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성사과, 장성감 맛보기 힘들다”
“올해 장성사과, 장성감 맛보기 힘들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10.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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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 맞은 과수농가, 봄 서리•여름장마로 수확포기 ‘절망적’
이때쯤이면 빨갛게 익어가야 할 감이 드문드문 달려있다.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대봉 과수원.
이때쯤이면 빨갛게 익어가야 할 대봉감이 드문드문 달려있다.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대봉감 과수원.

장성을 대표하는 사과와 감 농가들이 최악의 작황에 울상 짓고 있다.

농가들 상당수가 “더 이상 과일 농사를 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농업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장성감주식회사 변성석 대표는 “대봉의 경우 예년의 10% 정도에 불과하고 단감은 10~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저같은 경우도 매년 200~250박스를 출하했는데 올해는 50박스를 예상하고 있다. 모든 감 농가들이 마찬가지다. 심정을 말로 다할 수 없을 지경이다”고 실정을 토로했다. 남면에서 가장 큰 감 과수원을 하고 있는 김 모씨는 태추 단감을 매년 2,000박스를 출하했으나 올해는 10분의 1인 200박스를 예상하고 있다. 설령 수확한다 하더라도 상품성 있는 것은 그 중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시중 감 가격은 10kg 기준 3만5천~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만 원~1만5천 원 정도 올랐다.

감 농사피해의 원인은 봄철 서리피해가 탓도 있지만 긴 장마로 인한 병충해까지 겹쳐 더 크게 발생했다. 게다가 1달이 넘는 긴 장마 때문에 제때 농약처리를 못하면서 탄저병이 확산돼 과일이 썩거나 낙과되는 사례가 모든 과수원에 공통으로 나타났다.

변 대표는 “장성의 1천여 명의 감 농가는 사과농가가 대농가인 것과 달리 300평~500평 규모의 소농가가 대부분이다.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렇다고 농가보험에서 충분히 지원되는 것도 아니다”며 막막함을 호소했다.

장성사과를 상징하는 장성앤사과 법인 오재욱 회장은 “관내 163 사과농가가 모두 절망적이다. 북하면 34농가 가운데 13 농가가 수확을 완전 포기했다. 바닥에 뒹구는 낙과를 치울 여력도 없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과수원을 하는 우리 자신이 한스러울 뿐이다”고 실정을 토로했다.

사과농원은 초봄에 서리피해를 입은 데다 여름장마가 가을까지 이어져 갈반과 낙엽병이 극심하고 탄저병이 나타나 예년 수확량의 3분의 1 수준이다. 수확한 사과마저 상품성이 떨어져 즙이나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할 실정이다. 전국 생산량의 0.1%를 차지하는 장성 사과는 예년 이 때쯤 부사 10kg 한 박스에 7~8만원 정도였으나 올해는 10~12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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