쉬었다 가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일명 ‘캠프닉’(캠핑과 피크닉의 합성어) 콘셉트다.

‘소리 놀이터’는 아이들이 좋아했다. 자연 속에서 나무 실로폰, 키보드, 타악기 등을 자유롭게 연주해볼 수 있다. 놀이터 옆 나무그늘에도 텐트와 의자가 있어, 가족 단위로 많이 찾았다.

이번 축제는 특히 코로나 이후 볼거리에 목말라하던 관람객들을 겨냥해 크고 작은 무대공연이 줄을 이었다. 7일 광주MBC 개막축하쇼 가요베스트에선 설운도, 조항조, 신유, 양지은 등이 무대에 올랐다. 8일에는 이석훈, 박혜원, 선우가 가을 감성 가득한 노래를 들려줬다.

14일엔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젊은 트롯트 아이돌이 장성을 들썩이게 했다. ‘불타는 트롯맨 in 장성’ 공연이다. 낮엔 댄스, 뮤지컬, 청소년 평화 콘서트, 키즈 매직쇼, 장성 특산품 경매 등이 이어졌다. 두 대의 대형 스크린과 풍성한 음향 시스템을 갖춰, 멀리 떨어진 관객도 무대와 가까이 있는 듯 생생한 공연을 즐겼다.

강에서는 수상자전거와 유에프오(UFO)보트부터 디스코팡팡, 꽃길열차까지 즐길거리가 다양하게 펼쳐졌으며 ‘장성명가음식관’에선 장성의 대표 맛집 8곳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기다렸다. 지역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입점해 짭짤한 수익도 올렸다는 후문이다.

관람객들은 코스모스, 황화코스모스, 백일홍 등 아름답게 피어난 가을꽃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남겼다. 밤에는 새롭게 설치된 용작교 조명과 문화대교, 플라워터널 야간경관, 꽃길 전체를 밝힌 조명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반면 꽃축제임에도 부실했던 꽃 준비, 특색 없이 모호한 주제와 프로그램, 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이바지엔 턱없이 미비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가을꽃 잔치 후 무성한 뒷얘기를 담아봤다.

/ 편집자 주

● 가을꽃잔치에 볼만한 꽃이 없다?

2023장성 황룡강 가을꽃축제는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룡강변 곳곳에 꽃들이 가득했지만 제대로 피지도 못한 꽃, 피었다 이미 진 꽃, 피었음에도 시들어 버린 꽃 등 화려한 꽃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무엇보다 황미르랜드 연꽃정원 내 연꽃잎은 태반이 말라버렸고 연꽃정원과 해바라기 정원 사이에 핀 백일홍 일부는 시들어버렸거나 메말라 있었다. 해바라기 정원의 해바라기는 축제 초기 피지도 못했으나 다행히 축제가 무르익어갈 무렵 만개해 체면치레를 했다.

장성군은 올 여름 잦은 비 때문에 개화시기 조절이 어려웠다고 했지만 수년전에도 태풍 등 기상조건이 안 좋았을 때가 많았던 만큼 ‘준비가 소홀한 것 아니었나’라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이와 함께 당초 선보일 예정이었던 홍보영상에 실렸던 문보트(초승달 모양의 불빛이 들어오는 작은 보트)가 준비가 안 되기도 했고 공군의 사정으로 블랙이글스 에어쇼 공연이 취소돼 관람객들이 아쉬워하기도 했다.

● 돈 되는 경제축제는 어디로?

김한종 군수는 지난해 민선8기 공약사항으로 돈 되는 경제축제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올 가을꽃축제는 민선7기 황룡강 가을축제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당초 장성군은 올 가을축제를 준비하며 입장객들로부터 입장료를 징수할 계획이었지만 이 경우 입장객들을 통제할 울타리나 가림막 설치 등 오히려 시설예산이 더 많이 소요돼 검토 끝에 입장료 없이 치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 기간 수익을 낸 곳은 축제에 참여한 관내 음식점과 축제장 주변 몇몇 음식점만 수혜를 봤다는 지적이 인다. 이에 대해 장성군 관계자는 주차장이 부족해 축제장 주변이 주차난을 겪어 발생한 문제라며 무엇보다 주차난이 해결돼야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한 끼라도 장성에서 먹을 수 있을 것인데 이는 아쉬운 대목이라고 해명했다.

● 가수공연 빼고 볼거리 뭐 있나?… 특색 없는 밋밋한 축제

관람객이 돈 쓰지 않는 축제라는 지적과 함께 축제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인다. 이대로 안주했다가는 내년엔 관람객의 발길마저 끊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지역민의 목소리도 들린다.

광주광역시 봉선동에서 초등학생 아이 둘과 축제장을 방문했다는 김 아무개(42 주부)씨는 유명가수가 온다고 하기에 공연도 보고 가을꽃도 보러 왔는데 막상 와보니 사람만 많고 딱히 볼만한 것은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자 장성읍 한 상인은 “올해야 그렇다 쳐도 실망한 사람들이 장성을 이제 더 이상 안 찾으면 그 때는 어찌해야 하나?” 걱정하며 “한번 끊긴 발길은 더 이상 되돌리지 못한다. 장성군도 정말 정신 차려서 어떻게든 내년엔 실망주지 않는 축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음식점 부스마다 ‘문화누리카드 가맹점’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및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게 지급되는 문화바우처카드인 문화누리카드는 각종 문화행사 등의 입장료를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장성엔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 영화관 조차 없어 지역에서는 문화누리카드를 사용할 기회조차 없다.

그런데 이번 축제 때는 음식점 부스마다 한시적으로 문화누리카드 가맹점으로 등록해 사용할 수 있어 저소득 층 지역민도 문화누리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 호평을 받았다.

● 총선 앞두고 정치인들 홍보의 장으로

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장성지역 정치인들이 지역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해 연일 축제장을 찾고 있다. 박노원 민주당 부대변인, 이석형 전 함평군수와 이개호 국회의원, 김선우 sw미디어그룹 총괄대표, 김영미 동신대 교수 등도 수시로 행사장과 음식 부스를 방문해 지역민에게 얼굴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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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2023-10-17 14:16:14
딱 하나,
일부 꽃이 시들했던건 맞습니다. 그건 보완하길 장성군에 바랍니다.

김씨 2023-10-17 14:13:58
이번 축제가 옛날만 못했다고? 왜 아주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지 그러세요. 매년 황룡강축제를 찾는 사람으로서 함께 갔던 사람들 모두 날로 축제가 좋아진다고 호평합디다.

옛날이야말로 꽃 말고는 볼 게 없어서 따분하던 축제가 작년부터는 다양한 전시조형물, 체험거리, 야경특화요소 등을 빈칸 없이 채워넣어서 생기가 생겼다고요.
다녀간 후기들을 봐도 갈수록 좋아진다고 호평하고 있고 그냥 매년 다녀간 사람이라면 상식적으로 옛날만 못하다는 얘기를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비교불가에요.

물론 아직 부족한건 맞죠. 매번 축제 때만 반짝 화려해지는 황룡강이 아니라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명소화해 탈바꿈을 해야해요. 과감하게요.

그리고 상권부흥은, 유두석이 아무것도 안하고 전시행정한 게 크지만 이제부터라도 신경써야하고요.

공무원 2023-10-16 17:46:06
기자양반!
이번축제 꽃도 많이 피고 관광객도 많고 볼거리도 풍성해서 주차할 공간이 없더구먼
진행도 맷그럽고 더 이상 얼마나 잘해야 되남
축제관계자 여러분!
금년에는 이상기온으로 비도 많이오고 꽃관리가 힘들셨을텐데
고생하였슴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