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장성교당, 1천여만원 ‘이름없는 도서 기증식’
원불교 장성교당, 1천여만원 ‘이름없는 도서 기증식’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10.3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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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도서관 등 3곳에 2백여권 씩 창작용 레고세트도

“누구든지, 이 책을 읽고 깨우쳐 넓은 마음으로 무궁한 삶의 경지를 이루시길...”

지난 25일 오전 10시 전라남도교육청장성도서관에서는 ‘이름없는 기증식’이 열렸다. 장성도서관 김재기 관장과 원불교 장성교당 이성일 교무만 참석하고 기증자는 없는 아름다운 기증식이다.

이날 도서관에는 원불교 관련 서적 232권과 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고급 레고 2세트가 기증됐다. 기증자는 장성교육청도서관 뿐 아니라 장성군이 운영하는 장성군립중앙도서관과 상무대도서관 등 모두 3곳에 각각 200여 권 씩, 1천여 만 원 어치의 도서와 레고 물품 세트를 기증했다.

기증도서들은 원불교를 둘러싼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는데 원불교 경전 위주가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에세이류와 교리해설 등이 주류를 이뤄져 있다.

장성도서관에 기증된 최신 레고는 도서관 1층에 마련된 레고놀이터에 전달돼 유아와 동행한 가족들의 여가활용과 어린이들의 창작기구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기증자는 독실한 원불교 교도로만 알려지는데 ‘실명을 절대 밝히지 말라달라’고 간곡히 주문했다.

도서 기증의 사연도 남다르다. 오래전부터 장성 원불교당을 다니면서 틈틈이 장성관내 도서관에서 책을 대하곤 했는데 그 감동을 잊지 않고 ‘훗날 은혜를 갚아야지’라고 마음 먹었던 것을 수십년이 지난 이제야 실천했다고 전해진다.

이날 기증도서는 전달한 원불교 장성교당 이성일 교무는 “자신의 희사를 드러내지 않는 것은 공익을 위해 나를 내려놓고자 하는 원불교 무아봉공 정신의 아름다운 실천이다”며 “장성 출신은 아니지만 장성과 깊은 애정의 인연을 맺은 기증자의 뜻이 스며있는 헌납이다. 이 책들이 어느 분에게든지 훌륭한 가르침이 되어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길 기원한다”도 널리 애독을 기원했다. 이 교무는 “특히 상무대를 거쳐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초급 간부들의 정신수양에 도움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기 장성도서관 관장은 “책에서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책으로 돌려 갚은 아름다운 감동을 오래 남기기 위해 도서관 한켠에 특별 코너를 마련하여 대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증자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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